행복합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를 추모하며

                                          - 김기우

행복하다.

잠시 들른 천안 휴계소에는 봉하마을로 가는 버스 수 대가 늘어서 있고,

인적이 드물 새벽에 휴계소에는 봉하마을로 가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니 행복했다.

주위엔 그 분을 비난하고, 싫어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난 늘 혼자였는데,

지금 이 순간, 사랑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아름다운 사람

작은 허물도 아주 크게 부끄러워 하는 사람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있다.

바위 덩어리에 몸을 던질 수 밖에 없던 님!

당신도 사람이기에, 심연 보다 더 깊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 한 사람이기에

우리 모두는 송글송글 슬픔과 사랑이 맺힌 채 당신을 향해 달려갑니다.

당신과 나,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우리 모두는 사람이기에

당신이 겪었을 고통, 외로움이 당신의 것만 아닌

우리의 것이니까요.

그러니 하늘에서는 외로워 마시옵고, 행복하소서.

저희들도 이제는 당신을 잃은 슬픔을 걷고 행복하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했던 우린 더이상 외롭지 않아도 되니까 행복합니다.

그러니 님이여! 당신도 부디

우리의 가슴 속 아주 커다란 비석 아래서

영원히 영원히 행복하소서!

 (7월 10일 새벽, 봉하마을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