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가 넘었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잠시나마 토론을 보면서 느낀 점을 기록해본다. 우리말에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이명박이 대세니 손학규가 대세니 하는 것은 그런 흐름중의 하나일 것이다. 유시민은 흐름을 거스르는 사람인가? 아니면 흐름에 순응하는 사람인가? 거스림으로써 많은 열혈 지지자를 얻었고 반대로 따름으로써 많을 욕을 먹기도 했다. 과연 어느 쪽일까.
보는 입장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흐름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이 과거에도 있었다. 바로 노무현대통령) 왜 유시민인가는 현재의 흐름을 바꾸어야만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3:2 구도
유시민 캠프의 컷오프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1차적인 것은 통과요, 2차적인 것은 친노3인방의 진입. 세번째가 3위 통과이다. 그중의 2가지를 얻었으니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이다.
손학규나 정동영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결과적으로 보면 대세의 확보나 저지가 1차적 목표였고 2차적 목표는 유시민 배제였다. 3차 목표는 친노세력 견제나 추미애의 진입. 뭐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한가지만 얻고 2가지를 잃었으니 일단 컷오프가 우리의 승리라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토론의 커다란 흐름은 우리가 그들을 공격하는 위치에 있고 그들은 수비하기에 바빴다는 것이다. 유시민은 포커를 좋아한다. 포커야말로 흐름의 경기이다. 운이 좋은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은 포커를 잘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공격적으로 흐름을 리드해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경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운동경기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우리가 느끼는 분명한 사실이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가 이명박을 경선인단 선거에서 이긴 것은 공세적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순회경선 구도였다면 이명박은 계속 표를 잃어갔을 것이고 그 흐름이 계속 되어서 결국은 졌을지도 모른다.
역사를 봐도 얻는 것보단 수성이 10배는 힘들다. 따라서 그들의 1차적인 목표는 친노 3인방의 배제여야만 했다. 그럴려면 유시민 배제가 아니라 가장 약한 한명숙을 배제해야만 했다. 만약 그렇다면 추미애가 들어왔을 것이고 어제의 토론 양상이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다.
추미애는 우리 표를 가져갈 수 있는 또다른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모든 언론과 다른 후보들은 유시민 배제론을 통해서 자살골을 넣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흐름은 유시민이 만들었지만 말이다. 마치 탄핵흐름은 노무현이 만든 것처럼 말이다.
2. 후보 단일화
나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고 이해찬 캠프에서 얘기하는 경선 전 단일화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섭섭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컷오프 결과가 3위가 아니라서 그 걱정은 더욱더 크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먼저 다른 얘기를 해보자. 유시민이 대통합신당에 참여하는 것은 대다수가 반대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따르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비록 동의하지는 않지만 유시민을 믿고 따른 많은 사람들도 있다. 단일화에 대해서 어느 쪽이 바른말을 하고 있는가.
만약 당신이 정치색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말이다. 당연히 명분이 있고 옳은 쪽은 유시민이다. 그의 단일화 방식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옳은 것이다. 우리가 옳은 쪽에 서있는데 무엇이 두려운가. 분석을 따로 하지 않아도 우리가 세력도 뒤지지 않고 명분마저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가.
한마디만 더하자. 만약 당신이 개인적인 감정을 제외하고 제주,울산 경선에서 1등 후보를 맞추는데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어디에 걸을 것인가. 난 백번을 생각해도 유시민에게 걸 수밖에 없다. 그를 좋아하고 지지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