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정치로, 기업을 정당으로, 제품을 정치인으로, 소비자를 대중으로 바꿔 보셔도 될 듯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인간관리로
소극적 네트워킹과 적극적 네트워킹
어느 사회나 그렇지만 한국사회에서도 엄연한 카르텔이 존재하며 그것은 견고한 혈연, 지연, 학연 등을 통한 인맥이었다. 따라서 사회에서 누구나 새로운 대상을 만나면 자연스레 출신지역과 아버지의 존함을 묻거나 학교 등을 따지는 것은 자연스런 절차였으며 그만큼 인맥이란 것이 자신의 의지보다는 처해진 환경에 좌우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이렇듯 과거의 인적 네트워킹이 “주어진” 것이었다면 현재의 네트워킹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현재의 네트워킹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전략적 인간“관리”는 개인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려하고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향을 말한다.
인간관리는 곧 정보관리
오늘날만큼 정보가 어마어마한 양으로 넘실대던 때가 있었을까? 인터넷을 비롯해서 각종 방송의 무수한 채널과 다양해질 대로 다양해진 매체들을 통해 우린 시시각각 엄청난 양의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양이 많아질 수록 질에 대한 욕구가 비례한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질이 곧 지위를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노동, 소비, 부의 축적, 취업 등 경제행위로 시작해서 여가, 문화행위 등에까지 정보의 여하에 따라 인생의 질이 현격하게 달라질 수 있는 그런 시대이다.
이렇게 정보가 더더욱 중요해 짐에 따라 고품질의 정보를 유통할 수 있는 고급 인맥 형성욕구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사회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빛의 속도에 근접해 있다.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며 정보에 대해 더욱 세밀하게 가공하고 그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과정 또한 더해졌다.
이제 같은 학교가 아니라도, 혈연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관심사나 유사한 성향의 사람들간에 동질성을 느끼고 그 안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일들이 빈번해 졌다. 즉 인간관계 그 자체 보다는 부산물인 정보나 동질감 등과 같은 가치우선적 동기가 더욱 중요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서의 자기자리를 위하여!
예를 들어 7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생일파티를 연다고 하자. 그들은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과 함께 시간 지내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80년대 생들은 친구의 친구까지 기꺼이 초대한다. 장소도 카페나 생맥주집 등이 아닌 호텔 스위트룸, 와인바 등 과거와 비교해 다양화 되어 있으며 보다 개방적인 관계에 대해 항상 열려있는 자세를 취한다.
최근의 세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 과거의 세대들과 다르다. 이르면 중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전공과목에 대한 정보와 그 이후의 유학에 대한 계획까지 인터넷을 뒤져서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또한 그로 인해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정보와 지식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고 모든 정보를 하나의 개인이 통제할 수 없기에 부득이 인적자원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과정에 익숙한 자가 적응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최근의 경향은 학벌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하고 전문성보다는 돈 많은 사람이 더 우위에 위치하는 세상이고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고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다.
인적 네트워크의 Fusion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의 구성원들은 재테크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삶의 모델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고 비슷한 업종이나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마을을 형성해서 함께 살아가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주로 예술계 종사자들이 그러하며 이런 형태의 마을이 생기는 것은 사람들이 이제 심리적인 동질감과 같은 정신의 가치에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인 셈이다.
또한 최근에 나타나는 네트워킹의 형태는 물리적인 경계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한국의 고교생이 영국 유학생과 토론할 수 있고, 중학생이 마흔의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심리학 전공자가 경영학 전공자와 하나의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토론할 수 있고 학교간의 지리적, 등급별 차이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이렇게 자유로운 의사의 소통은 갈수록 보편화 될 것이며 보다 생산적인 성과물이 나올 수 있는 잠재력은 더더욱 커져가고 있다. 예컨대 “촛불시위”나 “월드컵 응원전” 등 문화나 축제의 양상으로까지 발전하는 이 형형색색의 새로운 네트워킹은 한국사회를 더욱 역동적인 나라로 만들어 갈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와 어떤 관계인가?
현대를 네트워킹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진부해져 버리는 것만큼 현대인들에게 동호회나 인터넷 카페친구 등은 이미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버린 상황이다. 이 관계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고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고 뜻을 관철시켜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혹 그저 고객과 기업의 관계라는 해묵은 논리에서 한 발짝도 발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부터라도 고객들과 기업 간에 서로가 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패러다임을 도입할 수 있다면 고객도, 기업도 이익이 생겨나고 공감이 더해진다.
쉬우면서 어려운 얘기지만 기업이 고객들에게 정보의 카페, 공감의 동호회가 된다면 기업이 얼마나 더 큰 매력을 가지게 될지는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