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 서팡
그대에게
나의 마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대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대가 우리의 소망을 담아
더 커다란 세상을 열어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대가 떠난 자리엔
또 다시 풀포기가 자라나고
원칙과 상식의 나무가 다시 뿌리내릴 것을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대가 있어 행복했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며
달포의 나날 짬짬이 쏟아 이 영상을 만들던 시간들이
제겐 커다란 행복이었습니다.
ⓒ 서팡
아직 확신이 있고.. 아직 불씨는 남아있습니다. / 나비효과
솔직히.. 차라리 꿈이였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토요일 개표날, 좀처럼 만나기 힘든 지인이 여의도에 왔다고 연락을 하더군요. 잠깐 커피 한잔을 나누며 여느때처럼 왜 유시민인가. 유시민을 지지하는 유티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우리가 꾸는 꿈은 무엇인가 늘어 놓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살가운 안부는 염치없이 밀어버리고요.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네요.

제 이야기를 한참 듣던 그 사람, 열을 올려 이야기하는 제가 좋아보인다며 열심히 하라고 화이팅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자기도 단순한 너의 한표 부탁이 아니라 진지하게 접근해 보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기운났습니다. 그 전날 춘천의 분홍물결, 1억이 답지한 후원금. 이런것들은 우리 꿈에 한 발 더 가까이 가게 하는 징검다리 같았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비로소 사퇴소식을 들었습니다. 무언가 안에서 산산히 부서지는 느낌이었지요. 그리고 우리 분홍옷 유티즌들이 생각나면서 갑자기 북받치더군요.
솔직히 의원님의 고뇌보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소박한 행복에 취해 하루를 살았던 우리 유티즌들이 받을 허탈함이 생각나서 하염없이 울었네요.
거창한 이상을 쫓았던것이 아니였잖습니까. 언젠가 우리 서울서부의 볼님께서 자신의 11개월 딸인 담의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어 함께 뛰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예쁜 담의를 위해 저도 열심히 더 뛰어야겠다라고 생각했었지요. 지난 몇개월간 우리는 이렇게 서로에게 감동이 되어 불모지 같았던 정치판에서 그나마 새싹을 틔울 수 있었던거 아니겠어요..
우리 개인의 영달보다 함께 손을 맞잡는 이들을 위하여 월차를 내어 춘천을 가고 울산을 가고 주머니 털어 후원금 내고 회사에선 눈치보며 리플 한 줄 달았던 그 소박함들.. 그 작은 소망들.. 그러나 그 희망의 불씨가 사그러졌다는 상실감. 마음을 추스리기엔 저라는 그릇이 아직 너무 작아 기운 내는것이 참 힘들긴합니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길. 아빠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너도 젊고 유의원도 젊으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커피를 나눠 마시던 지인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불씨는 꺼진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고 다시 활활 타오를 수 있어"
그리고 집에 와서 게시판을 보니 벌써 우리 유티즌님들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일으켜주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외로운 결정에 괴로우셨을 첨맘님.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시며 다시금 신발끈 매달라고 부탁하십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마냥 슬퍼하지도 못하겠구나 싶더군요.
슬픔이.. 허탈함이.. 마음에 움푹 패어서 다시 희망으로 채우는 일이 말처럼 쉬운일은 아닐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언제나 씩씩하지 않았습니까. 세련되게 다시 먼 길을 갈 채비를 해야되는 일이 우리앞에 주어졌습니다.
아직까지 추스리지 못하셔도 좋습니다. 저 역시 그런걸요. 먼저 일어난 동지에게 어깨를 빌려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같은 눈물을 짜내셔도 좋습니다. 언제고 우리의 사무침이 꽃 필 수 있다는 확신만 가지시면 됩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여름의 문턱에서 광장을 오픈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제법 선선합니다. 긴팔을 챙겨입을 정도로요. 가을이 알게모르게 가까이 온 듯 싶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치열한 여름을 보냈던 우리들의 마음이 이번일로 다져져 더욱더 알차게 영글기를 바래봅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