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와 지지자 여러분!
저는 열린우리당 경남도지사 후보입니다. 또한 당 지도부의 일원인 최고위원입니다. 오늘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이자, 최고위원의 자격으로 최근의 상황에 대하여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 표를 달라고 읍소하거나 자학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닙니다.
지난 2·18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5·31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수많은 출마자들과 함께 분투하고 있습니다. 특히 불모의 땅 경남에서 망국의 병,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온 몸을 던져 싸우고 있습니다. 민심이 완전히 등을 돌린 어려운 조건에서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결코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승리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선거 현장,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이지만, 현재의 중앙당 방침에 대해 납득할 수 없기에 선거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저의 의견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우리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집권여당인 우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지지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동정도 받지 못하는 정당으로 전락했습니다. 전국정당과 개혁정당의 꿈, 열린우리당의 역사적 소명이 공중 분해되어가는 현장에서 피눈물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앙당은 아직도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석고대죄의 통렬한 반성을 모르고 있습니다.
저는 선언합니다.
당을 이렇게 만들고도 책임질 줄 모르고, 당을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사사로이 농락하는 사람들은 정계개편을 말하기에 앞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방선거 투표일 전까지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하길 요구합니다
온갖 정계개편의 시나리오가 구차하게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가 사욕을 채우는 대상으로 전락하는 역사는 이번으로 끝내야 합니다. 중앙당이 주도하는 지금의 정계개편은 우리당의 미래가 아닙니다. 우리당이 극복해야할 구태의 역사이며, 퇴보일 뿐입니다. 구시대 낡은 사고로 끊임없이 우리당의 창당초심을 훼손하는 사람과 세력은 더 이상 우리당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변명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당을 망쳐놓은 사람들은 분명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석 과반수라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지만 국민과 지지층의 여망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습니다. 승리에 취해 오만하고 나태한 집권당의 모습이었고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기득권의 정당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하여 원인 진단조차 잘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당이 이렇게 된 것은 개혁을 하다가 좌초한 것이 아닙니다. 개혁을 열심히 추진하다 기득권세력의 저항에 부딪혀서 실패한 것도 아닙니다. 전국정당 개혁정당을 표방하고 나선 당의 모습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기 때문입니다. 개혁의 과제가 우리당을 협소하게 만들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지 않는 만병통치약 실용주의가 개혁의 순간마다 발목을 잡아 우리당의 정체성을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정체성을 구별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개혁을 바랬던 지지층도, 서민층도 우리당을 지지해야 할 명분이 없어졌습니다.
총선 전까지는 한나라당을 수구기득권세력으로 비판하고 우리의 정당성만을 주장하면 지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한편으로 수구이미지를 숨기고 세련되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들의 지지층에 충실한 극우적 대결논리를 퍼뜨리면서 증오의 정치를 극대화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총선이후에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입법도 제대로 완수되지 못하였고 매사 모든 일에 원칙도 없고 분명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은 숫자의 우위만을 믿고 자만에 빠졌고, 정치의 기본인 정체성 대결을 회피하면서 대화와 타협, 상생의 논리에 빠져 우왕좌왕하면서 지지기반을 상실하고 무능한 정당으로 낙인이 찍혀갔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안타까워하시는 지지자 여러분!
문제원인의 진단이 잘못되었는데 제대로 된 대처방안이 나올 수 없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모습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전국정당, 개혁정당, 정책정당입니다. 그런데 창당초심은 간 데 없고 통합만이 살 길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통합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치발전을 위해 의미가 있다면 저는 얼마든지 찬성하고 기여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계개편 논의는 한 번 더 민의를 왜곡·배반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거스르는 꼼수이고 퇴행이자 추태입니다.
더구나 열린우리당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과 세력이 선거 후에 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어이가 없습니다. 어제까지 사과박스에 돈 담아서 선거를 치르는 정당을 맹렬히 비난해 놓고, 선거 상황이 불리하면 통합의 대상이 되는 몰염치가 어디 있습니까?
과반의 힘을 갖고서도 개혁을 하지 못했다면 이는 당의 지도자나 당을 책임진 세력이 정말 무능하거나, 개혁의 철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집권여당인 우리당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지역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일은 더욱 있어서도 안 됩니다. 국민들은 비웃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극복하고자 하였던 구태 지역주의 정당에 투항하거나 구걸하는 참상은 국민의 믿음과 염원에 대한 배신이며, 권력을 위해 개혁을 팔았다는 비난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습니다.

이제 열린우리당은 지방선거후에 국민의 참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잘못된 원인진단에 기초하여 아무리 싹쓸이를 막아달고 호소하여도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읍소하고 자학한다고 지지해주지 않습니다. 지지층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정당으로, 창당초심으로 돌아가는 정당으로, 대다수 서민의 삶의 무게를 덜어드리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개혁진영도 자기 혁신을 통해 스스로 진화해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열린우리당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최소한의 끈만은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만은 보존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불씨만은 남겨 주십시오. 희망의 작은 불씨마저 꺼버리신다면 우리 정치가 얼마나 후퇴하게 될지 모릅니다. 우리당의 후보들 정말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부디 5월 31일 주권자의 역할을 포기하지 마시고 반드시 투표하시어 국민의 뜻을 알려주십시오. 저는 후보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달게 받겠습니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도민여러분 사랑합니다.
“오늘 기자회견, 청와대와 논의된 바 없다”
김두관 기자회견 일문일답
- 대국민 메시지 발표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강철 청와대 정무특보와 사전에 의논했나?
“전혀 의논한 바 없다. 당의 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게 내 입장과 원칙이다. 이강철 특보와는 정무특보 된 직후를 빼고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 사전 교감은 없었다.”
- 갑자기 긴급기자회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중앙당에서 비상총회를 소집해 읍소전략을 발표했다. 그 점에 대해 국민들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난 득표에 도움이 되느냐보다, 우리당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본다. 곪은 종기는 아파도 뽑아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기자회견과) 득표의 유,불리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 대국민 메시지에서 언급한 책임은 당의장 사퇴를 말하는 것인가?
“발표문 원문을 본다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굳이 (특정인의 실명을) 거명하지는 않겠다.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 민주당과의 합당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재 우리당이 엄중한 상황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원인에 대한 진단이 다르면 처방이 달라진다. 다수 여당으로서 속도감 있게 했다면 이렇게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실용기조로 2년 정도 당을 운영했는데, 그 책임을 권한을 행사한 사람이 져야 한다. 여러분들도 (내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다 짐작할 것이다.”
- 정동영 의장이 말하는 정계개편에 반대하나?
“정계개편을 하기 전에 먼저 우리당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전열을 정비해 혁신하는 일이다. 다른 쪽을 하겠다는 사람이 당을 떠나야 한다. 우리는 당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당을 만들어 지켜내겠다는 쪽으로 해석해달라.”
- 김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올바른 정계개편은 방향은 무엇인가?
“일대 혁신없이 우리당의 미래가 있겠나? 우리당을 혁신하는 일에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면 당당히 하겠다. 우리당은 정통민주세력이 통합한 정당이다. 민주당이나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를 통해 잃었던 지지기반과 정통성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31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당을 전면쇄신할 것이고, 그 상황에서 제 역할이 규정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