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누구와도 소통합니다.
- 대구에서 드리는 유시민의 아침편지 -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구 수성을 선거구 무소속 예비후보 유시민입니다.
우선 고맙습니다. 지난 6년간 관심과 성원과 질책과 표와 후원금을 보내주신 여러분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습니다. 저의 대구 출마를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는 모든 분들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저는 씩씩하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국회에 갈 수 있도록 잘 하겠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이야기를 두 가지 해드릴까 합니다.
노무현도 유홍준도 다 빨갱이라는 어르신과 대화할 수 있으니
대구시민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난 주 상가 인사를 하던 중 어떤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조금 특별한 어르신을 한 분 만났습니다.
“노무현이 그 빨갱이가 봉하타운 만든다고 혈세 5천억 원을 갖다 썼다.”
“유홍준이 그 빨갱이는 숭례문을 태워먹었다.”
“유시민이 니는 노무현이나 따라가지 대구에 뭐할라꼬 왔노? 때리치아라.”
이게 그 70대 어르신의 주장이었습니다. 제가 다 설명해 드릴테니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지만 그냥 가 버리셨습니다. 직원과 상담중인 고객이 몇 분 함께 있었는데, 모두 빙그레 웃을 뿐이었습니다. 이회창씨를 열렬히 지지해서 창사랑 서울 집회까지 다녀오신 어른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며칠 전 다른 상가 방문을 하다가 이번에는 카센터에서 다시 그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지만 정도가 많이 약화되어 있더군요.
“유시민이 니 똑똑한 거는 아는데, 그래봤자 주호영이한테 안된다.”
제가 말했습니다.
“어르신 표만 받으면 제가 될 거 같습니다. 전화번호 좀 주십시오. 따로 찾아뵙겠습니다.”
끝내 번호를 주지 않았습니다. 카센터를 나와 열 걸음 정도 갔는데 그 어르신이 따라나와 저를 불렀습니다. 제가 돌아보니 이렇게 한마디 툭 던지고는 가버리셨습니다.
“그래 내 한 표는 유시민이 니 줄게.”
저의 대구 출마를 두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본회의 때문에 국회에 가면 잘 아는 동료 의원들이 얼마나 힘드냐고 어디 귀양 간 사람 취급을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구에는 점잖은 전통예절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라도 면전에 대고 불편한 말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인사도 잘 받아주고 명함도 잘 받아 줍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체감지지율이나 다 아직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호기심과 관심을 보여줍니다.
인사 다니는 일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제 본격 선거전이 벌어지면 대한민국과 대구를 위한 좋은 공약과 이슈를 가지고 대구시민과 소통해 마음을 움직여 보겠습니다. 저는 승리에 대한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무현도 유홍준도 다 빨갱이라고 하는 어르신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으니 대구시민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두 번째 여야 정권교체
지난 정권이 남긴 것 중 계승할 것은 계승하는 성숙한 문화 만들어야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짬짬이 신문기사를 검색해 보니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직원들이 노무현 대통령이 남기고 간 업무매뉴얼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가 올라 있더군요. 좋은 일입니다.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인 ‘e지원’도 이명박 대통령께서 그대로 물려받아 쓰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업무매뉴얼이 청와대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참여정부 시절 중앙인사위원회가 만든 두 권짜리 ‘장관매뉴얼’이란 게 있습니다. 하마평에 오르내릴 때부터 지명된 후 청문회 준비기간, 부임 후 첫 일주일, 심지어 퇴임 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장관이 유념하고 실천해야 할 중요한 사항과 처신방법을 포함하여, 행정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장관이 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제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제일 먼저 한 일이 이 ‘장관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각 부처별로 장관직을 한 분들을 인터뷰해서 핵심만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인사와 조직 운영 등 어려운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이 매뉴얼을 참고해 좋은 해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께서 ‘장관매뉴얼’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분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교체될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그대로 임명될 경우 김성이 장관께서는 보건복지부 업무매뉴얼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점검해 보셨으면 합니다. 제가 ‘장관매뉴얼’에 감명을 받아서 보건복지부 자체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실·국장매뉴얼’, ‘팀장매뉴얼’, ‘사무관매뉴얼’ 등 직급별로 업무매뉴얼을 만드는 일입니다. 예산도 배정을 했고 제가 퇴임하던 무렵 한창 용역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제 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두 번째 여야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만큼, 지난 정권이 남긴 것 가운데 물려받아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바꿀 것은 바꾸는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5년 대한민국 많은 발전 이루어
앞으로도 잘 되기를 축원하자
국민들께 많은 오해와 비난을 받으면서 막을 내린 참여정부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 대한민국은 그 5년 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참모들,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들께서 이런 점을 잘 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오해와 과도한 비난을 받은 일을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에게도 당부 드립니다. 이명박 정부가 일을 잘 하기를 축원합시다. 지난 5년간 일어났던 나쁜 일들의 모든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 한 사람에게 돌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5년간 일어날지 모르는 모든 좋지 않은 일들에 대한 책임을 이명박 대통령 한 사람에게 돌리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봄, 더 좋은 소식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08년 3월 2일
대구에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