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에 있는 말을 그냥 쏟아내야겠다. 정리해서 하나하나 심층적으로 글을 쓰려고 하다가 내 속이 문드러져서 못살겠다. 두서 없는 글이 되어도 양해해주기 바란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완승을 예상했으나 점점 민주당이 균형을 맞춰가면서 이제는 서울에서 '한번 해 볼만 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는가? 전혀 상관이 없다. 저들이 노린 것은 오직 노무현을 쫓아내기 위한 트릭이었을 뿐이다. 저들은 오직 한 가지 사실을 감추기 위하여 서로 물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을 쫓아내는 것에 하나가 되어서 각자 역할을 맡아서 리얼한 연극을 하고 있을 뿐이다.
힘겨운 싸움을 잘 버티던 노무현 대통령은 부르투스 정동영이 찔러 넣은 옆구리 칼에 쓰러져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해야 했다. 그래서 정치적인 발판을 완전히 제거당한 상태로 퇴임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봉화에서 국밥을 먹으면서 이렇게 스스로에게 위로해야 했다.
"이것도 그나마 노짱께서 탈당하셨으니 얻어 먹을 수 있었지, 안 그랬으면 무슨 선거법 들먹이면서 못하게 했을거다."
난 아직도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 이번 대선 패배가 노무현에 대한 비호감 때문이라는 말이다. 절대 동의가 안된다. 그런 인식에 근거해서 말하는 그 어떤 정치인도 사기치고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정동영이 이길 마음이 있었다면 말년에 30% 이상의 지지도를 이끌어냈던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 안고 싸워야 했다. 노무현 후보는 당시 두 아들 비리문제로 10% 미만의 김대중 대통령도 끌어 안고 승리했다. 그걸 뻔히 알면서 아무도 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어떤 정치인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정동영은 일부러 진 것이다.
정동영이 일부러 졌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동의하지 않는다. 어떻게 대선을 일부러 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수많은 이유가 가능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결정적인 이유는 단 하나다. 노무현이 살아있는 정치판이란 여당해 봐야 소용없고 할 짓이 못 되는 것이다. 노무현이 살아 있는 정치판에서 정치를 하느니 그냥 집에 가서 발 닦고 자는 쪽이 낫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노무현을 타고 국민들, 민중들이 정치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문을 부숴버리지 않으면 자신들의 놀이터와 궁물 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모든 정치인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여서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이번 대선결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고착화 시키고자 하는 것이 이번 총선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손 놓고 있다. 그동안 노짱께서 그토록 온 힘을 다 쏟아서 우리의 역량을 키워주려 애썼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멀뚱멀뚱 우리의 정치적인 진입로가 차단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 판국이다.
이 진입로가 차단되면 사실상 우리는 언제 또 진입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보고만 있는 것이다. 이 진입로가 막히면 우리는 그냥 앉아서 몰살을 당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힘을 내봐야 제2 여당 민주당이 주어 먹기 때문에 아무 힘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암 환자는 잘 먹으면 안된단다. 암이 먼저 먹고 먼저 크기 때문에... 우리는 암 환자이다. 결국 온 몸에 암이 퍼져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총선에서 온 몸에 암이 퍼저서 죽을 것이다.
그렇기에 진입로가 완전히 차단되기 전에 우리의 힘을 다하여 당을 출범 시켜서 최소한의 통로라도 만들기를 바랬다. 그런데 다들 죽을 것을 두려워했다. 아니, 이래 죽어도 죽는 것이고 저래 죽어도 죽는 것인데 뭐가 그리 두려운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죽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곳으로 뛰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시간이 없어서 도저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선 패배 후에 전격적으로 당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면 지금 같은 좋은 분위기에 분명히 승산이 있었을 것이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저 어이 없는 실책과 조중동의 포화가 사라지고난 노무현의 가치 상승이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었지 않은가! 그런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참 어리석어도 너무 어리석어 보인다.
이제 우리는 이명박이 실책을 해도 흥이 나질 않는다. 아니 정말 아찔해진다. 이명박이 실책을 하고, 그걸 민주당이 받아 먹어서 견제론으로 제기에 완전 성공하고 나면 이 나라는 이제 영남 한나라와 호남 민주당이라는 양당 구도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서 최소한 50년 이상은 깨지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국민들 인식 속에 완전히 각인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두 당 모두 죽음을 경험하고 부활한 당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경험하고 부활했다는 것은 그 어떤 가치보다 위대하기 때문에 이걸 무너뜨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제 완전히 죽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이 양당 구도를 고착화 시켜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이다. 이것은 누가 정치적으로 죽고 사는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없다. 대안이 없다. 그래서 절망한다.
나름 애를 썼으나 아무 소용도 없었다. 그저 이번에 섣불리 움직이면 죽는다는 이야기 뿐이었다. 그래 죽어라. 어쩌겠느냐. 죽음을 두려워하면 죽게 된다는 너무도 보편적인 사실을 경험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필자가 이렇게 말하니까 당을 만들지 않겠다던 유시민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까봐 덧붙여 이야기한다. 유시민은 당을 만들지 않는 것이 맞다. 그는 마지막 남은 씨감자다. 살기 위해 그를 써먹느니 그냥 죽는 쪽이 났다. 그건 차라리 우리 세대의 욕심을 버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죽는 것이 정석이다. 유시민은 지금 땅에 심기워 썩으면서 싹을 피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잘 묻어두고 물과 온도를 잘 맞춰주어서 잘 썩으면서 새싹이 나기만을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것이지 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된다.
비유적 표현을 걷어내고 말하자면 유시민은 노무현의 계승자다. 공식적인 계승자다. 그렇기에 그가 당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치판에서 쫓겨난 노무현이 돌아오는 것이다. 쫓겨났던 국민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만일 유시민이 당을 만들었는데도 실패한다면 그것은 이제 노무현의 가치 전부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가 당을 만드는 것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연히 총선이 지나가고 모든 가능성을 살펴보면서 차근차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진입로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일도 포기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공식적인 계승자가 아닌 다른 이들이 이 일을 위해서 죽기를 각오하고 뛰어들어야 것이다. 죽을 각오로 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궁물도 안 생기는 그깟 정치판에서 살아서 무엇하겠나. 여기서 죽기를 주저하는 것은 남 몰래 궁물을 빨어 먹고 있었다는 정황적인 증거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비례대표만으로 10명 가까이의 국회의원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 나라에 무슨 진보세력이 많아서 민노당이 10명의 국회의원을 냈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새로운 정치 세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거기에 노무현에 대한 열망과 미안함이 더해지고 있다. 국민들은 노무현의 완전 퇴장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의 진입로를 확보해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두 장의 표 중에서 한 장의 표는 기꺼이 노무현과 우리에게 던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두려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우리를 겁쟁이로 완전히 낙인 찍을 것이다. 필자가 여러번 이야기 하지만 한나라당의 힘은 철면피 같이 버티는데 있다. 우리는 파렴치라고 비난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보면 우리쪽이 자주 집을 나가버리는 가장과 같이 불안한 존재인 것이다.
아내와 아들이 아버지 보고 술 좀 고만 마시라고, 지난 번에 약속해놓고 왜 또 마시고 들어왔냐고 비난하자 집을 나가버리는 아버지처럼 황당한거다. 차라리 옆집 아저씨는 맨날 술먹고 깽판을 벌여도 매일 집에 들어오는 거다. 이 둘 중 어느 아버지를 선택하겠는가? 국민을 욕할 것이 못된다.
이번에 우리가 두려움 속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총선을 포기한다면 국민들은 우리를 집나간 가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에게 신뢰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자기 기분 좋으면 들어오고, 자기 기분 나쁘면 안들어오는 무책임한 가장으로 생각할 것이다. 자기가 큰소리칠 수 있을 만하다고 생각되면 나오고, 비난 받을 것 같으면 꼭꼭 숨어서 집에 안들어오는 초등생 같이 여길 것이다.
여러분 안 그렇습니까? 제 말이 틀렸습니까? 이해찬 의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