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뭐라 할 일은 아니겠으나 이왕 출사표를 던질 거면 영남이나 강남에 던지지 은근슬쩍 동작이 뭐랍니까. 이름에 걸맞는 선택, 이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큰 승부를 해야 할 때와 작은 승부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통합민주당은 결국 그나마 좀 더 안전한 작은 승부쪽으로 가는 것 같네요. 괜히 제가 다 아쉽습니다.
또 다른 동네를 보면 친박, 친이 좁은 공천지역에서 울고 웃고... 무안하고 처량하기 그지없네요. 눈을 돌려보면 호남이라고 그들에게도 넓은 신천지가 분명히 있는 데 말입니다.
어디선가 읽은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요.
한 구두 회사에서 아프리카의 잠재된 시장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원 한명을 파견했답니다. 며칠 후 그 사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지요.
"여긴 안되겠어요. 신발을 신은 사람이 하나도 없거든요."
회사는 더 적극적인 사원을 보내기로 결정했답니다. 그 사원은 아프리카에 도착한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회사에 이런 보고를 해왔다죠.
"와! 굉장한 시장입니다. 아직 아무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네요."
이와 비슷한 얘기로 에스키모에 가서 냉장고를 판 사람도 있다는 그런 말도 있지요.^^
똑같이 주어진 조건 속에서 어느 쪽을 보고 가는가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힘이 달리 작용합니다. 그래서 도전하는 의지, 할 수 있다는 신념이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유시민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대구 수성을은 정치적 진보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겠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신을 신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을 신겼을 때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해 할 것인가를 안 저 위의 적극적 사원만큼 유쾌한 도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가지 색상만 고집하고 있는 대구 시민들에게 다양함의 가치를 전달하는 일, 그만큼 도전해볼 의미가 충분하지 않겠어요.
다른 빛깔의 신에 눈길이 가면서도 아무도 안 신으니까 답답한 채로 살아 온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조류만큼 강한 파랑이라는 어떤 흐름에서 비켜간다는 건 이탈을 내포하고 이는 곧 왕따처럼 살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십년동안 보수의 본산을 유지하며 보수 정치인들을 지원하고 영남출신의 인사들을 청와대에 입성시켰어도 실질적으로 대구에 남은 건 거의 없다지요.
전 광역시에서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이 꼴찌래요. 결국 실질적 발전도 없이 서울이라는 중앙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의 가장 만만하고 든든한 서포터즈 역할만 한 거죠.
이만하면 대구시민들도 열받을 때가 된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대구=보수, 이 공식이 깨지지 않는다는 건 자존심이 곧 밥이구나 그런 생각마저 들게합니다.
이제 대구란 이름에 걸맞는 위상을 찾아야 합니다. 단지 보수로서의 허명의 자존심만을 지킬게 아니라 개방과 개혁을 통해 실리를 찾아가는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 해야 합니다. 대구, 그 화려한 이름으로 보수정치인들의 들러리만 서기엔 너무 아깝지 않던가요.
유시민 의원은 수성주민들을 만나고 인사하며 이름을 알리는 일이 무척 즐겁다고 합니다. 똑 같은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지각색의 다양한 신발을 신길 생각을 하니 얼마나 신나겠어요. 설령 당분간은 그들이 파란색을 고집한다해도 말입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신발가게를 하나 내놓으면 언젠가는 누군가 그 가게에 들어서고 발길들이 많아지면 대구에서도 진보란 가게가 성업할 날이 오지 않겠어요. 그러니 남들은 대구는 안될거다 어렵다 기피한다지만 우리야 이 아니 즐겁겠습니까.
유시민 의원님의 즐거운 건투를 빕니다! 4월 9일, 대구에 꼭 진보가게 하나 개업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