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을 선거 결과 어찌 될까? 유시민 의원님이 이겼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길 수 있을까? 대구에서는 20년간 진보세력에게 단 한 석의 의석도 내주지 않은 곳인데 하물며 명바기 최측근이라는 주호영이랑 붙는데. 어쩌나..."
다들 이런 마음이라면 그 선거 해보나 마나입니다.
2002년 봄에 노풍이 불었습니다. 조중동의 십자포화에 여름부터 쭉 빠진 지지율은 가을에는 3등으로 밀렸습니다. 노무현 가지고는 안된다. 이런 후보로는 해보나 마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후단협을 만들고 자기네 당의 절차대로 뽑힌 노무현 후보를 낙마시키려고 악따구니를 썼지요.
김민새 등 일부는 아예 탈당을 해서 정몽준이에게 붙었습니다. 그 때 우리도 그들처럼 조중동 모두 반대하는 후보를 가지고 이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 과연 후보단일화가 되었을까요? 끝내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유시민, 문성근씨 등이 노무현 후보 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우리가 기꺼이 그에 동참한 것은 1등 이회창과는 20% 이상 차이나는 그 지지율을 단 번에 뒤 엎을 무슨 뾰족수가 있어서가 아니었잖아요. 사실 그때 우리는 후보단일화를 반대했었지요. 노무현 후보의 결단이었지요.
당시 "인기 없어도, 지금은 3등이라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는 아주 단순한 논리를 번복하고 이기는 쪽, 지지율 높은 쪽에 붙을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노무현을 지지했었고 후원금을 내고 돼지 저금통을 채웠습니다. 결국 대선의 승자는 노무현이었습니다.
유시민 의원님이 이번 총선에서 그 힘들다는 대구 수성을 선거에 뛰어든 것이 크게는 지역구도 고착화, 88년 총선 때 지형으로 돌아가려는 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이고, 늘 수구세력들만 선택한 대구시민들에게 진보 후보도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며, 지구당대회를 하려고 해도 당원이 누구인지 몰라서 못하고 있는 통합민주당처럼 엉터리 정당이 아니라 당원이 주인되고 당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정당 건설의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을 다 알지요.
이 중에 단 하나라도 지금 유시민 의원님이 안 해도 된다는 논리를 만들 수 있으면 그것 하나 구실로 골방에 들어가서 담배 한 대 물고 "이길 수 있을까?... 어쩌나" 하고 걱정만 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유시민 의원님 대구 수성을 출마에 동감하고 의의를 높이 산다면 열심히 지지하는 것이 할 일입니다.
결과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기려고 무진 애를 쓰고 노력을 해서 얻은 결과랑 그냥 저절로 주어지는 결과랑 하늘 땅 차이입니다. 지난 총선 때 열린우리당에는 대통령 탄핵 덕분에 수도권, 충청, 호남에서는 우리당 간판만 달고 별 노력 없이 당선된 의원들 많이 있었습니다.
그 의원들이 나중에 뭘 하던가요? 조중동 논리를 가지고 대통령 탓을 하고 당원들의 참여를 가로 막더니 결국 당을 깨고 새로 만들고 또 깨고 새로 만들고... 정동영에게 줄을 서고 손학규에게 줄을 서고 그들 중 이번 선거에서 몇 명이나 살아난답니까?
어차피 유시민과 함께 가는 길입니다. 걱정보다는 도울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지지자들의 할 일입니다. 줄서는 데 이기는 쪽에 힘있는 쪽에 줄서는 것은 한나라당, 민주당 지지자들이 훨씬 잘합니다. 결과를 위해서는 탈법, 불법을 밥 먹듯이 하고 오직 자기네 이권을 위해서 당을 흔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옳은 쪽에 줄을 서는 사람들입니다. 노무현, 유시민! 우리가 좋아하는 그들은 결과만 보고 정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과정이 결과를 만드는 것이지요. 걱정 염려 대신 각자의 위치에서 유시민 의원님을 도울 방법을 실천할 때입니다. 걱정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