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이명박의 고공비행이 눈부십니다.
갈 길이 아직도 먼데, 아니 아직 여권은 제대로 스타트도 안했는데, 저렇게 먼저 타고 가다가 목적지에 이르기도 전에 연료가 떨어지면 어쩌나요. 그럼 추락할 일만 남았을까요.
이명박은 실적과 추진력으로 획득한 지지이기에 쉽게 추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 실적이라는게 청계천 복원과 교통체계 개편이라는 두가지 성과에서 보인 추진력 때문이라는군요. 눈으로 보인다는 건 참 좋은건가 봅니다.
문화 마인드를 기업 활동과 생활 주변에 접목시키는건 시대적인 추세이고 혁신없인 이미 살아 남을 수 없는 세상인데, 돈 좀 들여 내천 하나 만들었다고 무슨 그리 큰 일을 했다는 겐지 지독한 쏠림 현상엔 씁쓸도 합니다. (오늘 보니 조순님은 사람들이 중학생들처럼 이리 쏠렸다 저리 쏠렸다 한다고 표현하더군요.)
얼마나 편리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서울시가 버스 쪽만 지원해 줘서 택시는 죽겠다고 아우성이라는데, 그것도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니 공은 이명박이 가져 가고 과는 엄한 분에게 돌아가고 있는 재밌는 세상이지요.
뚝심으로 밀어부치거나 돈들여 만들어 놓은 한두가지 성과로 대통령 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왠만한 CEO 중 아무나가 되어도 상관 없을 것입니다만, 대통령직이란게 그렇게 하나만 잘해서 되는 녹녹한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을 세상대로 존재하게 하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밥이나 고기가 육체에 힘을 준다면 공기는 사람의 생명 그 자체를 가능하게 하듯이 말입니다. 환경을 변화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누구라도 당연히 해야 하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수많은 자유로움은 삶 자체를 가능케 하는 공기 같은거라 할 수 있겠지요.
정치, 이념, 편견, 대립에 짓눌려 숨도 제대로 못 쉬던 우리가 87년 이후 숨이 좀 돌아가는 시대로 전환했고, 비로소 참여정부 들어서야 우리를 짓누르던 모든 권력으로부터의 억압과 굴종에서 해방되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새롭게 언론이 그 권력을 꿰어차고 있는게 문제이지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말 못해 죽는 귀신은 없는 세상이 된 것이지요. 우리의 역사에 이보다 더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대가 있었을까요. (의도야 뭐였든 홍준표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완성했다고 인정하지 않던가요.)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단 하루면 인간적인 모든 것을 멸망시킬 수 있고 다시 소생시킬 수도 있다'.
굳이 소포클래스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지금 많은 사람들이 하찮아 하는 참여정부가 단 하룻만에 국민에게 돌려 준 주권은 우리의 역사를 통털어 가장 오랜 숙원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진정한 추진력을 나의 권력을 버리면서 돌려줌에서만 찾았어도 이런 각박한 평가는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언제라도 돈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몇몇 사업의 성과라는 것도, 간섭과 통제않고 맘껏 펼 수 있는 자유로운 토대를 만들어 준 사람을 배제하고 평가할 수는 없는거 아니겠어요.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 이명박 전 시장의 서울시정에 대한 대한 세밀한 검증이 있을 터이니, 지지율이 날개를 달았든 말았든 미리 신경쓸 필요는 없는거 같고.ㅎㅎ
누군가 그러더군요, 한국사람들은 대선같은 큰 상황에선 메시아를 기다리는 성향 같은게 있다고.
메시아라는 말을 직역으로 읽지 않고, 보다 향상된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이끌어 줄 선구자 정도로 해석한다면 그를 기다리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민주화의 완성 이후에 국민을 보듬고 새롭게 도약할 대한민국이 다가오고 있는데, 지금 일등하는 저 사람이 우리 사회의 깊은 양극화를 치유하고 서로의 손을 맞잡게 해 줄 진정한 메시아인지는 두고 보면 알테지요.
보니 대선출마 선언을 했지만 지지부진함에 판단력을 상실했는지 원희룡 의원조차 전두환에게 큰절을 올렸다더군요. 눈 앞의 것만 좆아다니는거 보니까 저 양반도 크게 되긴 날 샌 거 같습니다.
지지율 좋아 해피하고 지지율 좆다 낙화하고 아직도 무얼 향해 가야할지 정신없는 우리당 등 어수선하게 시작하는 한해의 문턱에서, 올 한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저도 사자성어를 찾아보았습니다.
행불유경[行不由徑].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이나 뒤안길을 취하지 않고 큰 길로 간다는 뜻으로, 행동을 공명정대하게 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진지님들, 600년만에 도래했다는 황금돼지, 붉은돼지의 해에 개인적으로도 돼지처럼 행복을 가득 채우는 한 해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PS) 새해엔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합니다. '시민폐인'을 독점하기엔 미안한 한해가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 때문에 '칼리오페'로 변경합니다.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