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한미 쇠고지협상에서 미국쇠고기 전면개방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때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이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조치를 시행하면 뼈있는 쇠고기는 물론 수입 쇠고기의 연령제한을 풀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를 최소한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안전장치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현재보다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다음달부터 쇠고기 전면 개방인 현실이 되었습니다.
과연 정부의 주장대로 "미국의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조치로 인하여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의 위험에서 국민들이 자유로워 질 수 있는가?"하는 점을 본다면 본 필자의 견해는 좀 비관적입니다.
더욱이 현 사태를 보는 정부의 시각이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나 쇠고기 개방에 찬성하는 입장의 주장은 "이미 국제적인 전문가 그룹인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도 미국을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부여한 이상 더이상의 광우병 논쟁은 무의미하다."라고 주장을 하고, 이명박대통령은 "이제 서민들도 값싸고 질좋은 고기를 먹게 되었다."라고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쇠고기 전면 개방이 현실화 -합의가 아닌 수입의 현실화- 된 시점에서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해 논의를 좀 구체화 시키기로 하겠습니다. (제가 한미정상회담 성과 결산에서 간단히 비판을 했던 부분에서 논의를 좀 더 구체화 시켜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발표의 실효성에 대한 신중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손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강화된 동물사료 금치 조처의 시행시점이 12개월 후라는 점입니다. 다른 논의를 생략하고 단순화 시켜 보아도 향 후 일년간 미국의 광우병 위험에 대해 현재의 위험은 그대로 둔 채 연령제한만을 푼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현재 미국은 "소.양 등 반추동물에서 나온 단백질 부산물을 다시 반추동물에 먹이지 못한다"라는 제한 만을 두고 있습니다. 즉 반추동물 -여기서는 소만 생각해보겠습니다.-의 광우병위험부위(SRM)을 포함한 동물사료를 다른 가축에게는 사용가능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결과 끈임없이 '교차 오염'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교차 오염이라 함은 광우병에 걸린 소로 만든 동물사료가 다른 동물, 예를 들어 돼지를 오염시키고 이 돼지로 만든 동물사료가 다시 소에게 먹여짐으로 결국 광우병 걸린 소로 만든 동물사료가 다시 소에게 공급됨으로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결국 이번 협상에서 금지된 동물사료강화조치의 '시행시점'이 아닌 '공포'시점으로 개방시기를 합의함으로써 최소 일년 -이런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후에 기술하겠습니다.- 은 안전장치없이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한 것입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협상이 어디 있습니까?
다음으로는 미국의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 조치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나온 뇌와 척수, 단 두가지 종류의 광우병위험부위 만을 사료로 사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EU의 경우는 12개월 이상 소의 두개골(뇌, 안구 포함), 척수, 척추, 내장, 편도, 장간막 등은 무조건 폐기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웃 일본의 경우는 모든 연령의 소에서 나오는 머리, 척수, 척추, 소장 끝 부분 등의 광우병위험부위는 모두 소각, 제거해야 한다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EU의 경우는 위험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부위는 동물사료에 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조치는 이러한 다른 나라의 규제에 비해 미약한 실정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음달부터 쇠고기 전면 개방을 시행해야 합니다. 이번 합의에 미국의 강화된 동물사료금지조치의 '공포'를 조건으로 했지, 그 조치의 내용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특정한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공정한 협상이라 생각하십니까?
마지막으로 "과연 어제 공포된 동물사료금지조치가 원할히 의회를 법령화를 거쳐 12개월 이 후에는 시행이 될 것인가?"하는 문제입니다.
이번 한미FTA와 쇠고기협상과정을 지켜 보면서 미국 육류협회의 강력한 힘 -의회와 행정부에 대한 로비력- 을 경험하였습니다. 또한 과거 미정부의 동물사료금지조처를 사전입법제안예고(ANPRM)를 할때마다, 미국 육류협회를 중심으로 한 축산업자의 강력한 반대와 로비에 부딪혀 원안에서 많이 후퇴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사실을 통해서 과연 이 미흡한 동물사료규제 방침이 원안대로 시행이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즉 비록 현재는 12개월 후에 어제 발표된 동물사료금지조치가 시행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용이나 시행시기가 확정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입니다.
만일 12개월, 아니 24개월이 지나도 미국의 조치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는 생각하지 못합니까? 물론 "설마 미국이 그렇게까지야 하겠어?"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정부 당국자나 이명박 대통령도 그런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능력도 없는 정부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연관된 부분이 미국의 결정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면 과연 이 정부가 국민을 보호할 능력이 있는 정부입니까?
그럼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서 우리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있는가? 불행히도 없습니다. 미국의 전면개방요구를 수용하면서 우리가 반대로 요구한 조건은 전무합니다. 이게 무슨 협상이란 말입니까? 처음 쇠고기전면개방 소식을 접했을때 "설마 아무런 조건없이 시장 개방을 했을까? 국민은 섬기는 정부, 실용정부가 정말로 미국에 굴욕적인, 아무 실익없는 협상을 했을까?"라는 작은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믿음과 희망을 가졌는가를 깨닫는데는 별로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습니다.
22일 농림수산식품부의 홈페이지에 계시된 미국 쇠고기 수입 조건 입법 예고를 보고, 또 어제 미국 FDA의 신속한 공포를 보고 믿음과 희망이 불신과 절망으로 변했습니다. 광우병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사, 전수조사, 소 이력의 철저한 관리와 공개 등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과도한 요구였습니까? 한우농가에 대해서는 철저한 소 이력관리를 요구하는 정부가 왜 미국에 대해서는 이러한 요구를 할 수 없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과연 이 부분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은 어떨까요? 진정으로 국민을 걱정하고 신속한 대책을 세우려고 할까요? 아닙니다. 어제 여야지도부 만찬에서 "쇠고기 협상은 참여정부 부터 시작된 협상의 연속적 흐름속에 합의 된 것이다."라면서 참여정부의 탓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일까요?
참고자료 1 (클릭 ☞)을 보면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11월 농림부가 작성한 "미국 광우병 상황 보고 및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 검토"라는 검토 보고서와 이에 따라 2006년 3월 제정된 현행 검역기준이 참여정부의 공식입장이었고, 수차례 미국과의 협상에서 2006년 3월 기준을 고수하였습니다. 과연 이번 협상의 결과가 참여정부의 일련된 협상의 결과라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습니까?
차라리 손학규 대표의 말대로 "이번 쇠고기 협상은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라고 하는 점을 시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최대한 국민의 건강과 국익을 위해 재협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하고 대책도 수립하겠다."라고 했으면 아마 떳떳했을 것입니다. 왜 남의 탓을 합니까? 탓을 해야 하는 건, 대통령 이하 정부각료의 미국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사랑아닙니까?
글을 쓰면서 울분을 참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쇠고기협상을 지켜보면서, 아니 앞서 제가 문제제기한 이명박정부의 각종 정책을 보면서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리고자 합니다. 혹시 이 말이 좀 심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동의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체는 철저히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너무나 강력한,
미국 사대주의에 빠져 국민의 피와 희생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기생충 정부'다."
"이명박 정부의 실체는 대한민국을 미국에게 봉헌하려는 '매국 정부'다"
점점 한국이 미국의 경제 식민지가 되어 감을 느끼는 것이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까? 아님 제말이 너무 과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