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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시민 장관께 전하고 싶은 '편지'와도 같은 성격의 글입니다.
운이 좋아서 어떠한 경로로 이 글이 유시민 장관께 전해진다면 좋겠습니다. |
저는 유시민 장관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만을 갖고 있었으며, 한번도 장관님이 걸어온 행적에 대해 진지하게 찾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비로소 읽게된 '서른살의 자화상'이라는 글을 통해 '인간 유시민'이 걸어온 길의 무게가 비로소 채화되어 손에 잡히는 듯 합니다.
제게 있어 유시민이란 인물이 가졌던 기존의 이미지란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펼치는 날카로운 역사관, 그리고 TV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매끄러운 진행, 2002년 폭풍의 대선을 통해 본격적으로 나선 정치행보, 노무현 대통령을 최일선에서 지원하는 친위대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울러, 눈가의 주름살은 거칠게 살아온 인생을 말하는데, 총명한 눈과 언변은 엘리트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부조화스러운 한 인물로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전 80년의 봄을 살지 못했습니다. (75년생이죠)
따라서, 피와 바꾼 선배들의 그시대 치열한 삶을 알지 못합니다. 86년이라고 해봐야 불과 12살에 불과한 나이로 어떤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에 동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죠. 천재 송유근 군이라도 되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나마 초기 전교조의 몰락을 가까이에서 목도했던 마지막 세대 정도가 아닌가 하는군요. 그리고, 등하교길에 군사 독재정치의 끝자락에서 군사독재의 종결을 고하고자 대학생 형, 누나들이 던지는 최루탄 가스를 맡고 괴로워하며 과연 저들은 어떤 목적으로 저렇게 '매운' 청춘에 열중인지를 궁금해하며 유년기, 사춘기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시위 지도부를 잡기위해 도로 가장자리로 바람처럼 달려가던 '백골단'의 늠름한(?) 모습이 새삼스레 기억이 나는군요. 결국, 어떤면에서 80년의 광주에서 86년 서울의 봄으로 이어지는 피로서 자유를 갈음하는 뜨거웟던 시기는 제게 있어서 피부로 와닿지 않는 전설 정도에 불과할 수도 있겠습니다. 중간중간 단절된 기억 속에서 마치 빛바랜 기록영화를 보는듯한 느낌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더더군다나 운이 없는 것은, 친척 중 대학생 한명 찾아보기 어려운 가난하고 평범한 집안에 태어난 원죄(?)같은 이유로 주변에서 이러한 시기를 온몸으로 뛰어들었던 선배 한명, 삼촌 한명 찾아보기 어렵다는것이 더더욱 이 시기의 전설들이 와닿지 않는 이유인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러한 격동의 시기와 선배들의 피땀이 얻어낸 자유와 중흥의 시기의 첫 수혜자에 해당하는 소위 'X세대'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웠던 바로 그 세대의 맏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번으로 치면 94학번이 되는군요. 세대의 닉네임이 규정하듯 자세히 아시면 참으로 '재미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세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의 이유에서, 유시민 장관이 걸어온 삶이 절실하게 몸으로 느껴지는건 아닙니다만 적어도 유시민 장관이 유년기를 보내면서 지녔던 냉소적 시각이 배태된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유시민 장관이 유년기를 보내면서 지녀왔던, 정직하게 일한 사람이 보상받지 못하는 삶에 대해 사회를 향해 느꼈던 울분들을 비슷한 과정으로 경험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밥을 굶은 적도 없고 혼자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한 적도 없고, 단지 가난하다는 '막연한 울분'만을 지니고 생활한 주제이므로, 유시민 장관이 야학을 하면서 느꼈던 '부끄러움'도 같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유시민 장관이 개척하는 것처럼 최전선에서 역동적으로 주도할 깜냥이 되지 못하나, 유시민 장관이 말하는 것처럼 '사회와 역사는 인간이 바꿀 수 있다'라는 대명제를 뼛속 깊이 공감하기에, '모난돌','잘난척'으로 단편적으로 폄훼되는 유시민 장관을 마음으로 부터 존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저를 포함한 젊은 세대는 과연 무엇에 의지하여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꿔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아무도 나서서 제시해 주지 않기에 또한 이것은 제게 있어서 '동기'이자 '삶의 목표'일 수 밖에 없는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시민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걸출한 한 인물이 껍질을 깨고 세상을 향하게 만든 중요한 동인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노무현을 제외하고 유시민을 말할 수 없으며 또한 유시민을 제외하고 노무현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2007년 대선을 앞둔 시점이군요.
모든 정치인이 대선정국에서 과연 자신들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또 다시 4년간의 치졸한 정치목숨을 연명할까 눈만 뒤굴뒤굴 굴려대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한 그런 때입니다.
2002년 대선을 기억해보면, 또 어떤 운명의 뒷바람이 불어 유시민 의원이 대선정국의 폭풍의 눈으로 나서게 될 작용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으나 그러한 모든 것은 '시대가 유시민을 점지할 때'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인간 유시민을 '이번' 4년간 우리 모두의 '대통령'으로 삼고 싶다는 개인과 개인의 강력한 염원이 모이고 모여서, 조그마한 가능성을 필연으로 밀어올리는 거대한 동력을 창출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유시민 장관님..
부디 '호시우행' 하시길 원합니다. 인간 노무현이 여러번의 질곡과 아픔속에서 단련되어 어떠한 시련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호랑이의 담대함을 갖게 되었듯이 유시민 장관님께도 앞으로 어떠한 정치적 시련이 배비될지 알 수 없습니다.
유시민 장관님은 아직 젊으시며, 유시민 장관님은 저같은 유시민 장관님의 행적을 뒤쫓아 꿈을 키우는 세대의 수장이 되셔야 하실 분입니다. 결코, 4년간의 치졸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생물들의 얕은 수에 흔들리지 마시고 오직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거대한 염원의 흐름'이 유시민 장관을 밀어올리는 뒷바람이 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챙기신 다음에 앞으로 나서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온갖 권력욕과 개인적인 탐욕의 정수를 모아놓은 정치판에서, 80년의 봄과 투쟁경력을 훈장으로 달고 386이라 거들먹거리며, 정작 역사가 기회를 주었을 때 기존의 정치생물들과 다를 바 없이 IT강국의 인터넷 속도로 타락하는 동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는 결코, 유시민 장관님께서 당장 국가를 이끌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 말함이 아닙니다. 가장 유용하게, 가장 효과적으로 유시민 장관님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시기를 잘 따져 달라는 부탁일 뿐입니다.
긴 역사의 흐름속에서, 4~8년의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며 유시민 장관님께서 단련되고 미래를 준비하시는 동안의 일시적인 역사의 후퇴와 반동들을 능히 견뎌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