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에 고대하던 반가운 결과가 나왔다.
비대위가 월권해서 개정한 당헌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처음엔 낙관하지 못했었다. 중앙위원회가 넘겨 준 권한에 당헌개정 권한이 포함되는가에 대한 법리해석상의 충돌이라고 보았고 과연 이 부분에 대해 사법부가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사실하나가 발견되었다. 회의록 기록이 녹취록의 것과 다르다는 것이 심리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회의록에는 재적 80명 가운데 70명 참석, 70명이 찬성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었으나, 녹취록의 분석 결과는 49명 찬성, 5명 반대, 나머지는 기권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큰 음모가 숨어있을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런 자들이 부패정당 한나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통합이니 개혁이니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한편, 중앙위원들은 왜 이점에 대해서 강력하게 주장을 안했는지 모르겠다. 노출된 정보들에는 권한 이양의 범위에 대한 쟁점사항 뿐이었지 그 거짓된 회의록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만약 이런 명백한 반 민주주의적 행태에 대해 까발리고 비대위에게 책임을 물었다면 사법부에 손을 벌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도 유분수지 정치개혁 하겠다고 만들어진 당에서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진통들은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본다.
정책과 의념의 노선이 여러 갈래인 의원들이 한 배를 탔으니 정치개혁의 바다로 가기위해 만들어진 배가 산으로 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산으로 간 배를 내팽겨 치고 도망가는 책임 없는 의원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배를 다시 옮기느니 새로 배를 만드는 것이 편했을 것이다. 더욱이 그것에 대한 명분 쌓기를 위해 당내의 민주주의를 짓밟고 당원들을 무시한 처사는 한줄기의 믿음마저 잃게 만들었다.
더이상 반 한나라당을 운운하면서 함께 가야 됨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정치개혁을 원한다면 말이다. 이젠 신당파를 탈당파로 부르는 것이 좀 더 분명한 것 같다. 다수가 좋고 탈당파가 다수라고 생각이 되면 그들과 함께하면 된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정권재창출의 안전빵이라고는 생각치마라. 결과는 시간의 흐름이 말해줄 것이다.
지금껏 당사수파 입장에서는 과연 기초당원제의 평일전대에 참석여부를 두고 고심과 갈등을 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특히 탈당파의 움직임에 따라가는 형국이어서 매번 종속된 단기 대응전략만이 최선책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열린우리당의 개혁의 주도권이 탈당파에서 사수파로 넘어온 것이다.
그들을 심판할 명분이 생겼고, 더불어 그들에겐 탈당이 최선의 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들의 책임론도 강력히 대두되고 있고, 기초당원제로 전당대회를 치루지 못함에 따라 전대의 승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괜한 시간을 허비하느니 하루 빨리 나가서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이 그들에게는 이익일 것이다.
참된 교훈 하나를 얻었다.
민주주의는 숫자에 의해 움직이지 않으며, 정치바닥 또한 그렇게 움직여가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근원은 국민과 의원들의 연결고리인 당원일 것이다. 축구에서 미드필더가 중요하듯이 정치도 허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당원이 중요한 것이다.
정당정치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싫증을 가진 국민보단 좀 더 적극적이고 정보우위에 있는 당원이 당을 대표하고 구성할 의원들을 잘 공천해야 할 것이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잘 홍보하고 설득해야 할 의무 또한 당원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개혁이 100미터 달리기처럼 금방 끝날 것만 같았지만 현재 정치개혁이라는 긴 마라톤의 중간도 끝도 아닌 시작점에 있는 것입니다.
쉽고 금방 끝날 것 같은 정치개혁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끝이 있는 시작을 선택한 것입니다.
개혁을 쉽게 포기하고 대세라는 현실의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될 것입니다. 민주당에서 나온 그 결단을 자랑스럽게 여긴 자신에게 쪽팔림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소수의 실천적 기간당원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심을 표합니다.
더불어 함께 속앓이를 하며 음지에서 고생하신 다수의 당원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