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기도 의왕시에 살고 있는 당원입니다.
생활인으로서 열린우리당에 참여하고 힘을 보태는 일이 일정한 한계가 있습니다만 나름 애정을 갖고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창당 발기인으로서 참여하기 시작하여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과 '100년가는 정당' 그리고 '지역구도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룩하는 정당'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꼬박꼬박 잊지 않고 당비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가 있을 때마다 대의원이 되어 참여했었습니다.
개혁국민정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하여 기여한 바는 없지만 마음을 보탠 기억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선자 시절 당사를 찾은 지금의 대통령께서는 '이제 여당하십시다.'라고 마음을 표현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준비하던 시기에 개혁당의 게시판에는 정동영이라는 유력한 정치인의 편지도 하나 올라 왔었지요. 당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정당을 만드는데 참여해 달라는 님의 호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결정하는데 그리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기간당원제는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최근 님의 지적처럼 열린우리당의 몰락은 기간당원제를 고수하던 일부 정파와 당원들의 탓이 맞기는 맞습니다. 이미 기성정치인들께서 상당히 고초를 겪으신 이유가 바로 기간당원제 때문인 것도 분명합니다. 당의 노선에 대하여 비판하는 당원도 있고, 의원나리들의 말씀에 순종하는 일이 사라졌으며, 당의 대주주이신 님이나 다른 계파의 수장들에게도 때로는 가혹한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의원님들이나 거대 계파에서 그것에 불편함과 반감을 표시하실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기간당원제가 당을 망쪼들게 만든 것은 분명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양대 계파의 수장이신 분들의 잘못이 더욱 크게 느껴지니 확실히 불충한 당원인가 봅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이렇습니다.
첫째, 당원이 주인되는 상향식 정당은 님이나 김근태 당의장이나 일체의 이의를 달지 않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정당의 의사결정구조를 대단히 민주적인 것으로 자랑삼으신 일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창당한지 불과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이라는 거대한 헛발질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총선이 끝나자 곧 기간당원제를 문제삼고 당원들의 비위를 상하게 만드신 의원님들이 많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정동영계가 압도적으로 많고, 김근태계도 있었습니다. 창당시 약속이 잘못된 것입니까? 아니면 당원들이 님들의 뜻대로 쉽게 움직여지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것입니까?
둘째, 창당을 하면서도, 총선에서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대단히 열심히 개혁을 약속하셨습니다.
당연히 당원들은 그런 말씀에 의지하여 열심히 표를 얻기 위해 뛰었고, 보탬이 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총선을 승리하였습니다. 총선이 끝나고 첫번째 의원 워크샵에서 님은 실용주의를 화두로 던지셨습니다. 국민들은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용주의란 항상 잊지 말아야될 중요한 덕목입니다만 그시점에서 실용주의란 말이 던지는 뉘앙스는 바로 개혁에 반대되는 개념처럼 들릴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개혁의지의 후퇴로 받아들인 국민들이 우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실용적으로 일을 해야 할 텐데 그런 용어를 강조하여 오해를 살 필요성은 무엇이었나요? 더구나 탄핵으로 신생정당에 너무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견제심리를 발동한 것도 실용주의라는 말이 상승작용을 한 것은 아닐까요? 핵심 지지층이 일부 이탈한 것은 분명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셋째, 총선이 끝나고 님들은 당의 헤게머니를 장악하시는데 분주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로 다른 계파를 제압하고 이기는데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당규를 고치려는 노력도 열중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참여율이 높고 응집도가 강한 구 개혁당 출신이나 노사모 출신의 당원들을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끼셨다는 측면에서는 정동영계와 김근태계가 의견이 맞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바로 유시민등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기존의 기간당원제로서는 당권을 빼앗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간당원제를 폐지하고 싶지만 너무 속이 보일까 염려하여 6개월이던 기간당원의 자격을 또 다시 2개월로 하는 경과규정을 도입하게 된 배경입니다. 차라리 유시민의 불출마 약속을 받고 기간당원제는 건드리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일로 인하여 당원으로 참여하던 열성지지자들이 당을 욕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원이 지지할 수 없는 정당을 국민이 지지할 리가 있겠습니까? 본격적인 지지률 하락의 시작이 이 때부터라고 봅니다.
넷째, 총선에서 몰락한 민주당이 거의 고사될 위기에서 염동연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난데없이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던 민주당을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열린우리당의 지지기반을 스스로 허물어내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봅니다. 그런 일이 열린우리당에 해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못하셨나요? 아니면 판단은 있었지만 제지할 리더쉽이 없었나요? 그런 해당행위를 막지 못한데서 열린우리당의 몰락은 예견되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님이 통일부 장관이 되고 김근태 당의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던 시기에 자리를 가지고 다투는 듯한 모습은 더욱 국민의 실망을 초래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양대계파에 속한 의원들이 대통령의 인사에 사사건건 시비를 하고 심지어 성명서까지 발표하는 일을 제지하지 못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오히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염두에 두고 부추기신 것은 아닌가요? 우리 국민의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그런 것을 민주적인 토론의 과정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원칙없는 난잡함으로 보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본격적으로 상실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여섯째, 지난 지방선거의 이야기입니다.
당당하게 독재자의 후예들과 부자를 위한 정치인들이 모인 한나라당과 정면으로 승부하지 못하고 비굴하게 표를 구걸하신 일은 도무지 국민의 신뢰를 받을 길이 없어진 계기였다고 봅니다. 왜 겨우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구걸을 해야 합니까? 반성을 한다고 하시면서 무엇을 반성하신 겁니까? 정치놀음에 빠져서 민생을 돌보지 못한 진정한 잘못은 숨겨두고 무엇을 반성하신 건가요?
개혁입법을 모조리 실패하고 한나라당에 끌려다니신 것은 반성하지 않고 '개혁한다고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하셨지요? 국민의 마음이 개혁한다고 해서 돌아선 것입니까? 오히려 아무런 개혁을 못하고 애매한 실용을 운운한 것이 핵심지지층의 이탈을 가속화한 것을 모르셨나요? 국민은 열린우리당이 개혁에 대하여 의지가 없어 보여서 외면한 것입니다.
일곱째, 사수파와 기간당원들을 강력히 비판하셨더군요.
대통령은 당의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하셨지요? 대통령이 당의 주인이 아니라고 하신 것으로도 기억합니다. 맞습니다. 대통령은 당의 주인이 아니죠. 공천권도 없고 선거자금도 조달하여 나눠주지 않는 대통령이 무슨 주인이겠습니까? 그냥 한사람의 당원일 뿐이죠. 그런데 님과 김근태 당의장 그리고 유시민 장관등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요?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이라면 여러분도 주인행세를 하셔서는 안될 것으로 봅니다만 의견이 어떠신지요? 저도 여러분만큼 논의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회를 주셨습니까? 어떤 의원들의 주장대로 선거마다 당원들이 경선에서 후보를 잘못 뽑아서 패배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면 전략공천 열심히 하시더니 그분들은 당선되거나 더 선전을 하셨던가요? 저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의견이 어떠신지요?
여덟째, 열린우리당은 이미 대통령이 좌우할 수 없습니다.
지금쯤에는 차기 주자들의 인지도나 지지율에 따라서 당의 지지율이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님들이 대권주자라고 열심히 당내입지를 넓히시더니 지금의 지지율은 어떻습니까? 그거 모두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형편없어서 인가요? 물론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영향이 없다고 부정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여러분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의 1/2도 안되는 현상은 무엇으로 설명하실 겁니까?
개혁도 못하고, 약속도 지키지 않으며, 진정성도 없는 행보가 여러분의 지지율에 정확히 투영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핵심 지지층이 점차 이탈하였지만 열심히 외치시던 실용주의의 덕으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탈하여 여러분을 지지하게 되기라도 했나요? 그것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지 않나요? 산토끼를 잡으려고 집토끼를 풀어놓아 잃어버린 모습이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아닐까요? 산토끼는 잡을 가능성이 본래 희박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기간당원제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국정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연정이라는 화두를 접한 국민과 지지층이 화들짝 놀아서 외면한 측면도 있습니다. 당이 안되는 모든 것을 여당의 의원들이나 계파의 수장들이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당원들도 대통령도 책임을 회피해서는 풀릴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기간당원제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당원들을 포용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못한 여러분들의 문제, 기간당원들의 의사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동원하고 구태를 유감없이 드러내신 여러분들의 문제, 지역기반이 없어서 선거법을 개정하기 전에는 전국에서 모두 2등밖에 못할 처지인데 선거법 개정과 지역구도해소에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서 대통령이 대연정을 제안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만든 여러분들의 문제는 결코 적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기간당원제를 폐지했고, 이제는 대통합을 본격 추진하시겠군요.
누구와 통합을 하실 수 있나요? 무엇을 위해서 통합을 하실 건가요? 통합을 하면 지금보다 분란이 줄고 뭔가 방향이 통일되는 정당을 만드실 자신이 있으신가요? 탈당 위협을 하셔서 결국 기간당원제를 폐지하는데 성공은 하셨는데 통합은 또 어떻게 이루실 건가요? 서로 전혀 맞지않는 구성인자들로 인하여 끝없이 헤게머니를 다투시더니 이제 더 다른 인자들을 끌어들여서 무엇을 만드실 수 있나요?
본래 강력히 지지하던 당원들조차 모조리 돌려세우시고 이제 누구의 지지를 받으려 하시는건가요? 누구와 무엇으로 거래를 해서 통합을 이루시겠습니까? 혹시 당원들의 기득권은 회수하고 님의 기득권은 더욱 확대 재생산하시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알량한 기득권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미 상실하였습니다. 님은 어떤 것을 내어놓으시렵니까? 당원에게 약속한 당권도 회수하셨고,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도 이미 물거품이 되었는데 무엇으로 앞으로의 정치여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모으실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