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히말라야 토끼,계곡 호랑이 무시는 안돼"
인터뷰① "심상정, 남 깔아뭉개는 우월감 버려야" 비판
2008.11.21ㅣ데일리서프라이즈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한미FTA 논쟁에 대해 20일 "토론을 하자고 하면서 상대방에게 '고해성사'를 요구하면 어떻게 토론이 되겠냐"며 "심 대표는 우월감을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심 대표의 첫 번째 글은 근거없는 우월감을 바탕으로 비난하기 위해 쓴 무례한 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20일 오후 경기도 아주대학교 다산관에서 특강하고 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이날 수원 아주대학교 다산관에서 열린 '리더의 조건' 주제의 특강에서 "심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답변과 문제제기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논점을 벗어나는 자기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유 전 장관은 기자에게 "강연 후 한 학생으로부터 '진보신당이 유 전 장관이 원하는 정당이 될 수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 정당의 당원이 될 욕구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며 '노-심 논쟁'을 언급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총선에서 진보신당이 3%대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를 받는 등 참패의 원인을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는 옳은데 국민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갈라섰지만 국민들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며 "비슷한 편을 끌어안아 국민의 지지를 늘려가는 정치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FTA 논쟁'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신자유주의의 구성 요건들을 설명한 후, 어떤 정치세력이 그 중 한 두개를 취한다고 신자유주의자가 되느냐고 개념 정의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이에 대해 심 대표는 두 번째 편지에서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며 "이게 무슨 토론이냐"고 반문했다.
유 전 장관은 "히말라야 사는 토끼가 계곡의 호랑이를 무시하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며 "그런 우월감으로 다른 정치인을 깔아뭉개는 식의 태도부터 고쳐야 국민과 잘 대화할 수 있고 당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 "FTA반대론자들은 거의 1년 반동안 활발하게 토론을 했다, 심상정 대표, 정태인 교수, 강기갑 대표 등 TV 토론만 해도 열 번은 넘을 것"이라며 "자기 주장을 할 만큼 했으면 진도를 좀 나가야 한다, 계속 그 얘기만 하고 있으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한미FTA 해법에 대해선 유 전 장관은 "아예 없던 것으로 하든, 추가협상을 하든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에서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을 하자고 하면 아예 없던 것으로 하든가 우리 쪽에서도 원하는 부문이 있으니 자동차 부문을 포함해 수정된 형식으로 다시 재협상 혹은 추가협상을 하든가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②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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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미네르바가 유언비어? 주가 3천장담 MB는?"
본보 인터뷰 ② "민주당 지지율 반토막, 예견했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현재의 경제상황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대외 여건이 어려워서 한국 경제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가 잘못해서 생긴 것도 있지만 지금 정권만의 책임도 아니고 불가항력적인 요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분통 터뜨리게 해놓고 협조해달라 해선 안돼"
유 전 장관은 이날 밤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향후 경제 전망과 관련해 "확실히 IMF때와는 다르다, 우리도 잘 해야 하지만 세계적 공조도 잘 이뤄져야 한다"며 "경제 불황이 길게 갈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유 전 장관은 "그러나 국제 금융 위기 전부터 환율에 개입하는 등 초기 환율 대응의 오류를 시인하고 앞으로 반복하지 않겠다고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며 "지금처럼 두루뭉술한 태도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의 지적 때문은 아니겠지만 페루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면 안 된다. 가만 놔둬야 한다"며 느닷없이 불개입원칙을 천명했다.
유 전 장관은 "이 대통령이 비유했듯이 집에 불이 났을 때 불 끄는데 협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대통령부터 협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 건드리고, 사람 쫓아내고, 노동조합에 대해선 거의 협박수준으로 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이 모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리더이고 대통령의 책무는 국민들이 합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사람들이 자꾸 원한을 만들고 국민들을 분통터지게 하면서 남의 일 얘기하는 것처럼 '힘을 모으라'고 설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권력을 절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 중심으로 국민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옹졸하고 편향돼 있는 이념적 태도나 권력 사용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태평성대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이 대통령이 스스로 비유했듯 집에 불난 상황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동원해야 하는데 식구들 쥐어박아가며 불 끄라고 하니 불을 끄겠냐"며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말이 유언비어? 주가 3000갈거라던 MB말은 뭐냐?"
최근의 미네르바 신드롬에 대해 유 전장관은 "그의 주장이 터무니없고 논리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 아무런 반응도 없었을 것"이라며 "상당 부문 맞으니까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그는 또 "미네르바의 말이 유언비어라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주가 3000 갈 것이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뭐냐"며 "미네르바는 나름의 경제학적 근거도 있고 데이터도 제시했는데 이명박 대통령 주장에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한 때 유 전 장관이 미네르바라는 설이 인터넷상에 떠돌았다"고 전하자 "내가 아닌 것 알지 않느냐"며 "나는 그만한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경제예측은 경제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제시하지만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며 "논쟁과 토론을 하는 가운데 진리를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지율 추락, 이미 예측했던 일"
민주당이 한자릿수 지지율로 급추락한 것과 관련 유 전 장관은 "나는 이미 예측했다"며 "염동연 전 의원에게 이런 식으로 옛민주당과 통합하면 지지율이 반토막 날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 방해하는 사람도 없이, 원하는 대로 단일 정당을 만들었고 그 후 전혀 성찰이 없었다"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지 국민들은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정당은 어떠한 가치를 지향하는지 보여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영화에서의 페이드 아웃처럼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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