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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임 교사의 편지…"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경상도민 | 2008-12-11 16:07:23 | 조회 6916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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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짓밟지 말자고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한 해임 교사의 편지…"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2008.12.11ㅣ프레시안

 

 

지난 10월 14~15일 치러진 일제고사를 원하지 않는 학부모, 학생에게 체험 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한 교사가 자신의 심정을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서 누리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11일 오전 자신을 이번에 해임 통보를 받은 교사 '최혜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쓴 '해임을 앞둔 마지막 글'이 게재되었다.

 

이 글에서 최혜원 씨는 "당당히 싸워서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이 자리까지 와서 가슴이 아프다"며 "2월에 아이들 졸업식에 함께하지 못할 것 같아 (어머니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썼다"며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최 씨는 자신이 쓴 '어머니들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에서 "어제(1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며 "교직에 발 디딘 지 이제 3년, 해마다 만나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하루하루 감사하던 나날이었는데, 이제 서울시교육청이 제 아이들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서 "옳지 못한 것에는 굴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이를 앙 다물고 버텼는데 너무 이 시대를 우습게 보았다"며 "시대에 배신당한 이 마음이 아주 사무치게 저려온다"고 심정을 밝혔다. 최 씨는 "아이들 앞에서 떳떳하고 싶어서, 더 이상 서로 짓밟고 경쟁하지 말자고 말해주고 싶어서 조용히 살지 못했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씨는 "아이들 서른둘 얼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 눈물이 쏟아진다"며 "아이들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던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눈물을 삼킨다"며 교단을 떠나는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 씨는 마지막으로 학부모에게 "적어도 더러운 시대에 굴하지 않은 가슴 뜨거운 한 사람 있었다고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최 씨의 글은 오후 2시 현재 3463건의 추천을 받으려 누리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누리꾼의 2000건이 넘는 댓글을 통해 "선생님의 당당한 용기를 존경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교단을 지키라" 등의 격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최 씨를 비롯한 파면, 해직 통보를 받은 교사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시부터 기자 회견을 진행 중이다.

 

▲ 9일 오후 일제고사를 반대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

서울시교육청 에서 전교조서울지부회원들이 징계규탄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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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혜원 씨가 아고라에 올린 글 전문.

 

 

해임을 앞둔 마지막 글

 

처음 일제고사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고민할 때부터, 아고라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통해 많은 격려를 받아왔는데 당당히 싸워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음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내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조퇴를 쓰고, 한 시에 있을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시 교육청으로 가야해요. 징계 통보를 받을 방학 전까지는 아마, 학교에 나갈 수 있겠지만 방학을 하고 난 2월, 그리고 아이들 졸업식에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잠도 오지 않는 이 밤에 마지막 편지를 썼어요.

 

쓰면서, 울면서, 그렇게 편지를 다 쓰고,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아이가 뉴스를 보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어어엉 하며 전화기를 붙들고 큰 소리로 울어버리더라구요.

 

'그래, 난 당당해.'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아.' 하고 억지로 참았던 울음이, 그 아이 울음소리에 그만 터져나오고 말았어요.

 

"선생님 우리 그럼 헤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졸업해도 나는 선생님 찾아갈려고 했는데... 그래서 중학교 가서 교복 입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아, 어찌해야 하나요. 내일 학교에 가서 아이들 얼굴을 어찌 봐야 할까요.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머님들께 드리기 위해 쓴 마지막 편지 올려봅니다.

 

 

어머님들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처음 아이들을 만나던 날이 생각납니다. 혹시나 첫 날 만났는데 교실이 어지러울까 전날 아이들 만날 교실에서 정성껏 청소를 하고 꿈에 부풀어, 가슴 설레이며, 아이들 책상 위에 꽃을 올려두었지요. 음악을 틀고, 추운 몸을 덥혀주려고 정성껏 물을 끓여두었습니다. 하나, 둘, 자리를 채운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앞에 두고 저는 '인연'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었어요.


너무나 소중한 인연이라고, 억 겁의 인연이라고... 그렇게, 처음 만났고, 이 좁은 교실에서 일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먹고, 뒹굴고, 한 몸 같이 지내던 시간. 그 시간들을 뒤로 하고 이제 눈물로 헤어져야만 하게 되었음을 전하는 지금 제 마음을 차마 이 몇 글자 속에 담아낼 수가 없네요.

 

어제 오후, 저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교직에 처음 발 디딘 지 이제 3년. 해마다 만나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만약 신이 계시다면, 내게 이 직업을 주셨음에 하루하루 감사하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서 이제 서울시 교육청이 제 아이들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해임의 이유는 성실의무 위반, 명령 불복종이랍니다. 제가 너무 이 시대를 우습게 보았나 봅니다. 적어도 상식은 살아있는 곳이라고, 그렇게 믿고싶었는데. 옳지 못한 것에는 굴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이를 앙 다물고 버텼는데, 시대에 배신당한 이 마음이 너무나 사무치게 저려옵니다.

 

'그러게 조용히 살지.' 왜 그렇게 살지 못했을까요? 이 아이들 앞에서 떳떳하고 싶었어요. 학원에 찌들어 나보다 더 바쁜 아이들에게, 시험 점수 잘못 나올까 늘 작아지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우리 서로 짓밟고 경쟁하지 말자고 우리에게도 당당히 자기 의견 말할 권리가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후회하느냐구요? 아니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양심있는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나도 잔인하고 폭력적이었음을 새삼 깨달으며,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명령에 복종하며 바닥을 기기보다는 교육자로서 당당하게, 양심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럼에도 다시 후회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 폭력의 시대를 알아보지 못하고 조용히, 입 다물고 살지 못하고 이렇게 무력하게 아이들을 빼앗기는 이 모습이 가슴이 터지도록 후회스럽습니다.

 

울고, 웃고, 화내고, 떠들고, 뒹굴며, 늘 함께했던 아이들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던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저 먹먹한 가슴 부여잡고 눈물을 삼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이들 서른 둘 얼굴이 하나하나 눈 앞을 스쳐 지나가 눈물이 쏟아져 화면이 뿌옇습니다.


이렇게 아끼는 내 자식들을 두고 내가 이곳을 어떻게 떠나야 할까, 졸업식 앞두고 이 아이들 앞에서 하얀 장갑을 끼고 졸업장을 주는 것은 저였으면 했는데... 문집 만들자고, 마무리 잔치 하자고, 하루종일 뛰어 놀자고, 그렇게 아이들과 약속했는데... 죄송합니다.


이렇게 떠나야만 하는 마음, 꼭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더러운 시대 앞에 굴하지 않은 가슴 뜨거운 한 사람이 있었다고, 그렇게 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한울미르반 담임 최혜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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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파면해임, 서울시교육청
덧글쓰기 | 전체글 8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담지  

..................... 선생님이시군요, 살아 숨쉬는, 박제되어 있지 않은, 진정한 선생님이십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지금은 이 말씀밖에 드리지 못하지만..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최 혜원님...
08-12-11

시원  

당신은 진정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십니다
시대가 옳지 않음을 강요할때 아니요! 라고 용기있게 말할수 있음이 존경스럽고 고마울뿐입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당당히 싸워 주세요 그리고 인간사 "세옹지마"입니다
더 좋은 길이 열릴 것입니다
부단히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사시면 시대가 필요로하는 큰 나무가 될것입니다
08-12-11

그림자정부  

존경하는 최혜원 선생님 !!!
님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살아갑시다..
08-12-12

몽키D루피  

제대로 된 가르침을 주는 진정한 스승이네요 ~~!!
08-12-12

경상도민  

진행 : 고성국 박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출연 : 서울 길동초등학교 최혜원 교사
[제목] : 해임통보 교사 "너희들 때문에 내가 잘렸다고 대답해야 하나요?"

http://www.cbs.co.kr/radio/pgm/board.asp?pn=read&skey=&sval=&anum=1254&vnum=316&bgrp=4&page=&bcd=007C055E&pgm=1383&mcd=BOARD2&pcd=board
08-12-13

Mephisto  

혜원쌤 글을 여기서 보다니...

결국 이렇게 된거야?
08-12-13

청초  

아이에게 강요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만 일제고사와 선생님들의 징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가능하면 23일 체험학습을 했으면 좋겠지만 결과는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일제고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본인의 아이나 친인척들 중에 서울지역 중2,중3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권하는 것은 어떨지요? 몇 일 남지 않았네요. 얼마나 일제고사를 거부할지 조바심이 나네요.
08-12-19

gs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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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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