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己丑年) 정월 초하루,
맑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이곳 태백산 천제단에 오른 까닭은
올 한해 시민광장의 소망을 하늘에 고하고
하늘과 땅을 가르는 경계선에 서서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기 위함입니다.
하늘이 양이고 땅이 음이라면
하늘이 체(體)이고 땅이 용(用)이라면,
그 둘이 어떻게 살을 섞어
이 세상을 창조하고 변화시키는가?
황극경세서에 이르기를
세상을 움직이는 두 축은 전체성과 순환이라 했습니다.
일본지만수(一本之萬殊)요, 만본지일본(萬本之一本)이라,
'하나 속에 일만 개의 전체가 들어 있고
일만 개의 전체도 다시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일위만분(一爲萬分)이요, 만복귀일(萬復歸一)이라,
'하나는 만 개로 나누어지고, 만 개는 다시 하나로 돌아온다'
전체와 하나는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뜻입니다.
시민광장 회원이 현재 10,000명이라 하나,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시민광장이며
앞으로 100,000명이 된다 해도
시민광장은 영원히 하나입니다.
어제의 나무가 오늘의 나무가 아니듯이,
내일의 시민광장이 오늘의 시민광장이 아니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모든 조직은 점점 경직되고 변화를 싫어합니다.
이는 과거에 해왔던 방식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변화를 부자연스럽게 여기는 습관 때문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고서는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제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 해도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거대한 폭풍도
처음에는 가벼운 미풍으로 시작됩니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흥망성쇠를 겪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변화하였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서입니다.
생각을 바꾸고,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변화를 촉진시키고,
나태함과 권위주의를 막고,
평상심과 균형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하늘이시여!
항상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시민광장 회원 모두에게 주십시오.
역사적으로 위대했던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고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입니다.
창조는 소유가 아니라 베풂이며,
이기주의가 아닌 이타주의의 영역입니다.
말만 앞세우는 것은 몸으로 행동하는 것만 못하고
몸으로 행동하는 것은 마음을 다하는 것만 못하다 했습니다.
입으로 말을 앞세우면 사람이 듣고서 알지만,
몸으로 행하면 보고서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유시민을 믿고 사랑하고
유시민을 위해 스스로 어려움과 부담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안도현님의 시처럼
비록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더라도
온몸을 태워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연탄 한 장이 되게 하십시오.
나를 산산이 으깨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길을 만들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