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보건복지부 홈피에 올려야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공무원들이 모를 리도 없고 해서 여기에 올립니다. 유장관님은 바쁘시겠지만, 보좌진들이나 지인들 누구라도 좀 진지하게 검토해 보시라고 건의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 땜에 안 그래도 바쁜 유장관 눈코 뜰 새가 없으리라 짐작합니다. 대책 세우기가 만만치 않지요?
각설하고 한 가지 제안합니다. 우리도 미국처럼 WIC 프로그램 제도의 도입을 서둘렀으면 합니다. WIC란 Women, Infants, and Children의 약자입니다.
아래는 이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미 농무부(USDA - 여기에 우리로 따지면 식품위생과 정도에 해당하는 Food and Nutrition Service가 속해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여기에서 관리합니다)의 관련 홈페이지입니다. 꼭 참고하세요.
사실 이 제도에 대해 유럽에서 공부한 바 있는 유장관이 유사한 제도를 봤으리라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립니다.
이 제도의 취지는 저소득층 유아와 아동, 그리고 임산부와 산모들에게 최소한의 영양과 필수 예방접종을 국가와 주정부가 제공해서 이들이 노출될 수 있는 더 큰 보건상의 위협을 예방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위험도 줄이자는 것입니다. 잘 먹지 못해서 허약한 유아나 어린이들이 질병에 쉽게 노출되면, 결국 일반 아이들에게까지 전염되거나, 그 피해가 미치게 되는 거고, 이는 궁극적으로 나라 전체의 손실이 되기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거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일정 소득 이하의 가구에 유아,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나 산모(수유중인 산모)가 있을 경우에 분유(모유 수유를 하지 않을 경우), 우유, 치즈, 달걀, 쥬스, 시리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바우처(쿠폰 같은 것)를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들 식품은 각 제품군 중 가장 기본적인(따라서 대체로 가장 저렴한 것들) 것들만 제공되는데, 우리 돈으로 따지면 한 달에 약 10만원 남짓 정도 될 분량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 한 명 당 우유를 한달에 12리터 이상(갤런짜리 4개 이상), 달걀 24개 정도, 치즈 두 팩, 시리얼 2~3통, 땅콩버터 1캔, 쥬스 2~3통 (1통에 약 1.2리터 정도) 등을 제공하지요.
사실 이 제도는 우리 식으로는 보건소에 해당하는 각 지역의 헬스서비스 센터에 신청하고, 상담하고, 승인되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3달에 한번씩 석달치 바우처를 제공하되, 달별로 쓸 수 있는 바우처를 구분해서 제공하지요. 6개월에 한번씩은 자격이 되는지를 재검증하며, 이 때 간단한 아동의 신체발달 정도 점검도 이루어집니다. 예방접종이 필요한 시기에는 무료로 예방접종도 해 주지요. 전염성 질환 뿐만 아니라, 수두, 홍역, 볼거리 등에 대한 예방 접종도 함께 이뤄집니다.
이 제도는 수혜자의 국적을 따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많은 한국 유학생 부부들이 이 제도의 혜택을 보고 있는데, 물론 자식 사랑이 남다르고(?), 부유한 한국 유학생들 중에는 이 바우처들로 살 수 있는 제품들이 너무 '기본품(?)'이라고 이 제도의 수혜자를 스스로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긴 합니다.
제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수많은 한국 고급공무원(사무관 이상)들이 미국에 국비 연수를 나오기에 이 제도의 시행을 잘 알고 있으며, 미국에서 학위를 한 수 많은 경제학 박사를 비롯한 대학교수들이 이 제도의 직, 간접적인 수혜를 받았을 것으로 짐작됨에도 불구하고, 이와 유사한 제도조차 우리는 도입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제 경우 실제로 한국에 있을 때, 아이의 분유값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혼합수유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도 말이지요. 아이가 어릴 때 유학을 나왔습니다만, 유학 온 이후로는 적어도 분유값, 우유값 걱정은 안해도 되더군요. 외국인으로서, 미국 정부에 가장 고마움을 느낄 때가 바로 WIC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을 때였습니다.
이 제도의 수혜가 될 수 있는 최저소득 기준은 주마다 조금씩 다를 겁니다. 제가 있는 곳은 3인 가족의 경우 연간 소득이 2천만원 이하 정도면 해당되는 것 같더군요. 대부분의 유학생들을 비롯, 소수인종이나 학생 부부, 실직자 등은 이 제도의 수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도입해야 할 제도 아닐까요?
아, 사족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분유는 일부 극성스러운 한국 부모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씨밀락이나 'Enfamil'입니다. 과거에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씨밀락'만 줬는데, 요새는 Enfamil도 살 수 있지요. 참고로 씨밀락 보다는 Enfamil이 조금 더 비싼 편입니다...
이 둘 다 미국에선 가장 '스탠다드'한 분유들입니다... 이거 못 먹여서 안달인 한국 부모들이 있다는 소리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