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의도적으로 섹시하게 달아보았다. 두렵기도 한 것이 제목만 보고 비난을 하거나 동조를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나에게 유시민을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난 한마디로 글의 제목처럼, '다시는 유시민 같은 사람이 정치권에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혹은 '유시민 같은 사람이 정치권에 필요 없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 라고 나는 말을 한다. 뭐 이 정도면 무슨 말인지 다 알아 들었겠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 때문에 부연설명 좀 해 보겠다.
나는 탄핵에 분노하여 유시민이란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 후 정치 카페나 사이트에서 주로 활동을 하며 유시민의 활약상에 완전 매료가 되었다. 쉽게 말해 워낙 말솜씨가 좋아 상대방을 보기 좋게 넉다운시키는 그의 카리스마에 열광을 한 것이다. 탄핵 정국과 국회의원 총선 때 유시민의 활약은 정말로 대단 했다.
그 후 총선이 끝나고 탄핵이 기각되면서 나는 유시민이 주창했던 정치개혁, 정당개혁에 빠져 들게 된다. 그 전에는 그저 한나라당 저격수로 카타르시스만 느꼈을 뿐인데, 그가 주장했던 정치적 소신은 한나라당 박멸은 아니었다. 2003년 국회 상임위에서 국회를 파행시키고 상임위를 점거한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로 홍준표 의원과 언쟁 중에 한 말은 사실이지만 그의 정치적 소신에 한나라당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의 정치적 소신은 분명 했다. 한국정치의 병폐는 모두 부패한 정당 구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의 개혁없이는 정치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당원이 당비를 내고 후원을 하여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으로서의 유혹을 떨쳐버리게 하고, 그 대신 당원이 주인이 되어 정치인들을 키우고 공천을 하는 당이 나타나야 정치가 발전을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당의 궁극적인 목표가 정권창출이라지만 오로지 정권창출만을 위해 정당민주화 없이 민주주의를 외치는 기형적인 정당조직이야말로 한국정치의 암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개혁당 시절의 유시민
그리하여 그는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하고 열린우리당과 대통합을 통한 정당개혁을 시도하였지만, 열린우리당내 다수 계파, 이른바 중도 실용주의 계파의 벽에 부딛쳐 현재까지는 온전한 뜻을 이루지 못한것 같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싸움꾼, 투사, 사가지 등의 이미지는 엄청나게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진정한 지지자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이미지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고 유시민도 그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나는 그 전에 100토 사회자로 어렴풋이 그를 알고 있었지만, 과거 그의 이력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 온 선비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팬카페를 통해서 과거 그의 민주화 운동 경력이나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 베스트 셀러작가,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소이유서를 그 즈음에 처음 읽게 되었고, 우리의 점철된 한국현대사의 아픔과 한 청년의 고뇌가 단어 하나 하나에, 아니 한 글자 마다 마다에 다 스며들어 있는, 내가 본 글 중 최고의 명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청소년 권장도서가 되어 있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을 읽었고, 그 책을 읽고 누군가가 했던 말처럼 '내가 그 책을 청소년기에 읽었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라는 말에 깊이 공감을 하고, 그 후 그의 저서인 'WHY NOT?',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이야기',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등을 탐독하면서 정치인 유시민이 아닌 인간 유시민에 흠뻑 빠져 들게 된다.
내가 글 제목이나 서두에 유시민 같은 사람이 다시는 정치권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라고 쓴 이유가 인간 유시민에 흠뻑 빠져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을 처음부터 좋아했던 사람들은 인간 유시민을 좋아했다가, 정치에 뛰어 들면서 갈등이 있었고, 여전히 정치인 유시민을 좋아하거나 조용히 예전의 글쟁이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팬과의 만남에서 사인해 주는 유시민
물론 나 역시도 글쟁이 유시민을 지금 더 좋아한다. 그렇다고 정치인 유시민을 싫어한다는 말이 아니다. 물론 그가 말도 논리적으로 잘하기도 하지만 그의 글은 말보다 더 논리정연하고 깊이가 있고 또 해학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유시민같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나타나지 말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분명히 있다. 유시민 같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뛰어 들지 않아도 될 정치계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유시민 같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뛰어 들 일도 없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의 글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 때의 유시민
현재 우리나라 정치는 불행하게도 그런 국민들의 행복할 권리까지고 빼앗아 가는 곳이다. 그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 바로 유시민인 것이다.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지금 여러가지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유시민이 내려야 할 것이다.
다만 사석이던 공적인 자리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면 옛날의 유시민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돌아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하던 일 마무리 짓고 돌아오라는 말이다.
나는 그에게 2005년 4월 전당대회에서의 연설을 되새겨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비록 2~3분 정도의 짧은 연설이었지만 그의 정치적 목적이 다 함축되어 있는 명 연설이었고 지금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것을 이루고 돌아 왔을때 다시는 유시민 같은 사람을 잠시나마 잃는 아픔도 없을 것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유시민은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다시는 유시민 같은 사람들이 정치계에 필요가 없도록 지금 정치를 하고 있는 유시민이 희생이 되어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유시민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우려를 무릎쓰고 정치계에 입문한 유시민의 도리일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유시민은 그의 정치적 소신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의 정치적 노선은 완료형이 아닌 진행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