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제>
요즘 우익 사이트는 완전 대선주자 경쟁 일색이다.
하긴 이번을 놓치면 향후 또 십년은 OTL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대전을 눈 앞에 두고 있으니 그들의 때 이른 과열을 탓할 일은 아니겠다. 문제는 구경하는 재미가 하나도 없다는거..ㅎㅎ
제목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다 알 것 같고 내용은 읽고 싶은 호기심조차 일지 않으니 마음에 있는 거와 없다는 건 엄청난 차이란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데 이런 자세 참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둘러는 보는데 대부분 제목만 보고 돌아 나온다. 만일 저들 중 누군가 정말로 우리나라의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그때도 난 지금처럼 무심할 수 있을까... 그런 얄궂은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각자의 진지를 털고 나온 박빠와 명빠들의 지지배배 합창을 보노라면, 나도 명색이 유빠로서 그들이 각각 지지하는 사람에 대한 열망엔 어떤 진정성이 담겨 있을까 궁금하긴 하더라고.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여권에 외부인사가 들어와도 대표주자가 되긴 힘들 것이라고. 이유는 그와 함께 뛸 사람들에게 그와 함께 한 히스토리가 전혀 없기 때문이란다.
즉 정치권은 정치인과 지지자 사이에 시간과 함께 구축되어 온 고통과 역경, 그것을 넘어 선 믿음과 공감대의 뿌리 없이는 충성도를 바라기 어렵단 뜻이겠다. 어차피 난 이런이유 외에도 외부인사가 여권의 대표주자가 되리라곤 1%도 믿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히스토리, 이거 매우 중요하고 어쩌면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유빠를 자처하는 이유가 어느날 갑자기 한 눈에 반해 미친듯이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 사람과 함께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갖게 된 끈끈한 의리(^^)와 신뢰 이건 한 방에 무너지는 모래성이 아니다. 이야기가 살아 있는 단단한 뿌리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지가 쉽게 흔들릴 수 있을까.
내가 알기로 광적(ㅎ)이라고 소문난 유빠들은 대략 이런 과정을 거쳤지 싶다.
무언가에 도전할 때 마다 함께 나누고 싶었던 꿈, 함께 피우고 싶었던 꿈들이 있었기에, 때로 넘어지고 때로 괴로웠어도 결코 좌절하거나 무릎꿇지 않게 하는 다부진 바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들을 잊을 수가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박빠나 명빠들에게도 그들이 각각 지지해 마지 않는 주자들과 서로의 희망을 확인할 만큼의 교감과 나눔의 기회가 있었을까 궁금하다.
함께 도전한 경험, 고통, 희망의 스토리가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들간의 신뢰의 뿌리는 매우 얕다는 결론까지 자연스레 가게 되더라만.
물론 그들에게 물어보면 나름대로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형성된 이야기가 있을 것이며, 나름대로 거름이 된 역경이 있었을 것이며, 나름대로 희망을 품게 된 과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만이 아닌 일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만큼의 의미인가를 생각해 보면, 결코 그 만큼의 신뢰와 그 만큼의 열정과 그 만큼의 진심을 다할 만큼의 감동적인 교감 스토리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오로지 넘어진 십년을 다시 세우려는 단일한 목적하에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그 두 사람에게 보수란 이념의 희망을 무작정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파고 들면 들 수록, 검증하면 할 수록 그둘에겐 도덕적이든 공적이든 사회적이든 치명적인 약점이 매우 많다.
그들 스스로 그것을 잘 알면서도 단지 문제가 되지 않기만을 바라는 희화된 가식적인 지지,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성공해서도 안되고 이미 성공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은 항상 쏠려다니지만은 않는다.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엔 역사적인 대의와 시대적인 명분, 순수한 가치와 비전, 개인의 능력, 이 모두를 고려한 최상의 판단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빈둥빈둥 놀면서' 거저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그들 중 하나가 살아 남아 주자 대 주자로서 한나라당 밖의 상대를 만나게 되면, 본격적인 검증의 시간과 함께 그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환상적인 행복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게 뻔하다고 감히 확신한다.
아무리 경제란 말에 깜빡 고개 숙이는 현실이라곤 하지만, 그 어느 시대에나 진실과 정의와 진정한 사랑의 마음은 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린 이미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있다고 믿는다.
실현 가능한 비전과 실현해야 할 가치를 적절히 잘 조합하고 추진할 수 있는 역동성을 가진 깨끗한 누군가 나타난다면, 그들이 지금 코웃음 치고 있는 우리들의 반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물론 일당 백을 하겠단 각오가 필연적으로 뒤따라야겠지만.
그러니 누구이든 우리와 충분한 시간과 경험을 통해 단단한 교감과 희망을 나눈 히스토리의 주인공을 찾아 나서 보자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