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컴 앞에 앉을 시간이 없어 진지에 접속을 못하다 이제사 들어 왔더니 시민토론방이 화끈했네요. 지금은 열이 다 식었을 텐데... 글들을 쭈욱 읽어보다 저도 한마디 하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ㅎㅎ~
급질문님? 며칠 전부터 닉이 보인다 싶더니 오늘은 예사롭지 않군요. 먼저 자신을 지칭할 때 '본좌' '본좌' 하는데 이 말이 저는 웃음을 짓게 하네요. 왜 웃음을 짓게 하는지 묻지는 마시고 하여간 좀 그렇네요.
지역모임 등에서 여러 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급질문님 같은 분들) 꽤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이념을 지지하느냐, 인물을 지지하는냐고 논쟁을 유발시키는 사람들 말이죠.
노사모 회원이면서도 이런 사람들 참 많아요. 자기는 노무혀니즘을 지지하지, 노무현 개인을 지지하는게 아니다. 그러니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지지라면 동의할 수 없다 라면서.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도 그런 이들이 지지한다는 노무혀니즘이란게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 사람들이 꼭 노무현의 열렬한 지지자들을 죄다 인물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몰아버리죠.
얼마 전 지역 모임에서 약간의 언쟁이 있었습니다. 제가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운동에 집중하자고 말하였더니, A가 (편의상 'A'로 칭하죠) 말하길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하라고 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거냐? 국민여론 대다수가 지금은 개헌이 필요치 않다고 하는데 왜 개헌홍보를 해야 하는 거냐?" 라고 언성을 높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너는 그러면서 노사모는 왜 하는데?" 했지요. 그랬더니 A가 말하길 자기는 노무혀니즘을 지지하지 인물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라고 하더라구요. A의 평소 성향은 이라크 파병 반대, 한-미 FTA 반대... 뭐 이런 식이죠.
A가 내세우는 이념이란 실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쪽을 선택하는게 아닌가 여깁니다. 이런 경우 시시각각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이 달라 집니다. 지금은 이 사람을 지지하지만 어떤 것이 마음에 안 들면 또 다른 사람이 내세우는 쪽으로 향하다가 그 사람을 지지하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그런 모습을 보입니다.
이념이냐, 인물이냐...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인물'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대선국면이라면 더더욱 인물이지요. 그가 가진 이념이 어떻고 저떻고 분석하려 들면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질 못합니다.
인물 속에 모든 것이 담겨있고, 인물이 그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그 인물이 살아온 인생 행로가 웅변해 주고 있으며, 인물을 보면 지성, 감성, 이성 그리고 연민까지 그대로 드러납니다.
어딜가나 빼어난 인물, 눈길을 사로잡는 인물은 있습니다. 제 아무리 좋은 이념을 내세워도 그 이념을 담아내는 인물이 변변치 않다면 (소위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중에 흔하죠) 말짱 헛것입니다.
칼 마르크스의 저서 가운데 이런 글귀가 있는데 제가 아주 좋아하는 말입니다.
"역사라는 기차가 세월의 굽이를 돌 때마다 얼마나 많은 이론들이 창 밖으로 저 멀리 튕겨져 나가는가!"
모든 것은 과정이고 변화하고 있고 모든 제도, 모든 이데올로기도 역사적으로 일시적입니다. 그러나 인물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물입니다.
여기까지.. 어설픈 저의 인물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