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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돌려 보내 말어!
폐인(嬖人) | 2007-03-29 16:06:18 | 조회 1466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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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채널을 돌리다가, 폭폭 김이 나는 찜통에서 고구마를 꺼내 뜨거뜨거~하는 손가락으로 반을 쪼~옥 갈라 노오란 속살을 보여 주며, 얄밉게 입에 넣는 호스트의 유혹질에 못 견뎌 전화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고구마를 입에 넣은 쇼핑호스트의 맛있어 미치겠다는 표정과, 말이 필요없다며 쑤욱 내미는 엄지는, 홈쇼핑을 할 때마다 느끼는 괜찮을까의 불안감을 상당히 희석시켜 주었고, 까짓 고구마 '왠만하면' 쪄먹든, 구어먹든, 튀겨먹든, 날것으로 먹든 방법이 오만가지인 식재료이니 별 걱정할 건 없겠다 싶었습니다.

 

지금 그 환상의 고구마 '왠만하면'도 안되어 고민중입니다. 해보다 해보다 날것으로 씹고 있는 중인데, 보관자랑은 왜 했는지 어떤 특별한 방법으로 보관을 했길래 질기기가 고래심줄(실제 밑둥엔 심도 들었다)같고, 물기는 어디로 숨겼는지 퍽퍽하기가 종이장 씹는거 같고(좀 과장해서)... 암튼 가운데 손가락이 절로 나오는거 있죠. 저걸 돌려보내 말어!

 

그래도 홈쇼핑은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 주고 있으니까 지나치게 흥분할 것은 없겠네요. 억울하면 기한내에 돌려 보내든가, 귀찮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고래심줄 삼아 씹든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은 내게 있으니 말이죠.

 

아, 근데 지금 뭔 얘기를 하고 싶은 거였더라. 그니까 꼭 보기 좋은게 먹기 좋은건 아니더라는 겁니다. 

 

홈쇼핑 측의 반드시 팔겠다는 목적과, 그것을 돕는 카메라의 교묘한 기술과 화려한 조명빨에, 실제론 마른 무말랭이 같은 맛을 내는 그것이 촉촉한 수삼처럼도 보이고, 호스트의 입맛엔 맛있어 죽겠다는 그것이 내 입맛엔 한대 때려 주고 싶은 맛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맞아요. 혹시나 했다가 또 속았어요. 저렇게 맛없는 걸 우찌 그렇게 맛있게 먹냐. 참 재주도 좋당~

 

바야흐로 세일의 계절을 맞은 정치인들도 바쁩니다. 판매전략도 가지가지입니다.

 

대화통로를 놓아 두고 돗자리 깔고 단식하면서 '날 좀 보소'하는 것도 세일행위나 마찬가지죠. 이 부류는 지금 노점영업중입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을 내보이기 위해 길거리에 나 앉는 것 만큼의 효과적인 홍보수단도 많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이 불황기에도 일단은 보아는 줄테니까요. 이왕한거 머리까지 밀어야 컨셉이 완성되는데 그건 왜 안했나 모르겠네요. 어정쩡해 보여~.

 

홈쇼핑의 세트장이 노상으로 대체되었고, 팔 물건은 반FTA, 구체적인 홍보수단은 단식, '여러분 나를 사세요오오오~'. 반FTA가 안 팔리면 물건은 또 얼마든지 있어요. 반개헌, 반노무현, 반XXX... 등등등.

 

그러나 팔린다는 보장은 못하겠네요. 언로가 막힌 것도 아니고, 누가 입을 막는 것도 아니고, 산통을 깨자는게 아니라면 갑자기 왜 저러나 말이죠. 자꾸 돌변들을 하니까 불량품 아냐? 의심이 든다 말이죠. 한번 속지 두번 속겠나.

 

이렇듯 조금 처량하게 자신을 파는 부류와는 달리 아예 홈쇼핑처럼 B급 전략을 택해 총천연색으로 치장하고, 카메라 돌리고, 조명 터뜨리고, 음악 때리고, 떠들썩하게 판매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뽀다구 나는 규모, 전국 각지의 조직 가동, 호난 내외빈 인사 초청 등으로 한마디로 여러사람 석죽이겠다는 전략이죠. '잘봐. 나 바로 이런 사람이야. 뭔가 있어 보이지. 음하하하하하~~'. 근데 결정적으로 조명빨이 안받는다나 뭐라나~. 딱 맞추기 참 어렵죠.ㅎㅎ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팔든 거짓말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쇠심줄 같은 저 고구마를 어찌 그렇게 맛있게 먹느냐고. 카메라와 조명은 어찌 그렇게 맛있게 비추냐고.

 

그래두 홈쇼핑은 반품이나 시원시원하게 해주죠. 정치인은 한번 구매하면 반납도 어려우니, 괜히 이런 저런 '빨'에 속아 사면 대략 낭패겠다 그런 얘기되겠습니다.~

 

이상은 쇼핑의 실패에서 얻은 생활의 지혜였습니다. 진지님들 즐거운 오후 되세엽~

     

덧글쓰기 | 전체글 9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온새미로  

수시로 건강체크 하는 걸 보니 죽지는 않겠네....
몸만 다이어트 하지 말고,

머리도 다이어트 좀 하지...
너희들끼리 복잡하게 만들어서 그렇지 국민들은 심플한 것을 좋아한다네...
07-03-29

선아  

고구마는 참 맛있어 보이는데 저두사람은?????????????????
07-03-29

^^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고구마 튀김 해먹으면 어떨까요?
고래심줄이라도 180도 정도의 기름에 튀겨지면 '나 고래심줄 안할래' 할 것 같거든요. 또 튀김은 물기없이 바삭거려야 하니까 퍽퍽한 것도 먹어줄만할 것 같은데요.

<이왕한거 머리까지 밀어야 컨셉이 완성되는데 그건 왜 안했나 모르겠네요. 어정쩡해 보여~.>
이거 너무 웃긴 거 있죠. 헤헤헤헤헤헤헤~~~
07-03-29

해당화  

^^ 홈쇼핑에서 고구마는 절대로 사면 안 됩니다.
제 주위에도 두 사람이나 고구마 샀다 이삼일 후에 몽땅 썩어 버렸어요.
고구마는 생물인데 보관을 잘해야 하는데 홈쇼핑 업자들은 아마 실온에 두었다가
판매하니까 구매자에게 왔을 땐 거의 썩어 있죠.
다른 음식물도 되도록 사면 안 됩니다.
간장 게장도 거의가 엉터리 예요. 간장물만 출렁 출렁~
그건그렇고~
글 재밌게 잘 썼네요. 석죽인다는 표현 압권임다. ^^ 그런 말도 다 알고..ㅎㅎ
국회 본청 앞이 재밌겠어요.
서로 100 m간격으로 단식투쟁하는 모습.
문성현 민노당 대표가 불쌍하지 뭐예요.
20일 동안 굶고 있는데
졸지에 천.김이 옆에서 코메디를 하니 같이 도매금으로...ㅎ
07-03-29

...........  

짜맞추느라 애쓰요....
07-03-29

폐인(嬖人)  

애쓰는줄 알면 추천이라도 누르시든가~
07-03-30

지예사랑  

홈쇼핑과 정치인...
생활과 밀접하고 생활속에 있지만 보통사람들은 연결을 못하는...
참 참신한 발상이십니다...^^
07-03-30

초록별문지기  

생활의 발견이네요. 저도 고구마를 홈플러스, 이마트에서 사보았는데, 사진처럼 맛있게 보였는데, 집에 와서 쪄먹거나 전자렌지에 5분 돌려 먹으면 맛있거든요. 그런데..마르고 고래심줄같고 맛이 없었어요. 그런 교훈으로 시장에 나가서 고구마를 삽니다.
옛날엔 고구마, 감자는 쪄먹는거라고 배웠는데, 전자렌지 용기에 고구마, 감자를 넣고 랩을 덮고 4-5분 돌리면 간단하게 먹을수 있습니다. 아~~먹고 싶다. 아침에 고구마와 우유랑 먹어도 다이어트에 좋고 한 끼 식사도 충분합니다.
07-03-30

그라고예  

저는요, 구운 고구마가 젤로 맛있어요.
어떻게 구워먹냐구요? 요즘은 아궁이에 불도 안 때는데? 연탄불도 안 피우는데?

가스렌지로도 구워먹을 수 있답니다.^^
그런 냄비 있잖아요. 물없이 구워주는 냄비요.
구워먹으면 찐 것 보다 더 달고 맛있어요.
아, 먹고 싶어라.
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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