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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것은 감옥이다" [2005년 유시춘 선생님의 글]
블루세상 | 2009-06-24 11:19:09 | 조회 11008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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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유시민을 말한다
 386의 누나로서 말하노니 “익숙한 것은 곧 감옥이다”

유시춘 / 작가

       

 

         

4월은 잔인한 달인가.

 

전후의 초토를 ‘황무지’에 비유한 모더니스트 T.S Eliot의,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는 4월은 정녕 잔인하다.

 

‘인생은 빈 술잔, 주단을 깔지 않는 층계. 사월은 천치와도 같이 중얼거리며 온다’는 영국 여성 시인의 사월송이 다가든다.

 

봄의 ‘신생’을 찬탄하는 노래보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을 읊은 그것이 더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유명한 '春來不似春'도 그러하다.

 

이미 많은 독자께서 알고 계시다시피 필자는 유시민의 누나이다.

 

78년도 대학에 입학하면서 집을 떠난 이후 줄곧 유시민은 나와 같이 살거나 내 근처에서 살았다. 92년 독일 유학을 떠나면서 그들 세 식구는 일산사는 나에게 주민등록을 올려놓았다. 그것이 2003년 고양시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의 계기가 되었다.

 

무명의 운동권 학생이 제도권에 데뷔한 단초가 되었을 ‘항소이유서’의 기억을 더듬으면 유시민과 나는 혈육으로는 오누이의 사이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진한 동지애가 있었지 싶다.

 

85년 5월, 항소심 법정에서 만난 이돈명 변호사께서 내게 지나가는 말씀으로 ‘시민이 항소이유서 읽어봤소?’ 하시기에 이튿날 사무실로 가서 어눌하게 그걸 좀 보고싶다고 말씀드렸다. 줄 그어진 구식 편지지 30여장에 쓴 꽤 두툼한 분량이었다.

 

혼자서 다 읽어보니 명색 작가인 나로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글이었다. 26세의 청년이 영어된 처지에서 참고문헌 한 줄 없이 써내려간 글이라기엔 믿기지 않게 정돈된 구성의 미문이었다.

 

곰곰 생각하다가 나는 친지 몇 사람이라도 함께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그걸 들고 을지로 3가로 갔다. 골목에 촘촘히 박혀있는 청타인쇄소 한 곳으로 들어가 현장에서 급행으로 빼준다는 조건으로 급행료를 얹어주고 500부를 인쇄했다. 당시는 그것도 엮기에 따라서는 범죄로 구성될 법 했기에 나는 줄행랑을 치며 골목을 빠져나오며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느라 그만 그 원본을 인쇄소에 두고 나왔다.

 

민추협 사무실, 법원 기자실, 서울대 총학생회 등 몇 곳에 갖다놓은 ‘항소이유서’는 그렇게 전국으로 삽시에 퍼졌다. 놀라지 마시라. 다음달 어느 아침에 눈을 떴더니 월간조선 광고문안에 그 항소이유서가 버젓이 떠있는 게 아닌가. 물론 군데군데 삭제한 글이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조선‘은 그래도 민주화를 상품으로 팔아먹을 정도의 이성은 있었던 때였다.

 

그 직후에 나는 민가협의 모태가 된 ‘구속학생학부모협의회’ 결성을 주도하고, 사회 보고, 여러 대학교를 출몰하면서 대학생들을 선동한 죄로 재직하고 있던 고등학교에서 강제 해직을 당했다. 하기는 치안본부, 안기부 등에서 현직 교사인 나를 그때까지 두고 본 것이 오히려 자비로운 일이었다.

 

 

유시민으로 인해 가슴이 베어지는 아픔이 많이 있었다.

 

80년 5월 18일 새벽, 계엄군이 서울대를 덮친 시각 이후 온갖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누군가는 권총을 이마에 들이댄 군인에 의해 유시민이 끌려갔다고 했고 혹자는 이미 죽었다고도 했다. 생사를 모르고 지낸 그해 5월의 보름간은 정말 하늘과 땅이 맞붙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84년 복학 이후, 폭력과격 학생의 대명사처럼 되어 관제언론에 의해 난도질당할 때가 그랬다. 그렇게 온유한 성격의 천래적 페미니스트가 마치 악당처럼 매도당하는 데도 속수무책인 것이 서럽고 슬펐다.

 

하루 걸리는 먼 길인 마산교도소로 면회 가서 ‘금치’라는 교도소 측의 말만 듣고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돌아서 나오던 날의 그 아득한 절망과 슬픔을 어찌 표현하겠는가.

 

이것이 또한 어찌 우리 오누이만의 설움이겠는가. 당시 군사정권에 저항한 숱한 양심들이 함께 겪은 고난의 행군이다. 그래도 말과 글을 다루는 우리 오누이는 행복하다.

 

우리 ‘민주화운동지혈사’는 그야말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묵묵하게 헌신한 이들의 선혈과, 꽂도 십자가도 없는 무명용사들의 희생으로 온전히 쓰여져야 한다.

 

 

목련이 처음으로 기린처럼 담위로 봉오리를 쏘옥 내민 사월 아침에 나는 가슴이 몹시 시리고 아프다.

 

우리당 전대가 끝났건만 그 후폭풍은 아직도 인터넷 바다를 떠나지 않는다.

 

유시민을 조직적으로 비난한 386 의원들의 행태를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선거기간 중에 입은 상처가 덧나지 않을까 사뭇 염려스럽다. 이번 유시민 때리기에 가담했던 386 의원들을 생각하면 진정 마음이 쓰리고 저민다. 80년대 몇년 동안 나는 유시민의 누나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누나였다.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민가협 총무로서 수없이 캠퍼스의 담장을 몰래 월장했고 수배자들을 밀회하면서 연락책 노릇을 했으며 많은 날들을 교도소 정문을 마주하고 맨 바닥에 주저앉아 바람 실린 마른 빵을 뜯어먹었다.

 

그들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수만장의 유인물을 쓰고 제작하고 뿌렸다. 그들은 내 사랑이었고, 나아가 정녕코 우리 사회의 ‘희망의 거처’였다. 그들이 추구하는 대의는 의심 없이 불의한 권력에 항거하는 ‘정의’였으며, 그들의 갇힌 ‘부자유’는 우리들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볼모였다. 만인을 위해 투쟁하는 그들의 부자유는 나의 자유의 값을 반추하게 했다.

 

‘만인의 자유를 위해 투쟁할 때 나는 자유’ 임을 그들은 부자유함으로 증명했다. 단언컨대 우리의 민주주의와 역사는 이들 젊은 사자들에게 빚진 바 크다.

 

이제 그들의 대표성을 지니고 함께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선 이들이 과거에 군사독재가 애용하던 말을 살짝 바꾸어 그들의 선배에게 날렸다고 한다.

 

무엇 때문인가. 논객들의 지적과 분석이 있었으니 생략하기로 하자. 나의 아우를 향해 날린 독화살이 무척 가슴 아프지만 나는 아직도 386 의원들을 향한 내 사랑과 믿음을 쉬이 내려놓을 수 없다.

 

그들에게 내 진정을 전하고자 한다.

 

그대들은 87년 5월 23일 오후 2시를 기억할 것이다. 민통련이 광주항쟁 7주년을 기해 민주영령추모주간을 선포하고 그 집회를 종로 3가 탑골공원에서 개최하려던 시각이었다. 종로 3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행인들로 붐볐다.

 

2시 정각. 행인들 사이에서 호각이 울렸고 인파에 섞여 있던 학생들이 순식간에 도로 위로 쏟아졌다. 도로 위에서 구호소리가 퍼졌다. ‘종철이를 살려내라’. ‘호헌철폐 독재타도’.

 

삼천여명이 도로를 점령함과 동시에 함성은 더욱 우렁차게 이어졌다. 로마병정 차림의 전경들이 막아서면서 학생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가장자리와 앞줄부터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광주출정가’가 터져나오면서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옆사람과 팔깍지를 굳게 끼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서로 사슬처럼 팔을 굳세게 낀 채 도로 위에 드러누워서 연행에 저항했다.

 

86년 11월에 건대사건으로 운동의 주력부대 1,200여명이 모두 구속되는 대탄압이 있었던 터라 연행이 곧 구속을 의미했으므로 그들은 필사적이었다. 인간사슬을 끊어내려는 전경들이 방패로 학생들의 몸을 내려찍기 시작할 때였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나섰다. 시민들은 전경을 제지하며 외쳤다. 학생들이 돌을 들었느냐. 화염병을 던졌느냐. 얘들은 맨 주먹인데 왜 먼저 때리느냐. 전경들이 주춤거리는 사이에 연행되려던 학생들은 더욱 팔을 단단히 조였다.

 

오, 그 때 잿빛 허공으로부터 굵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모두 비에 젖었다. 학생들을 빨갱이로 오인해 신고하던 시민들이 온전히 자기 편이 되어 지켜주는 감격 앞에서 그들은 울었다. 눈물은 흐르자 마자 빗물과 범벅이 되었다. 한번 흠뻑 젖은 육신들은 이후로 내내 그렇게 사슬을 만든 채 광주영령을 추모했다.

 

끝내 연행된 1,200여명은 그날 자정 이전에 모두 훈방되었다. 경찰은 화염병도 짱돌도 지니지 않았던 그들을 처리할 법률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이 날의 투쟁은 학생운동의 오래된 ‘화두’인 ‘대중노선’을 확인한 마침표였다. 전두환 정권 내내 학생들은 선도투쟁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고립무원의 싸움에는 언제나 선혈이 뚝뚝 흘렀다.

 

그러다가 5.3 인천사태와 ‘애학투’의 건대항쟁이 무참히 유린당하는 것을 기화로 ‘대중노선’을 절박하게 고민한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독재타도를 위한 동력임을 5월 23일의 가두투쟁은 돈오돈수케 한 것이었다.

 

며칠 후 5월 27일. 마침내 반독재연합체인 ‘국민운동본부’가 창립되고 단일대오로 뭉친 전대협은 전두환과의 일전에 불퇴전의 결의를 다지게 된다.

 

물고기가 물에서 놀 듯이 민주화운동은 국민의 지지와 신뢰만이 절대적 환경임을 터득했다.

 

그날 5월 23일 가두투쟁의 현장과 이후 6월항쟁을 내리달렸을 386 의원들은 아마도 이번에 유시민을 향해 돌아보지 아니하고 철없이 내뱉는 ‘한 사람의 열 걸음’을 질타한 것으로 나는 이해한다. 실제로 그들 중에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주문하기도 했다.

 

 

나는 집단 공격당한 유시민의 누나로서가 아니라 아직도 내 사랑인 386 의원들의 누나로서 말한다.

 

역사의 장강은 부단히 뒷 물결이 앞 물결을 치고 흐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독재시대의 선도투쟁과 대중노선은 이제 흘러간 지난 역사가 되었다.
 

노무현의 사람들과 참여정부의 작은 티끌까지 찾아내어 물어뜯고 있는 거대언론, 그 하이에나의 무한자유를 보라. 언론자유에 관한 한 87년 그 때와 지금은 석기시대와 산업사회의 거리만큼 아득하다.

 

그런데 그대들의 레토릭은 여전히 전대협 의장 시절, 고난보다 영광이 더욱 빛나던 시절에 묶여있지나 않은지.

 

그리고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비단옷은 자칫 영혼을 녹슬게 한다는 선인의 경구를 새기라.

 

80년대 한때 청년정신의 정화를 남김없이 분출했던 김민석이 어떻게 권력과 유착하면서 허물어졌던지를.
  
김민석은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어느 언론사와의 긴 인터뷰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의원으로 ‘정균환’을 자랑했다. 그는 그때 정균환 등과 밀실에서 늘 어울렸으며 민주당 쇄신을 요구하는 정동영을 공격했다.

 

정균환은 그런 김민석의 발언을 참 생뚱맞게끔 링컨의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에 비유했다.

 

 

허무하고 또 허무하지 않느냐.

 

권력은 그렇게 ‘눈 위에 새긴 발자국’과 같은 것이다. 386 그대들이 추구한 꿈은 권력이 아니라 ‘민족의 자주, 사회의 민주화’였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성취된 지금은 민주주의의 컨텐츠를 새롭게 구축하는 과제가 절대절명으로 놓여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열 걸음’도, ‘열 사람의 한 걸음’도 아닌, 바로 ‘열 사람의 열 걸음’이 요구되는 때이다.

 

소주 한 잔 하면서 형님 아우하며 인맥과 온정으로 권커니 잣커니 하는 짓은 가당치 않은 짓이다. 그런 적당주의 보신주의는 386의 코드가 아니다.

 

80년대 그때처럼 진정과 열의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가 무엇이며 386이라는 가치지향적 개념이 그대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자문한다면 명석한 그대들은 얼마든지 답을 찾을 수 있다.

 

혹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미 그대들에게 익숙해진 것이 있다면 그것과 결별하라.

 

익숙한 것, 그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감옥이다.

 

 

 

열린우리당 당의장과 상임중앙위원을 선출하기 위해 열렸던 2005년 '4.2 전당대회', 유시민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당 내 인사들로부터 엄청난 비토와 공격에 시달렸고 결국 4위의 성적으로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됩니다.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2005년 4월 9일, 유시춘님이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편집자註

   

유시민
덧글쓰기 | 전체글 36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차팬  

힘이 있는 글은 시간이 지나도 영혼을 깨우는 듯 합니다.
아름다운 남매~ 동지애로 승화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09-06-24

다흰  

386......
그때의386 지금 몇이나 남아 있을까요??
단맛에 젖어 다 썩어가고 있지 않나요!
그바닥에 들어가면 다 저리 썩어 가나 봅니다 ㅜㅜ
그래서 더 노대통령님이 위대해 보입니다
부디 첨맘으로 계속 가시길 ....
좋은글 잘 봤습니다
09-06-24

하늘과 땅  

감히 386이라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386입니다...
속죄의 시간이 주어지고 있음을 깨달으면서도, 과거 진실로 시대를 고민하고 항거하고 많은 것을 잃었던 참 386 분들에게 또한번의 힘겨움과 처절함, 희생을 기대하는 것같아 미안합니다.

이제는 과거의 '방관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용기'와 '실천'이 필요한 때인것 같습니다.

흐린 기억과 망설임으로 묶여있는 "양심"들을 일깨워 주시는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09-06-24

노랑 민들레  

감동적입니다.
저는 아름다운 남매를 두신 노모가 부럽습니다.
자식을 둔 어미로..
09-06-24

소금눈물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남매들이 있을까요.
읽다가 여러번 숨을 멈추었습니다.
09-06-24

블루세상  

첨맘님을 한번쯤 더 생각하게 만듭니다......
09-06-24

행복한세상  

사실은 이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편의 어느 구절에 이런 말이 나오죠.'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저도 실제로 그랬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창당되고, 총선을 앞두고 한국 대중정당사상 최초로 명색이 집권당이라는 곳에서 비례대표를 중앙위원 투표로 선출하려고 했던 시기였습니다. 비례대표 신청을 받는데, 당시 이미 여러 곳에서 견제받고 있던 유시민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유시춘씨의 비례대표 신청이 무슨 큰 하자라도 있는 것인양 보도되기 시작했죠. 당시 국가인권위원회 이사로 재직중이시던 유시춘씨였는데, 법에 저촉되는 행위도 아니었는데 무슨 큰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씹어댄 언론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튀는 국회의원' 유시민의 누이라는 점을 보도했죠. 마치 '실세 의원이 공천을 사천으로 전락시키면서 자기 인척을 국회의원 시켜주려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듯한 보도들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전 유시민도 '항소이유서'와 '거꾸사'의 저자로만 알고 있을 때였고, 탄핵 전후로 한 '활약' 덕분에 비로소 '진짜 노무현과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을 뿐이었죠. 정치에 큰 관심도 없었고, 좀 걱정만 많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기사를 보고, 저 역시 '오누이가 같은 당에서 지역구와 전국구에 출마하니, 좀 모양새가 안 좋다'라는 인상을 받았고, '유시민이 그럴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자기 누나를 의원 만들어주려고 저러다니 좀 이상하다...'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리곤 '이거 갖고 보나마나 말 많을텐데, 총선 꼭 이겨야 하는데, 그래야 대통령 탄핵에서 구할 수 있는데, 개인적 욕심을 부리는 거 아닌가?'하는 '의심'도 했었습니다. 이후 첨맘님 멘트가 아마 '말 나올 것 같아서, 만류했는데 신청하셔서 어쩔 수 없었다. 당선권에 배치되지도 않을 것 같다' 뭐 이런 식으로 보도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 결과적으로 인권위원도 사퇴하시고, 비례대표 신청도 철회하시고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중요한 '성과'가 생기기도 했지요.

'유시민의 누이'로서가 아니라, '87년 6월 항쟁의 주역 중 한 명'으로서 유시춘씨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비례대표 신청 문제로 욕먹기는 커녕, 제대로 된 공당이며, 특히 6월 항쟁의 주역들이 모인 정당이라면 '삼고초려'라도 해서 모셔야 하실 분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죠.

길게 쓴 건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알려야 합니다... '대충 알거나', '잘 모르면' 저같은 '숨어 있는 유빠'조차도 깜빡 '속는 법'이라는 걸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벌써 5,6년도 전 일이네요. 어쨌던 그날 이후 또 버릇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거 절대로 믿지 말자. 선입견도 갖지 말자. 특히 언론에서 모두 욕하면 더 의심하고, 모두 칭찬하면 더더욱 의심하자'였습니다...

어찌 보면, 가장 온순한 청년을 불온한 투사로 만든 80년대 초반의 불의의 시대가 오늘의 유시민을 만들었다면,

저 역시 어찌 보면 '그냥 학자연하며 살고 싶었던 학도'를 '모든 보도를 의심하고, 믿지 않는' 언론혐오증에 빠진 '작은 양심'으로 만들어준 건 탄핵을 전후해서 벌어졌던, 그리고 그 이후에 이뤄진 정치적 각성 아닌가 싶네요... 그 시대도 주체가 누구건 '훙폭한' 것은 매일반 아닌가 싶어요. 더 치사하고, 비열해지긴 했지만...
09-06-24

블루  

'언론에서 보도하는 거 절대로 믿지 말자. 선입견도 갖지 말자. 특히 언론에서 모두 욕하면 더 의심하고, 모두 칭찬하면 더더욱 의심하자'
09-06-24

신림동boxer  

옳습니다.
사람의 진정성을 알고자 한다면 그의 말을 직접 듣거나 그의 말이 글이된 책을 읽으며 나름의 가치관을 세우는 것만이 올바른 식견을 가진 국민이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각자의 그럴 듯 한 변명으로 이해에 따라 부하뇌동하면서 유독 외로운 길을 홀로 가는 이들에게는 엄중한 잣대를 대어 비난하곤 합니다.
돈과 권력에 자신의 가치를 파는 정치인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경제인이라고해도 다를 바 없다는 걸 지난 10년의 정치사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난하기 전에 돌아봅시다.
내 짐을 순교자들에게 올려놓지 맙시다.
각자의 짐을 나눠갖고 함께 힘을 모을때만이 진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얻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힘을 냅시다 여러분.
09-06-24

아랑아빠  

'언론에서 보도하는 거 절대로 믿지 말자. 선입견도 갖지 말자. 특히 언론에서 모두 욕하면 더 의심하고, 모두 칭찬하면 더더욱 의심하자' 4
09-06-24

njbora  

지금은 ‘한 사람의 열 걸음’도, ‘열 사람의 한 걸음’도 아닌, 바로 ‘열 사람의 열 걸음’이 요구되는 때이다.
09-06-24

faust  

가슴이 찡한 글 잘 읽었습니다. 이미 당신의 동생은 혈육으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동생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소중한 인재일 것입니다.
그 품었던 숭고한 정신이 이제는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리더로서 부활할 것임을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길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힘 내시고 힘을 비축하여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단결투쟁!!!
09-06-24

치자꽃설화  

유시춘님을 나도 누나라 당당히 부를수 있도록 앞으로라도 부끄럼없는 삶을 살겠습니다.
09-06-24

궁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과거 국민의 절대적 지지로 개혁의 칼을 쥐어주니 교만하게도 중도보수니 타협이니 하는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386 정치인들. 물론 저도 386입니다만... 그 당시 유시민 의원만이 유일하게 소신을 버리지 않았고 그래서 저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지요. 뚜렷히 기억합니다. 그때의 숨막혀오는 답답함과 철없는 어린 지도자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할 말이 없습니다. 결국 그들의 경망함으로 국민들은 최악임을 알면서도 한나라당을 밀어주었습니다. 이명박을 밀어주었습니다.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만큼 죽이고 싶을만큼 실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쨌거나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이제 국민들도 철없던 과거를 용서할 수도 있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실수를 경험삼아 다시 한번 뼈를 깍는 반성을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재기할 수 있는 386 지도자들이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유시민 교수님께는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끝까지 스스로를 채직질하며 낮아지고 더 낮아지려했던 모습, 단 한번도 비겁하지 않았던 모습, 양심과 소신을 지켰던 모습... 그래서 저는 이 시국에도 희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09-06-24

휘린  

'열 사람의 열 걸음'
'열 사람의 열 걸음'
그렇다면 일단 열 사람을 만들어야겠네요.
회원 한 사람당 열사람의 동지 만들기
그리고 함께 열걸음 걷기
09-06-24

현영아빠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09-06-24

박무  

열린우리당에서의 386 정치인들의 행태는
엘리트의식에 기인한 방종 그 자체였습니다.
09-06-24

노르웨이숲  

몇번을 읽게 됩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죽는 순간까지 계속 지향해야지요.

그게 인간의 사명인 듯합니다.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09-06-24

봄일어나다  

.."그리고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비단옷은 자칫 영혼을 녹슬게 한다는 선인의 경구를 새기라. "..

.."익숙한 것, 그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감옥이다"..


감옥의 경계가 어디인지 항상 염두에 두겠습니다.
09-06-24

SapereAude  

잘 읽어보았습니다
09-06-25

SapereAude  

-
09-06-25

산구절초  

왜 진작에 이런 사실들을 알지 못했을까요..부끄럽습니다..ㅠㅠ
09-06-25

둥이어멈  

마음은 늘 정의를 향해 있으되 방관자로 살아온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이제는 가슴에 묻어두어 바래진 가치를 꺼내어 다시 선명하게 채색하는 작업을 해야할 때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하겠습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09-06-25

너의 마돈나  

김민석이나 그외 마음으로 응원했던 아이들이, 세월 지나면서 결국 그런 모양의 정치인이 되는걸 많이 보았죠. 그 바닥이 그런건지, 그 놈들이 그런 놈이었던건지, 하여간 지켜봐 준 내 마음이 아깝더라고. 무식해서 완장 채워주면 날뛰는 애들이야 그러거니 하지만, 멀쩡하게 공부하고 운동하다가, 결국 그 꼬라지되는 거 참 내 돈 떼먹힌거만큼 배신감 들더라고요. 알기나 하려나 사꾸라들.
09-06-25

지나가다  

5.23 투쟁, 일명 옥쇄투쟁이라 했죠...그런데 당시 연행된 수많은 학생 중 딱 4명이 구속되었습니다. 대부분은 훈방되었지만...ㅎㅎㅎ...어떻게 아냐구요? 그 투쟁을 자랑스러워 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학생운동 투쟁 방식의 일대 전환을 이룬 투쟁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죠.
유시민님 편으로 386들이 뭉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흠~ 이게 참 묘합니다. 경쟁자이기 때문일까요? 나눠먹을 떡이 없어서인가? 흠~ 잘 모르겠습니다. 올바른 말도 참 싸가지 없게 한다는 어느 386의원의 말처럼...386의원들에게는 뭔가 유시민님을 감정적으로 배제하는 뭔가가 있습니다. 서로 말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구요....걍~ 힘으로...어느 쪽의 힘이 더 세냐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굳이 유시민님과 386정치인들이 다른 세력으로 치부되더라도...합해야 할 상황이면 또 힘을 합하지 않겠습니까? 합쳐야는데...이해되지 않는 이유로...힘을 모으지 못한다면...더 긴 시간...이들의 힘이 빠지고...새로운 힘이 들어설 때까지...오랜시간...안타까움과 분노로...세상을 살아가야 하겠죠.
09-06-25

불꽃행운  

좋은글 감사합니다.
많은걸 느낍니다~~
09-06-25

하얀민들레  

제 남동생을 생각케 했습니다.
학과대표하면서 학생운동했던 남동생을 말렸던 사람입니다.
그 후로 제가 미군기지이전반대하는 대오에 있기도 했었습니다만....

두 분 남매가 존경스럽습니다.
09-06-25

차칸늑대  

항소이유서 정말 명문이지요.. 지금도 처음 그 글을 접할때의 감동이 밀려오는군요...
09-06-25

이정  

유시민 당신을 믿습니다.

"권력은 그렇게 ‘눈 위에 새긴 발자국’과 같은 것이다"
09-06-27

티아맛  

동지인 누나를 가진 첨맘님은 행복한 분입니다. 다만 누나만이 아닌 모든 국민을 동지로 가질 수만 있다면...작은 저의 마음이라도 동지로 서는 자리에 있을 것을 약속합니다.
09-06-30

화가  

읽으며 계속 눈물 흘렸습니다
09-06-30

여기 그리고 지금  

" 익숙한 것, 그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감옥이다 "
-- 내게 늘 익숙한 것은 현실과 타협하며 사는 것,
불의를 보면서도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늘상 침묵하는 일인 것같습니다.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자고 때론 나자신을 꾸짖다가도
이내 생존에 매달리는 천박성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여기 부끄러웁고 무기력한 또 한 명의 386임을 고백합니다.
유시춘님의 글을 읽으면서 화들짝 놀랍니다.
그리고 가슴 한 켠이 아파옵니다.
마치 졸다가 지혜의 죽비에 어깻죽지를 호되게 얻어맞은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무관심'과 '비겁한 양심'으로 살지말라고 ..
떨치고 일어나 '깨어,행동하는 양심'으로 살라고 호통하는 것만 같습니다.
...............

그리고 행복한 세상님,궁예님,지나가다님 !
여러분들의 댓글도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화이팅!
09-07-01

그리운님이시여  

너무늦은 나이에 알게되어 안타깝지만 지금부터라도 실천하면서 살고싶어요 죽는 그날까지 잊지않고 알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시민광장에 들려서 줗은글 읽고 갑니다. 그래도 이렇게 깨어있는분들이 많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모든분들에게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09-07-04

sunbj0709  

이땅에서 산다는게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많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진실을 알기위해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09-07-06

오마이갓  

참으로 아름다운 남매....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는 확신이 드는군요.
뒤늦게 마주친 이 소중한 글을 읽으면서 진한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옵니다.
두분이 겪으셨을 회한과 아픔을 위로받고, 유시민님의 진정한 가치가 빛나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성큼 다가오기 바랍니다. 해외에서도...
09-07-16

with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 셈이지요.
지나고 보니 결국 유시민님의 진정성이 결국 빛을 발하게 되는...
유시민님은 권력에 탐하다 또 다른 김민새가 되어버린 여러 정치인들과 비교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후불제 민주주의 읽으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이 남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위안이 됨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09-07-25

시민광장 일정표 시민광장
2018~22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 내역   2 태목(최두한) 18-08-06 0 1 85505
2024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 내역 태목(최두한) 24-12-29 0 0 46368
2025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내역 태목(최두한) 25-02-01 0 0 50307
2025년 시민광장 후원현황  1 태목(최두한) 26-06-27 1 0 9374
2024년 시민광장 특별회비 후원자 태목(최두한) 24-12-29 0 0 4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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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07 [유시민 칼럼] 언론이 퍼뜨리는 정치적 독극물 njbora 25-02-04 0 0 5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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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89 시민광장 2024년 3월~5월 재정보고에 대하여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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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84 시민광장 회원님들께 드리는 말씀 태목(최두한) 24-03-11 0 0 5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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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79 시민광장 대표선출 및 홈페이지 운영과 관련하여 의견주십시..   4 미스바 24-01-10 1 0 5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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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76 제16기 경기광장 대표에출마하고자 합니다.   1 한티 23-12-25 1 0 42479
73575 2023년 광명광장 총회& 송년회 후기   2 고소영 23-12-25 0 0 40325
73574 2023 파주광장 송년회 결과   1 동현아빠 23-12-07 0 0 33558
73573 2023 파주광장 송년회 동현아빠 23-12-06 0 0 35547
73572 첨맘님이 보시는 민주당의 현주소는? 함만세 23-07-14 0 0 67045
73571 파주광장 정모 동현아빠 23-07-14 1 0 54574
73570 시민참여 진보신당 _ 기대 반 우려 반 함만세 23-07-08 0 0 54069
73569 추장관 인터뷰를 보고 나서 함만세 23-07-02 0 0 51943
73568 조국장관님 출마?   1 함만세 23-06-18 0 0 50445
73567 정의당 재창당 쇼   1 함만세 23-06-18 0 0 49604
73566 청년정치의 민낯 함만세 23-06-18 0 0 49813
73565 재정보고와 관려하여 소풍_시흥 23-04-24 0 0 53298
73564 이인규가 유시민 정치판으로 돌아오라고 판을 깔아주는데...   2 樂당소굴 23-03-17 0 1 72725
73563 양진수 회원 노동부지정 재해예방기관 설립 양진수 23-03-16 0 0 58492
73562 2023년 파주광장 첫정모   2 동현아빠 23-02-18 3 0 61493
73561 시민광장 2022년 10월~12월 재정보고    3 태목(최두한) 23-02-04 0 0 70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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