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기초생활수급자들?
/ 개똥이
장관님,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연금 6만원 남짓 타고 있는데 그것이 소득이라고 그 돈을 제외하고 기초생활비를 주는데 국민연금은 내가 넣고 연금은 정부가 타는 격이 됐어요. 또 우리 친구 하나는 아들이 저희도 못 살면서 아껴쓰고 어머니 용돈으로 10만원씩 용돈을 주었는데, 그 돈을 소득으로 인정하고 생계비를 적게 주는데, 그렇다면 자식이 효도할라고 돈 10만원을 준 것이 아니라 나라에 충성한 꼴이 되자나요.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그런 잔꾀나 쓰고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네들은 호의호식하고 부귀영화를 다 누리면서 뼈빠지게 일하고 살아오면서 지금생각하면 수탈(收奪)만 당하고 사는 생각이 듭니다.
<반론> 기초생활수급자들 - 최소한, 최대한으로 가자
/ 樂地랑苦海
이런 류의 글을 읽노라면 기분이 참 그렇다.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환경에 살면서 다양한 불평 불만을 가지고 사는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글을 쓴 이 분은 내용만 볼라치면, 국민연금을 받고 계시다니 분명 65세가 넘는 분일 것이다. 얼핏 글을 본 이후엔 감정에 치우친 댓글을 쓰기 쉽다. 이 곳이 글로 표현하는 공간이니 심하게는 한심하다느니, 그 동안 나이는 어디로 드셨냐느니 하는 표현마저 불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될 것 같다. 얼마 전 의료급여 수급자한테 한 반론에서도 감정에 치우쳐 약간 과한 표현을 했던 걸 생각하면 한 걸음 늦춰야 함도 깨닫는다.
그 때 나는 '당신은 국가에, 세금 내는 국민에게 뭐 해 준 게 있다고 그렇게 공짜를 바라냐?'는 표현을 했었다. 물론 그 수급자란 사람이 먼저 '유시민, 당신이 수급자에게 해준 것이 뭐 있다고..' 하는 표현을 했기에 받아친 것이긴 하지만, 나의 표현이 정당하고 잘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나도 그 분야에 충분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전문가는 아니니까 생각나는 대로 한 것인데 그런 글이 두고 두고 남고, 누군가 다른 곳에 옮겨 돌아다닐 걸 생각하면 아찔한 생각마저 든다. 참으로 글쓰기란 것이 쉬운 것은 아니란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나중에 '의료급여법'을 찾아봤더니 그 수급자의 종류가 다양함을 알게 된 때문이다. 보통 의료급여 수급자라 하면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를 생각하기 쉬운데, 그 외에도 국가 유공자나 5.18 민주화항쟁 유가족 등 국가를 위해 공헌한 이들도 포함되어 있음을 생각하면 위의 내 반문이 모든 수급자를 향하기엔 적절치 않은 것이지 않은가!
각설하고.
이번엔 좀 더 신중을 기하기 위해 '기초생활보장법'을 찾아보았다. 물론 다 읽어 보기엔 내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 엉덩이 붙일 시간이 별로 없을 정도로 바빠진 탓이다. 짧은 댓글 쓰는 정도의 짬은 종종 생기지만, 이렇게 긴 글 쓰기가 쉽지 않다는 건 아쉬우면서도 짜증은 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바빠서 행복하고 감사해요~~~!!!' 이니까.
모든 법이 그러하듯 이 법도 첫 시작이 '목적'이다.
|
제1조 (목적) 이 법은 생활이 어려운 자에게 필요한 급여를 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어려운 이들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법이고 제도란다. 만족할 만하진 않겠지만 세상 많이 좋아진 거다. 나는 여기서 '보장'보다는 '자활'에 더 방점을 찍고 싶다.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용어의 정의이다. 모든 법이 그러하더라.
|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수급권자"라 함은 이 법에 의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자를 말한다.
2. "수급자"라 함은 이 법에 의한 급여를 받는 자를 말한다.
3. "수급품"이라 함은 이 법에 의하여 수급자에게 급여하거나 대여하는 금전 또는 물품을 말한다.
4. "보장기관"이라 함은 이 법에 의한 급여를 행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말한다.
5. "부양의무자"라 함은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수급권자를 부양할 책임이 있는 자로서 수급권자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2촌 이내의 혈족을 말한다.
6. "최저생계비"라 함은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제6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공표하는 금액을 말한다.
7. "소득인정액"이라 함은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산한 금액을 말한다.
8.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이라 함은 개별가구의 실제소득에 불구하고 보장기관이 급여의 결정 및 실시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산출한 금액을 말한다. 이 경우 소득평가액의 구체적인 산정방식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되, 가구특성에 따른 지출요인과 근로를 유인하기 위한 요소등을 반영하여야 한다.
9. "재산의 소득환산액"이라 함은 보장기관이 급여의 결정 및 실시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개별가구의 재산가액에 소득환산율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말한다. 이 경우 개별가구의 재산범위·재산가액의 산정기준 및 소득환산율 기타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
나는 이들 수급권자들의 관리를 지자체에서 (동사무소에서 하는 듯)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기에,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무식해서일까?) 주무 부서가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행정자치부 소관인 줄 알고 있었다. 뜨아~~~@@ 그래서 글을 쓴 개똥이란 분에게 왜 여기와서 따지냐고 할 뻔 했었다. 또 뜨아~~~@@ '부양의무자'를 주의해서 봐주세요.
그 다음이 중요하다. 난 여기까지만 읽고 내 생각을 말하려고 한다.
|
제3조 (급여의 기본원칙)
① 이 법에 의한 급여는 수급자가 자신의 생활의 유지·향상을 위하여 그 소득·재산·근로능력등을 활용하여 최대한 노력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보충·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② 부양의무자의 부양과 다른 법령에 의한 보호는 이 법에 의한 급여에 우선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 한다. 다만, 다른 법령에 의한 보호의 수준이 이 법에서 정하는 수준에 이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이 법에 의한 급여를 받을 권리를 잃지 아니한다.
|
'기본원칙'은 중요하다. 원칙 없이 행해지는 일은 믿을 수가 없으니까. 이제 답이 나왔다. 글쓴이의 불만도 있을 법하지만, 어떤 근거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인지 우리는 일단 이해하게 되었다.
이 법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조건 퍼줘서 먹여 살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름도 '기초생활보장법'이 아닌가? 기초생활도 안 되는 이들을 위해 최소한으로 국가가 보장해주겠다는 거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자기의 소득/재산/근로능력을 활용하여 최대한 노력하고서도 안 되는 부분에 대한 보충이란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국민 하나하나를 국가가 다 책임질 수는 없는 것이므로 '부양의무자'라는 것을 정해놨다.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그 사람이 먼저 의무를 다하도록 하기에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 예를 든 아들 있는 친구분 얘기는 당연한 것이다. 아들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의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 독거 노인이라도 자식이 있는 경우엔 수급자가 되기 어렵다는 걸로 알고 있다.
이것이 때로 법의 사각지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이번에 '기초노령연금'이란 것도 만들어 '국민연금 개정안'과 같이 통과시키려 한 것이고.
그리고 '다른 법에 의한 보호'라는 것의 예가 이 분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으니 그것을 제외하고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만 급여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상이 법률에 의한 나의 이해방식이다.
'국민연금은 내가 넣고 연금은 정부가 타는 격'
'자식이 효도할라고 돈 10만원을 준것이아니라 나라에 충성한 꼴'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그런 잔깨나쓰고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네들은 호의 호식하고 부귀영화를 다누리면서 뼈빠지게 일하고 사라오면서 지금생각하면 수탈(收奪)만 당하고 사는 생각'
이런 표현들은 글쓴이의 사고방식을 대변해준다. 이걸 일일이 따지며 거론할 필욘 없는 것 같아서 다른 얘길 하고자 한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하는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토론을 듣고 있었는데 청취자 전화 중 내 귀를 자극한 것이 있었다. 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니까 얼마나 많은 개개인의 의견이 있을 것인가! 다 존중해주고 싶지만, 내겐 참으로 놀라운 의견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무섭기까지 했다.
어떤 나이드신 남자 어르신이었다.
"그거 노령연금 주면 안됩니다. 남들은 어렵게 살면서 덜 먹고, 덜 입어서 국민연금 붓고, 저축해서 살았는데 안 그런 사람들은 자기 쓸 것 다 쓰고 살았는데 이제와서 국가가 그런 사람들한테까지 연금을 준다니 반대입니다. 그러면 그 동안 힘들게 살아온 사람은 뭡니까?"
이런 의미의 발언이었다. 형평성을 따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꼭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할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랑스러운 국민이 없다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수가 없다.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살려면, 내가 국가에 신세지지 않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떳떳하게 국가를 위해 세금을 내고 뭔가 보탬이 된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주위와의 형평성을 따지면서 내가 국가로부터 받는 게 적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나도 내 몫을 하며 사노라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설사 맘과 같지 않게 어려워져서 국가의 신세를 진다면 그 多少에 상관없이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국가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야말로 최소이다. 그 최소조차도 열심히 일하는 국민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모두가 일하지 않고 받기만 원한다면 과연 국가가 존치될 것인가? 굳이 남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는 국가로부터 받을 것을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이 뭘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나 하나가 덜 받음으로써 나와 같은 혹은 나보다 못한 다른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국가가 주는 것은 기초생활이 가능한 '최소한'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이고, 한 마음으로 국가를 발전시켜야 하는 한 겨레가 아닌가? 내 밥그릇이 가득 찼나 보기 전에 다른 밥그릇이 비어 있지는 않은지 둘러볼 일 아닐까?
우리 모두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살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자.
나만 행복하게 살지 말고 다함께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