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개혁진영의 대타협과 시민주권운동의 과제"
노무현 시민학교 수강 후기
제1기 노무현 시민학교가 개강을 했습니다. 앞으로 여섯 분의 황홀한 강사진에 의해서 9월 28일까지 진행될 것입니다. 8월 25일, 이해찬 총리님의 첫 강연이 있었습니다.
첫 강사의 강연을 듣기 전 사회자가 제안을 했습니다. 함께 노래를 부르자고요. 그래서 참석한 학생들은 기타 반주에 맞춰 다함께 '상록수'를 노래했습니다.
상록수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옆자리에 앉은 분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를 부르라고 유도한 사회자 역시 이 노래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도 단지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강연과 질의응답 시간이 모두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문득 '상록수' 이 가사야말로 오늘 '강연의 압축요약판'이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30년, 30년, 30년, 그리고 30년
이해찬 총리님은 한 칼럼리스트의 글을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1919년 대한제국의 고종황제 승하 후 국민들은 왕조가 끝났음을 실감하여 독립운동을 시작하였고, 30년 후인 1949년 김구 선생님이 암살당하셨을 때 국민들은 독립운동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실감했고, 30년 후인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되면서 비로소 독재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실감하고 국민들 마음에 두려움이 사라져 민주화 세력은 투쟁에 나서게 되었고, 30년 후인 2009년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께서 서거하심으로 국민들은 비록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지만 또 한 세대가 지나갔음을 인정해야 하고, 그리고 30년 후인 2039년 우리는 또 한 명의 위대한 지도자를 잃을 수 있지만, 또한 그런 위대한 지도자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해찬 총리님은 참여정부 때 수립한 '비전2030'이 실현되는 시대가 2039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때가 되면 또 누군가 역사적인 인물이 죽음을 맞이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 꿈 꿨던 사람사는 세상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30년 후 대한민국은 어디로?
그러면서 참여정부의 3대 국정목표를 소개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1.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2.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3.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또한 국가운영의 기본방침이자 추구해야 할 가치인 4대 국정원리도 말씀하셨지요.
1. 원칙과 신뢰
2. 공정과 투명
3. 대화와 타협
4. 분권과 자율
이것이 실현되는 세상이 대통령님께서는 곧 '사람사는 세상' 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이해찬 총리님도 책임총리라는 자리에서 일을 많이 하시면서 이런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비록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셨다고 말씀하셨지요.
이 대목에서 우리를 '사람사는 세상' 으로 인도한 노무현 대통령님이 안 계신다는 사실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하염없는 아쉬움이 몰려오더군요.
그러나 새정부는 도대체 무슨 정부인지 모르겠다며 분명 역주행을 하고 있지만 이건 뭐 국정목표도 방침도 일관된 방향성도 없다고 합니다. 이미 총리님께서 재임시절에 운영했던 국정운영시스템은 모두 무너졌다고 했습니다.
IMF 때 170조 정도 되는 국가 빚을 갚고 국가의 경쟁력과 경제를 향상시키기 위해 이만큼 노력했는데 새정부 들어 국가빚이 벌써 100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대강 사업에 25조, 국가안보와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할 분야를 민영화하고 있는데 차기 정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IMF를 극복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시더군요.
만일 극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극심한 빈부격차의 후진국으로 떨어진 말로만 듣던 그런 국가가 되는 것 아닌가? 아찔한 두려움이 몰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서 있는 곳과 우리들이 가진 것은?
조선왕조에서 개혁의 대명사인 정조왕이 돌아가신 해가 1800년입니다. 지금까지 209년이 흘렀는데 민주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은 시기는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딱 10년 뿐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반면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에 10년 동안 쌓아 올렸던 영역들이 모두 무너졌다고 합니다. 10년 동안 성장했던 시민단체들은 고사 위기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현 정부는 과거 1,600여개 시민단체에 지원하던 돈을 싹 다 잘라 버렸답니다. 저수지에 고기를 잡기 위해 물을 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만일 저수지에 물을 빼 버리면 물고기는 죽고 맙니다. 지금 정부가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답니다.
총리님은 강연 시작 전 불렀던 상록수 노래 가사를 예를 들며 우리가 처한 현실은 거칠은 들판이고, 가진 것도 적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이런 환경 가운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손에 손을 맞잡는 연대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극단적인 비대칭 관계에서의 싸움
우리 사회는 구조적인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분단으로 인해 전쟁방지를 위한 국방비의 부담이 많다는 겁니다. 따라서 공존과 교류 협력을 하지 않으면 국방비를 줄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둘째는, 지역주의로 인해 건강하고 건전한 정치활동이 매우 힘들다는 겁니다. 따라서 정당구조의 현대화를 이루지 못하면 공정하게 경쟁하기 어려워 정치가 발전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셋째는, 개방형 통상국가로 인해 수출기반의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편중되어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경기가 이렇게 어려워도 통상 중심의 10대 재벌들은 지금도 돈이 쌓이고 있는 중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넷째는,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실업수당을 타는 사람이 100만명을 넘었고, 소득은 9배 재산은 20배의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고 점차 격차가 커진다는 겁니다. 이러한 문제는 극단적인 후진국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국가는 없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이러한 극단적인 비대칭 관계에 놓여 있고 그러한 현실 가운데서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싸움을 해 나가야 된다고 말씀했습니다.
당면한 문제와 현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총리님은 우리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과제에 대해 상호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정당구조의 현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둘째, 언론과 사법의 개혁을 시도해야 하며,
셋째, 민생경제의 대안 제시할 뿐만 아니라,
넷째, 인적자원과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다섯째, 국민이 낸 세금을 어디다 어떻게 쓸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총리님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주체가 되어 이러한 당면과제에 대해 상호인식하고 연대하여 뚫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손을 맞잡고 연대하여 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라고 말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작은 성공이 계속 쌓여가면 더욱 큰 '신뢰'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작은 성공 사례를 모으다 보면 사람들의 심리적인 가치와 실질적인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이 일을 위해서는 거대한 세력으로써 연대가 일어나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세력의 정체를 알고 대응할 수 있으려면 지금 극단적인 비대칭구조의 관계로 놓여 있는 상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김대중을 납치하여 대한해협에서 수장시키려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고 ,용산참사에서처럼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를 가진 집단이며 세력이라고 했습니다. 재산도 한번 기부하면 한 300억씩 기부하는 세력들이나 우리들은 가진 것도 없다고요.
현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나 재산이나 인맥이나 심각한 비대칭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길 것인가?
저는 이 부분에서 총리님의 발언을 웬만하면 그대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꾸준히 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작은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저출산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2015년이 되면 노인들이 많아지고 20세 청년들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이대로 가면 2017년이 마지막 선거가 될지도 모릅니다.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 일본처럼 보수화되고, 경제적 여건이 받쳐주지 못하면 극단적인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 학교를 서열화시킨 뒤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면 교육을 받을 공정한 기회는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 정부가 하는 일은 일의 순서도 안 맞고 방향성도 없습니다.
○ 지도자를 잘못 만나 잘못되는 국가가 많습니다. 필리핀도 그렇고 정치지도자를 잘 못 만나면 그렇게 됩니다. 우리가 정말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정당, 언론, 시민단체, 인터넷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 그래서 보육, 의료, 교육, 주거와 관련된 공공성은 최대한 지켜나가야만 합니다. 그렇게 지켜내지 못하면 인간의 존엄성을 얻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생겨나기 때문에 꼭 막아야 됩니다.
○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 추모기념사업회와 시민정치 활동을 병행해서 활동해나갈 것입니다. 정치는 정당만 하는게 아니며 투표를 하는 국민과 시민단체도 모두 하는 것입니다.
○ 나는 시민으로써의 정치적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시민주권을 위해 깨어있는 시민들이 시민정치활동을 하는 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할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수구진영의 거대한 세력과 힘을 대적해서 우리는 결국 이겨야만 합니다. 가까이는 보궐선거와 지방선거, 교육감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이겨야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이겨야 합니다.
○ 정당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움직일 때에만 독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고 방관하면 파쇼가 됩니다.
○ 인터넷망이 활성화되어 있고, 트위터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작은 활동들을 규모있는 로칼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무브온이 중요한 예가 되겠습니다. 무브온은 지금 민주당보다 더 큰 정치적 세력이 되었고, 오바마의 당선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본때있게 보여줘야 합니다.
질의응답 및 마무리
총리님께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분들 중에, 신당에 참여해서 넓은 곳에서 정치활동을 하시지 왜 좁게 시민정치활동을 하시느냐? 참여정부 때 총리까지 지내신 분으로 직무유기가 아니냐? 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자는 몇 분 더 계셨지만 저는 이 질문에 대한 총리님의 답변으로 노무현 시민학교 수강 후기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총리님은 정당보다 시민정치활동이 훨씬 넓은 곳이라고 말씀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지요.
“세상을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왔습니다. 시민정치활동을 하시려는 분들도 있고, 정당활동을 하시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자기 개혁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을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이라는 것을 통해 연대를 하면 좋은데 분열이 되면 곤란합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숙되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화이부동이라는 말처럼 서로 다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큰 틀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얻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속적인 연대를 통해 끈기있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