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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진술을 근거로 국무총리 지낸 분을 기소하다니!"
한명숙 전 총리 재판, 진실의 승리를 예감합니다
10.03.12 10:52 ㅣ최종 업데이트 10.03.12 10:52 유시민 (denkmal)

▲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1일 오전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돈 받은 건 한명숙 전 총리 아닌 총리공관의 의자
노무현재단 한명숙 이사장님의 두번째 공판을 오전에만 방청하였습니다. 곽영욱씨에 대한 검찰 신문이 있었습니다. 변호인 반대신문은 아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후부터 밤까지 이루어진 신문내용은 다른 분들이 전해준 상황을 들었습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진실의 승리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곽영욱씨의 진술은 신뢰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사실이 검찰측 증인 곽영욱씨에 대한 검찰의 신문에서 이미 드러났습니다. 곽씨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과 다른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검찰의 기소에 사실의 근거가 전적으로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질 것입니다.
권오성 부장검사는 증인신문에 앞서 골프채선물과 선거자금 1천만 원을 받았다는 것을 한 이사장님이 인정하시는지 여부를 물었습니다. 설사 사실이라 해도 공소사실과 관계가 없는 것인데, 공판절차를 어기면서 인정 여부를 대답해 달라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 것입니다.
언론의 즉각적인 보도를 유도해 여론재판을 벌이기 위한 언론플레이라는 것이 뻔히 보였습니다. 한명숙 이사장님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공작의 일환입니다.
그런데 증인신문 과정에서 곽영욱씨는 2004년 총선 때 1천만원을 주었다는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주려고 했지만 선거사무소에 사람이 많아 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주려고 한 일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검찰의 흠집내기 공작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골프채 선물을 주었다는 주장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이것 역시 변호인 반대신문과 증거조사 과정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허위진술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한명숙 이사장님은 골프를 칠 줄도 모르고 쳐다보지도 않는 분입니다. 그런 분이 골프샵에 가서 골프채를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유일한 공소사실인 5만 달러 역시 한명숙 이사장님이 받은 적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곽씨의 말이 진실이라면 총리공관 1층 오찬장 의자가 받았습니다. 검찰이 의자를 구인해서 기소할지 두고볼 일입니다.
모든 것은 그의 '생각'일 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 전 총리의 두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휴정 중 잠시 로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곽 전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기간이 연장된 상태다. ⓒ 뉴시스
한명숙 이사장님이 그 돈봉투를 보았는지도 모른답니다. 보았을 것으로 자기 혼자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그의 '생각'일 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한명숙 총리가 친절하게 잘 대해줘서 부드럽다고 '느꼈고', 그래서 자기 혼자 친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한 이사장님이 장관과 총리를 할 때 전화통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전화로 인사청탁을 했다고 하는데, 그게 언제였는지도 정확하게 모르고 전화한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는데, 부인이 전화를 한 번 했다고 이야기해 줘서 기억해냈다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의자에서 떨어질 뻔 했습니다. "세상에 저런 진술을 근거로 국무총리를 지낸 야당의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기소하다니!" 검찰은 '사실'을 근거로 기소한 것이 아니라 곽영욱 씨의 '생각'을 근거로 한명숙 이사장님을 기소한 것입니다.
검찰은 검찰의 가장 중요한 증인, 사실상 유일한 증인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기소 자체가 잘못이었음을 폭로했습니다. 재판장이 1차 공판에서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5만 달러를 주었다는 곽씨의 진술만 있을 뿐, 그가 그 5만 달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느 금융기관에서 환전했는지 기본 사실조차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한명숙 이사장님이 돈을 받아 어디에 썼는지도 입증하지 않았습니다. 거꾸로 한명숙 이사장님에게 아드님 유학 등과 관련해 필요했을 달러를 어디에서 조달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합니다.
'범죄 저지르지 않았다는 증거' 제시 못하면 범죄자로 몰려
이제 대한민국은 검찰이 범죄를 저지른 증거를 찾아내면 처벌을 받는 사회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모든 증거를 스스로 제시하지 않으면 범죄자로 몰리는 괴상한 공안국가임을 이명박 정부의 검찰은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곽영욱씨가 의자에 돈을 놓고 왔다는 그 방은 작은 방이 아닙니다. 저도 장관 시절 그 방에서 여러 번 밥을 먹었습니다. 그 방 바로 위 2층이 국무총리의 살림집입니다. 그 건물 바로 앞에 손님들의 차가 서면 경호원이 손님을 방으로 안내합니다.
그 방은 어림짐작으로 말하면 100평 아파트 거실만 합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절반 정도는 빈 공간이고 안쪽에 둥근 식탁과 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국무총리가 안쪽에, 손님은 다른 의자에 의전에 따라 앉습니다.
출입문에는 경호원 둘이 있습니다. 여성 총리이시기 때문에 그때는 여성경호관이 최소한 한 사람 있었습니다. 총리 자리 뒤쪽에서 위탁업체 직원들이 음식을 가지고 드나듭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은 돈봉투 같은 불순한 물건을 주고받지 못합니다.
식사와 대화가 끝나기 직전 일정표에 따라 비서관이 와서 총리에게 다음 일정 시간이 되었다고 알립니다. 자리를 정리하면 손님들이 일제히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총리가 따라나옵니다. 그때는 이미 비서관과 여성경호관이 지근거리에서 총리를 수행합니다. 손님 가운데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이 제일 먼저 나갑니다. 승용차가 서열 순으로 오기 때문입니다.
돈봉투를 주는 것도 의자에 놓고 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총리실 직원들이 혹시 손님이 물건을 두고 갔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이 제가 장관으로서 한명숙 총리를 모시고 일하던 당시 총리공관 그 방에서 본 풍경입니다.
돈봉투 품어본 적 없는 의자도 '억울'
5만 달러가 든 돈 봉투 두 개! 총리공관 오찬장 의자도 억울합니다. 그 돈봉투를 품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저는 그 돈봉투 두 개는 궁지에 몰린 곽영욱씨의 '생각'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신문과정에서 곽씨는 검사가 호랑이처럼 무서웠고, 변호사가 입회하지 않은 새벽시간에 모교동문 정치인들에게 돈 준 것을 자백하라는 강압적 요구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미 한명숙 이사장님과 검찰에서 대질신문 했을 때는 죽을 것 같다며 검사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는데 어제 재판에서도 "구치소에 돌아오면 새벽 3시가 될 때가 몇 차례 있었다…구치소 기상시간에… 심장이 조여오는 통에 잠을 잘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 "교도관들이 저사람 뒷문으로 나간다고들 했다" "너무 무서웠고 죽고 싶었다"며 절박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11일 재판은 밤 11시 33분 끝났다고 합니다. 재판은 12일 속개되어 곽형욱씨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이 이어질 것입니다. 31명의 증인이 신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 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함께 진실의 승리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11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함께 방청석을 지켜주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진실의 승리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연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 "저런 진술을 근거로 국무총리 지낸 분을 기소하다니!"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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