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무엇일까?
단순하게 사전적인 의미로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이라고 말한다면 이해가 될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서처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향하는 국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정치는 “정치인의, 정치인의 정당에 의한, 정당의 정권 창출만을 위한 정치”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평가일 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민주정치가 발전하게 되면 생활민주정치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 말은 가정이나 직장이나, 일상에서 겪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활민주정치가 정착된 국가가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와 가정, 정치와 직장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함께 하게 될 때 전 국민의 정치에 대한 의식은 올바르게 정착될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민주정치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에 관하여 내가 겪은 바를 기준으로 말해보고자 한다.
언제나 우울한 아버지
선거때가 되면 아버지는 잊지도 않고 종종 이런 말을 하셨다.
“요즘 젊은 애들은 전쟁을 안 겪어 봐서 아무것도 모른다 안카나. 니가 뭘 안다고 그라쌌노!”
지난 1997년과 특히 2002년 즈음해서 젊은 세대가 갑자기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보신 아버지께서 나에게 안타까움을 섞어 타이르듯이 하신 말씀이다.
정치란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지, 아직 세상을 덜 산 너희 같은 애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아버지의 기본적인 철학이다. 아버지에게 정치란 우울한 것이다. 신문과 뉴스에서 항상 짜증나게 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매일 같이 접하게 된 결과다. 정치는 더럽고 오염된 짓거리를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자들이 해야 한다고 고정관념처럼 생각하고 계신다.
그래서 정치에 발을 담근다는 것은 더러운 시궁창 바닥에 발을 빠뜨리는 것과 같은 것으로 취급했다.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볼 때나 각종 비리로 적발되는 뉴스를 볼 때면, “저 새끼들 밥 팔아 똥 사먹어야 할 놈들”이라고 삿대질을 하지만 선거때가 되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투표를 하셨다.
그런데 아버지의 귀중한 한 표는 어느 정당에 찍을지 항상 정해져 있었다. 내 기억에 의하면 아버지의 한 표는 아주 오래전 민정당 시절부터 지금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반빨갱이 기치를 내건 정당을 위한 고정표였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광주민주항쟁은 “거 빨갱이 김대중이가 대통령 해묵을라고 저질른거 아이가!” 하는 말을 곧잘 하셨다.
아버지는 네 살 때 아버지, 곧 나에게 할아버지를 여의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에겐 박정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아버지 같은 존재인 모양이었다. “니가 보리고개가 뭔지 알기나 하나. 우리나라가 다 이만큼 먹고 살게 된 것도 다 박정희 대통령 덕분인줄이나 알거래이.”
아버지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때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며 요즘 젊은이를 한탄하셨던 분이고, 전라도 깽깽이들은 빨갱이라고 말하시곤 했다. 자세히 조사한 것을 본 적은 없지만 내 아버지와 같은 분이 영남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약 20% 가까운 분포를 가지고 있다고 짐작된다. 이렇게 짐작하게 된 근거는 최근 한나랑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의 성향을 관찰해 보고 나름대로 유추한 결과다.
유쾌한 정치 반란
이렇게 현실 정치인들이 이념과 지역주의를 이용해 권력을 창출하는 것을 통념으로 알고 있을때 갑자기 대한민국에 정치적 반란이 일어났다. ‘정치자금’은 곧 ‘검은 돈’이라는 인식이 당연하게 받아지고 있을 때, 어떤 익명의 시민이 어머니 라식 수술비를 위해 준비했던 돈을 한 정치인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선뜻 기부한 것이다.
그 시민은 “어머니 수술비는 나중에 다시 벌면 되지만, 어머니에게 먼저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한 돈을 자발적으로 보태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한 사람, 두 사람씩 그 정치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 정치인의 이름은 노무현이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참여경선과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 과정을 통해 노무현을 사랑한 사람들은 스릴 넘치는 긴장감과 환호을 외쳤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안도의 한숨을 몇 번이고 내쉬었다. 지금까지 헐리우드의 어떤 블록버스트 영화도 이러한 감동과 즐거움을 준 적은 없었다.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될 때 한참동안이나 뒤지고 있었던 노무현 후보의 득표수가 상대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한 순간, 세상이 떠나갈 듯이 큰 소리 치며, 뛰고 즐거워 했던 감동은 2002년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 골문을 흔들었던 안정환의 슛보다도 더 큰 기쁨이었다. 말 그대로 유쾌한 정치 반란이었다.
노무현은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참여정치가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으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적 패러다임이 바뀌려는 판국에 이르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탄핵했다. 그 때 전국에서 수백 만의 촛불이 켜졌고, 대통령을 지키고자 국민들은 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아 ‘탄핵반대, 민주수호’를 외쳤다.
결국 탄핵에 가담한 국회의원 대다수가 국회에서 쫓겨났고 참여민주정치가 승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참여민주정치를 위해 창당된 열린우리당은 국회 최대 의석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참여민주정치의 길은 순탄하지 못했다. 지역주의 정치가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가진 많은 정치인들로 인해 삐걱거리던 선체는 침몰의 두려움에 쌓여 너도 나도 뛰어 내리고 있는 실정이 되어 버렸다.
언제나 즐거운 시민들이기에
그러나 지금까지 유쾌한 정치 반란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이런 스릴 넘치는 위기감을 한 두 번 겪은 것이 아니다. 그때마다 그들은 고통과 어려움은 함께 겪었지만 이겨왔다. 이번에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려움이 크면 클수록 승리의 기쁨은 한층 더할 것이다.
정치인은 참여민주정치를 통해 국민의 참여와 뜻을 모아야 한다. 정치인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치인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런 아름답고 수준 높은 정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을 가진 정치인을 다시 보기 원한다.
나는 현재까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민주정치를 승계할 정치인으로 유시민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그라면 상식과 원칙으로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지켜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노무현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때처럼 본선 후보로 결정되도록 돈과 시간과 열정을 보태고 싶다.
참여민주정치와 유시민 의원을 지지하는 어떤 네티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제나 즐거운 시민들이기에, 같은 곳을 쳐다 보는 사람들이 유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를 만들고자 할 따름입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우리가 믿고 사랑하는 그분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즐거울 따름이지요."
그렇다 참여민주정치가 따지고 들면 별다른게 아니다. 정당활동이 우리들의 즐거운 놀이터이기도 하고, 우리가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힘을 주고, 즐거움을 얻는 축제의 장이기도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참여민주정치다.
정치란 신나고 재미난 것
내 아들이 성장해서 투표권을 가지려면 아직 십 수년이 지나야 한다. 아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는 아들에게 정치에 관해 무엇을 보여주고 말해줘야 할까? 내 경험상 과거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정치는 정치인들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아들에게 정치란 놀이터에서 그네 타는 것만큼이나 신나고, 아빠하고 하는 술래잡기만큼이나 재미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텔레비전 만화영화나, 컴퓨터 게임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것이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유시민을 지지하는 참여시민네트워크 시민광장의 준공을 자축하는 바이다. 역사의 대의가 참여민주정치의 손을 들어줄 때 아빠와 아들이 함께 놀게 될 놀이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