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함을 당해도 역풍이 불어도 저를 사랑해 주시는 당원 여러분이 계시기에 즐거운 유시민입니다. 오늘 여기 계신 모든 후보님들이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을 약속하셨기 때문에 꼴찌를 해도 즐거운 유시민입니다. 예전엔 당의장 대통령이 지명했습니다. 오늘은 여기 계신 여러분이 대통령이십니다. 축하합니다."
2005년 전당대회에서 가슴 밑바닥에 가라 앉았던 정의와 비움의 미덕, 그리고 양심이 승리하는 사회를 갈구하는 기도의 불씨를 살려낸 격정적인 연설문의 일부분입니다.
비록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표를 주진 못했을망정 가슴 언저리에 번개 맞은듯 저릿했던 사람들 많았을 겁니다. 다른 지대에 서 있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양심의 언어, 유시민의 힘입니다.
가공적인 대세 속에서 인위적인 배타를 당해도 꿈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은 현실의 바람에 흔들리거나 주눅들지 않습니다. 불휘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뮐세...
자신이 가는 길이 옳다고 믿었기에, 그 길에 힘을 실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즐겁게 가겠다고 약속했던 그사람이 몇년만에 잔뜩 움츠린 어깨를 하고 우리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느 님 말마따나 누가 예쁜 유시민 얼굴 이렇게 망쳐 놨어! 그 말에 동조되는 표정을 하고 말입니다.
"나는 지금 좌절에 빠진 정치인일 뿐입니다."
이런 유시민 의원에게 누군가는 잘한 것을 자랑하진 못할지언정 패잔병처럼 돌아온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맷집을 더 키우라'는 애정어린 질타를 하는 것도 보았지만, 아직도 자신을 '온순하고 온화'하다고 믿는 이 남자는 가면을 쓴 조직과, 그 이기적 생리와 폭력 앞에서 복수를 다짐하기보단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생각하고, 세상의 슬픔을 먼저 발견하는 여린 심성의 소유자인걸 어쩌란 말입니까. 맘대로 바꿔집니까! 또 바꾸라 해야합니까! 싫어요. 슬픔의 힘이 있는 것을요.
가랑비와 소낙비를 번갈아 맞다보니 유쾌하고 대담한 남자 유시민도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 된 모양입니다. 누가 일으켜 주어야 합니까. 누가 그에게 희망의 마음과 불굴의 의지와 옳음으로의 추구를 다시 하라고 다독여 주고 용기를 주어야 합니까. 바로 여러분입니다.
유시민의 슬픔 속에 나의 양심이 눈물 흘리고, 유시민이 느끼는 좌절에 나의 꿈이 멍들고 있다면 이미 우리는 함께 비 맞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되나보다, 꿈은 사라졌다' 지레 포기하고 만다면 그것은 함께 무너지는 지름길이겠지요.
함께 비 맞을 것인가, 함께 무너질 것인가. 선택에 따라 여러분의 지위가 달라집니다. 새 시대를 여는 역사의 맏형이 될 것이냐. 인공적 흐름에 주체를 상실하고 떠밀려 다니는 부평초 세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냐. 우리는 이미 비장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유시민 의원은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며 이렇게 약속을 하고 있습니다. 대책없는 좌절과 속절없는 침잠이라면 우리가 이렇게 즐거울 수는 없겠지요. 우린 우리 마음대로 행간을 읽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힘을 길어 올립니다.
'깃발을 내리고 있어라 오늘은. 나는 네게 기약없는 인내를 구하려는 게 아니다.'
하산할 땐 올라야 할 기회가 생긴 것이고, 위가 가득 찼을 땐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는 간단하고도 심오한 진리, 유시민은 진작에 알고 있었고 그렇게 살아 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유시민 의원의 가슴에 쌓인 슬픔을 비워내고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시련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힘이 유시민 본인에게도 있지만, 여러분에게 있을 때 그 힘의 파장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시련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고 유시민 의원도 또 우리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겠지요. 힘!
현실의 난삽한 장애가 꼭 이루어야할 가치있는 꿈으로 가는 길의 장애물이라 생각하고, 반드시 꿈은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서로 강건하다면 우린 이미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다.
2007년 5월, 조직과 정치로부터 쓰라린 내상을 입고 깊은 슬픔의 심연속으로 가라 앉은 유시민 의원을 생각하면서, 그를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의 밀알이 되고자 이렇게 시민광장에 모였습니다.
좌절에 빠진 정치인일 뿐이라는 유시민 의원의 말에 한편으론 가슴 무너지고 한편으론 그보다 훨씬 큰 희망의 샘을 힘차게 길어올릴 것이라는 의지만을 잔뜩 갖고서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의 대통령은 지역정서와 자금, 인맥으로 형성된 하급 매커니즘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그 견고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 부수는 순간 역사속 유물로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반동은 없다 진도 확실히 나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하는 시험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고 여러분은 이미 그 역사의 열차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먼저 걸었기에 우린 좀 더 쉬울 수도 있습니다. 2002년의 학습효과 중 수렴할 것은 철저히 수렴하고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보완해 가면서 민심의 파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리도 2007년의 대세와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대통령이 조직과 돈과 지역정서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러나 2007년은 여러분의 양심과 이성과 역사발전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대통령이십니다. 축하합니다'
이렇게 윗말을 확 바꾸고 싶습니다.
만국의 유빠님들, 대세 한번 만들어 봅시다. 도전해 봅시다. 찻잔 속의 태풍이냐,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올라 탄 호랑이냐는 여러분의 마음과 손과 발에 달려있습니다. 참여하는 여러분들의 힘을 일말의 의심없이 믿습니다. 오십시오. 여러분이 곧 역사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유시민이 대의고 유빠가 대세다'
에 축원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기와 한장을 올리며... 폐인, 시민광장에 살며시 인사드립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