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토론방이면 그 주제에 맞는 토론꺼리여야 하는데 난 그 재주가 없다."
이 새벽에, 깊은 밤에서 서서히 날이 밝아서일까? 뜬금없이 고백이 하고 싶어졌다. 아니 내가 지내온 최근 몇년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서 충동적으로 지른다.
난 직업이 속칭 노가다다.
노가다 하면 떠오르는 게 현재는 이맹박일 꺼다. 그러나 나는 전문 노가다다. 지금은 조그만 국도 현장 소장이다. 난 업무의 대부분을 건설하는데 쓰지만, 주로 접하는 부류는 공무원, 시의원, 시의장, 통장협의회 의장, 주변 지주들, 복덕방, 개발자 등등.
여기까지만 와도 떠오르는 게 있을 거다. 눈치를 챘다면 그대는 사회경험이 많은 것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이들 대부분이 구 민정당, 구 신한국당, 현 한나라당 지지자들이다. 난 이들과 불가피하게 어울릴 수밖에 없다. 때로는 한나라당의 미래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유빠라고 얘기하면 난 불리해진다.)
그래서 뜬금없이 이 시점에서 고백이 하고 싶어진 거다. 난 경계선상에 있는 경계인이기 때문이다.
직업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생활도 그렇기 때문이다. 난 골프도 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아니다. 즐기기도 한다. 로비의 수단이냐고? 아니다. 내가 시민광장에서 다른 분들과 소통하듯이, 골프로 저들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난 짜웅도 서슴없이 했다. 찔러줄 줄도 안다. 접대도 한다.
휴~~~ 참회하듯이, 속죄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더 열심히 과격해(?) 질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화룡추, 생소한 아이디일 것이다.
개혁당 당원일 때 잠자코 있었고,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일 때 눈팅만 했으며, 서프에서 조용히 추천만 누르고 있었다. 그 누구나 열망한다는 댓글조차도 쓴 적이 별루 없다. 촛불집회, 탄핵집회 때 구석진 곳에서 생소한 구호와 생소한 용어를 굳이 아는 척하며 진땀을 흘린 적도 있다.
솔직히 유시민 동영상 보면서 운 적도 있다. 그래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는 거다. 노짱이 최저의 지지율로 바닥을 헤맬 때 난 와이프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자체가 의미가 있다. 이미 당선된 것만으로도 그는 성공한거다. 아니 대한민국은 축복받은 거다.'
난 몇일 전만 해도 암울했다. 대세구나. 이명박이가. 한나라당이. 그 믿지 말라는 조중동 어디에서나 나오는 여론조사가 날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나 위안은 됐다. 그래 그래도 니네는 되돌릴 수 없을 거다. 노무현식 정치가, 노무현식 국민의식이, 노무현식 행정시스템이 너희를 자유롭지 않게 할 거다. 그런 믿음으로 단지 위안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의식이 날 경계인으로 굳어지게 하려는 찰라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떠난 유시민 의원을 보려고 무심히 정말 무심히 홈피에 접속했다가, 홈피가 바뀐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아쉽기도 했고 강연 동영상을 보려니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렸다.
포기하고 오랜만에 서프에 들어갔다. 분풀이 하듯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글도 올렸다. 그러다 시민광장을 열었다는 댓글을 보고 여기로 오게 된거다.
"희망을 꿈꾼다."
"꿈이 희망이다."
"꿈을 꾸는 자만이 희망을 이룬다."
그런데 나는 꿈을 꾸기 위해서 잠만 잔 거다. 즉 수면중이었다는 거다. 깨는게 싫었다. 꿈이 날라갈까봐.
그러나 이제 깬 거다. 여기 시민광장에서.
깨고보니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른다. 사막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을 발견한 거다. 얼마나 목말랐는지 모른다. 또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이게 요사이 내가 오바하는 이유다.
이제 눈팅 안한다. 이제 댓글쓰는 거 마구마구 할 거다. 이제 내 생각을 말하는 거 주저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그동안 난 전투를, 전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유엔군도 아닌데 구경만 한 방관자였기 때문이다. 난 스스로 위로했었다. 민주시민이라고. 저들을 지지한다고.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먹기만 했는데. 아니 더 먹을려고 발광을 했는데.
이게 부끄럽지만 또 고백하게 된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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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
1. 대선이 가까이 오니까 밤에 잠이 안 옴. 난 엄청 애국자라서 그런가.
- 유시민 얘기가 나오면 잠이 확 깸. 어떨 땐 중독현상으로 손이 덜덜 떨림.
2. 절대 발설해서는 안될 비밀까지도 확 불어버림.
- 유시민 강연동영상 쳐 보구선 얘길 해라 섀꺄. (친구한테 그랬음)
3. 신문이 광고지로 보임 .
- 가끔은 직장인 무이자 대출 등등 현혹됨. 글짜가 꺼꾸로 보이기도 함.
4. 유시민이 좋다는 와이프가 그렇게 이쁘게 보임. (원래는 질투를 느껴야 하는데)
- 유시민이 똑똑한 거 같다는 처형을 안아줄 뻔 했음. (동서한테 주글 뻔)
5. 유시민이 힘들어 하는게 너무 보기 좋음. (왜 그러지?)
6. 유시민 체형처럼 되려고 살을 뺌. (절대 안 빠짐)
7. 항상 세계사는 꺼꾸로 봄. (아들이 이상하게 봄)
8. 나도 항소이유서를 써보려고 범죄 유혹도 있었음.
9. 덕양구가 고향같음. (전 수지인데)
10. 불관용을 용서치 않겠다는 말을 꼭 내가 한거 가틈.
11. 업무 시작 전에 정치뉴스 샅샅이 뒤짐.
- 살짝 연예나 스포츠도 봄. (진땀)
12. 저녘에 약속이 잡히면 온통 시민광장 홈피에 신경이 쓰임.
- 새벽에도 자다가 일어나서 댓글이라도 추천이라도 해야 함. (지금도 새벽 2시 40분)
13. 문득문득 생업에 충실하자 다짐을 함.
- 유빠로서 타의 모범이 돼야겠기에.
14. 업무상 만나는 사람에게 살갑게 대함. (잠재적 동지)
- 일 얘기 하다가 유심히 꼬나봄. (혹시 이놈두 한날당인가?)
15. 인간심리나 꼬시는 방법을 연구하려다 허탈해 함.
- 어떻게 유시민과 소통시키나 고민됨.
16. 1000번째 회원가입이 천만명으로 보임.
- 혹시 꿈나무님이 천만번째 아닌가요? (일당 만을... 일당 백두 만만치 않은데)
17. 지금부터 휴직할까? 12월까지. 그런 충동을 느낌.
- 아~ 이게 현실이 되면 큰일이다. (와이프한테 주글건데)
18. 내가 청년인 거 같은 착각을 함. 당근 유시민도 청년이고.
- 여기만 오면 힘이 나니 그런가?
19. 주변을 막 뒤지는 습관이 생김.
- 유시민과 관계된 홍보물 한개도 없음. 다음주에 뭘 가지고 가지...
20.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좋아하게 됨.
- 한동안 갇혀있었던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새롭게 솟아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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