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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이라고나 할까요?
수정부 | 2007-06-06 11:44:10 | 조회 1665 인쇄하기
http://www.usimin.co.kr/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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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대학을 다녔던 분들은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최류탄 공격을 받으며 돌맹이를 집어 던지고 심하게는 화염병을 집어 던지던 학우들.

 

언론에서는 그들을 가리켜 급진 용공세력, 정부 전복세력이라 도배질했었고 저를 비롯한 다수의 동료 학우들조차도 그들을 피해다니며 뒤에서는 손가락질 했다는 사실..

 

어쩌다 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논쟁을 하더라도, 그들의 행동이 학생신분에 어긋난다는 판에 박힌 말만 했지, 그들이 주장하는 독재정권의 부당성이나 민중의 애환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려 했던 우리들..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사상을 존중하고 그들의 진정성에 불을 지펴야 될 의무가 있는 교수들은, 오히려 그들을 비난하고 그들에게 빨간 딱지를 붙여 무식한(?) 나머지 학우들로부터 그들을 격리시키려 했다는 사실..

 

몰랐습니다.. 진정으로 몰랐었습니다. 당시에는 말이죠..

 

마르크스란 단어를 들으면 뭔가 섬칫한 느낌이 들어서 슬슬 피해다녔고, 빨갱이란 단어를 들으면 심장이 벌렁거리며 매 맞는 강아지 모습처럼 주위를 두리번 거렸죠.

 

험상궃은(?) 전라도 사투리를 들으면 경계하는 눈빛으로 다시 한 번 바라보던 게 다반사이고, 그런 의심스런 눈빛을 느낀 당사자가 들리지 않는 한숨을 쉬며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를 승리감이 들었던 슬픈 과거도 고백합니다.

 

아~~ 고백하는 이 순간도 부끄러움에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군요.

 

몰랐습니다.. 진정으로 몰랐었습니다. 당시에는 말이죠..

 

 

예나 지금이나 활자화된 것은 진리라 여기는 우매한 민중이 다수이기에, 비단 언론 (신문, 방송, 잡지) 뿐 아니라 제가 일하는 일터에서도 활자에 대한 그들의 맹신화를 온몸으로 터득하기에, 신문으로 그들의 가치관을 좌지우지하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었음을 인정합니다.

 

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라는 책을 접하는 행운만 없었다면, 지금 이시간 저는 이명박을 칭송하며 노빠, 유빠 때려잡자는 구호를 외치면서 지만원의 서적을 탐독하고, 조선일보를 옆구리에 낀채 인터넷 독립신문을 즐겨찾기에 달아 놓고 왠종일 컴 앞에 앉아 나라를 망쳐놓은 노무현과 그 졸개 유시민을 때려잡자고 자판을 두들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저에게 도래하지 않게 해준 인터넷에 감사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 저의 굳은 뇌를 풀어준 강준만 교수께도 감사합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강국을 만들어준 김대중 전 대통령님께도 감사합니다. 주옥같은 명작으로 제 가치관을 정립해주고 있는 수많은 인터넷 논객들께도 감사합니다.

 

권위와 협박으로 나라를 지배했던 시절에 그럴수 있었음을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교수에게 말대꾸 하는 순간 그들의 권위가 떨어짐과 동시에 제 학점도 떨어지던 시절이었기에, 모욕감과 수치감을 느끼는것도 사치스런 시절.. 그럴 수 있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반칙을 하더라도 돈과 권위만 있으면 용서받던 시절에 그럴 수 있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고무줄법이었던 시절.. 힘 없고 나약한 사람은 법의 보호도 국가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야말로 짐승이나 노예 취급받던 시절이었기에 그럴 수도 있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권위와 협박의 시절에 태어나 유신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내고,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 대학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당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투사들의 피와 땀에 경의를 보냅니다. 제대로 학습하고 공부해서 세상의 진실을 깨달으려 노력하지 않은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현충일 오전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며 올린 반성문이오니 광장 여러분들의 하해와 같은 이해를 구합니다.

     

현충일, 6월, 반성
덧글쓰기 | 전체글 17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樂地랑苦海  

에휴,,, 저 또한 마찬가지랍니다.

20년 전 6월 6일에는 비가 많이 왔었죠.
그 날 전 너무나도 초라한 모습으로 고향을 떠나왔고, 그 이후 죽 여기에 살고 있네요.
오로지 제 자신의 미래와 인생이 어떻게 될 것인가만 중요했죠.
실제 비도 많이 내렸었지만, 제 마음의 비도 못지않았었던 시절입니다.
그 때 제겐 세상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제 자신만 있었습니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던 시절...
또한 살면서도 제 자신은 죽었던 시절...
뉴스도 안 보고 살았습니다.
누가 분신했는지, 무슨 항쟁이 있었는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그게 죄는 아니겠지요.............
07-06-06

초록별문지기  

눈물납니다.
저또한 활자화된 지식 속에서 이승만대통령이 정말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던적이 있었습니다.
1999년 5월까지는요. 그전에는 교과서의 말이 진리라고 알았었죠.
광주 항쟁은 폭동으로 알고 있었고, 전라도 사람들은 모두 나쁜 사람들이라 생각했었고,
그러다가 1999년 초에 인터넷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회사(육군복지단)에서 직무가 역사 도우미였거든요.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 콘도 안에 역사 안보전시관이라고 김일성.이기붕,이승만 별장이 있습니다. 군소유지 였는데, 민간인에게 개방했죠. 그때 안보도우미로 그 일을 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있는 자료 그대로 사람들에게 소개를 했는데,
저는 더 많은 자료수집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했지요.
그러다가 제가 알고 있는 역사의 오류가 발견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첨으로 읽은 책이 박세길이 지은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권이었어요.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되면서 눈물을 흘리고 5년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웠어요.
그래서 저도 반성합니다.

그때 생각 하면 목이 메이네요.
이 땅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호국영령들이여.
당신들의 값진 교훈으로 값진 생명 주심을 감사하며 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07-06-06

칼 융  

수정부님...메인입성을 감축드립니다...좋은 글입니다.
07-06-06

수정부  

음냐리~~~ 이거 빨간날 글 써야 경쟁력이 줄어드는군요^^ 관리자님 힘드시져? 글이 좍좍 올라와야 되는디.... 부끄럽네요..
07-06-06

옴쥐  

이념이나 사상에 대해 큰 고민이나 위협없이 자라온 저는 복받은 세대라는 생각이 많이 들죠
서슬퍼런 80년대를 온몸으로 통과해온 이땅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웠던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수정부님 글 잘 읽었습니다^^
07-06-06

온새미로  

네~ 저두 옴쥐님의 답변에 묻어갑니다~

암튼 수정부님은 솔직, 담백한 좋으신 분이에욤~~*^^*
07-06-06

njbora  

정말 인터넷 사랑해요...
인터넷이 없었으면 지금같은 정보를 어디서 볼까요? 지금같은 사람들 만날 수도 없었을 거고...
정말 암흑같은 세상에서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

몇일간 컴퓨터 고장나서 약간 암흑에서 살았더니 오늘 무지 바쁩니다.
참평 연설 진짜 기네요. 4시간~~ ㅋㅋ
07-06-06

노고봉  

본질은 눈으로 볼수 없지요... 그러나 그 본질을 직시 할 수 있는 통찰력은
비움에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시안은 항상 마음을 비우고 있는그대로를
바라보는것.
저도 반성하며 민주화를 위해 가열차게 투쟁햇던 분들을 생각하며 조그만 힘을 보내려고
합니다. 비움의 법칙을 실행하려합니다.
07-06-06

기름만땅  

좋으신 말씀 !!!!!!!!!!!!!!!!!!!1
07-06-06

새날개1  

늦바람이 무섭더라구요..ㅋㅋ...^^
07-06-06

당희  

늦바람 나신거 맞죠?
든든합니다!
07-06-06

감자깡  

참 좋은 글이군요,,,노대통령 참평동영상을 또 보다가 아직 잠을 못이루고 있습니다. 주말까지 휴가입니다.ㅋㅋㅋ
07-06-07

감자호크  

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샐줄 모른다고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07-06-07

폐인  

늦바람이 무섭다는거 수정부님 보면 진실이라는.^^
든든합니다!2~
07-06-07

바람부는 대로  

저도 막연한 두려움에, 깨달음없이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피와 땀을 흘린 모든 님들께 존경을 드립니다.

좋은 글 읽고갑니다.
07-06-07

하니  

와 우리 강원도 강릉의 수정부님의 글이 대문에 실렸군요.^^

축하드립니다....
07-06-07

강물처럼  

사무실에서 읽다가 눈물이 찔끔. 수정부님 글,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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