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자산과 부채는 계승되어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네티즌 여러분.
저는 지난 5월 29일, ‘대통령 탄핵은 잘못된 것입니다. 사과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저의 사과 성명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넘어서는 것을 보고, 네티즌 여러분과의 소통을 통한 올바른 가치판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오늘은 소위 ‘범여권 대통합’을 둘러싼 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어 그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솔직히 요즈음의 사태를 보면서 ‘범여권 통합을 하는 것인지’, ‘일부 야권 통합을 하는 것인지’, ‘무조건 잡탕식의 세 모으기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 스스로도 헷갈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느낌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왜, 이와 같은 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범여권의 개념에 혼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여권의 정점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각 언론은 막무가내로 한나라당과 대칭점에 있는 모든 후보들을 범여권 후보라고 부르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혼돈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도대체 범여권은 어느 범위를 말하는 것입니까?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마당에 법률적 의미의 여당은 없지만, 저는 정치적으로 볼 때 국민의정부와 현 참여정부의 정신을 포괄적으로 계승하고자 하는 정치세력과 정치인을 범여권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문민정부에서 국민의 정부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되었고,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정부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범여권 통합에 나서고 있는 정당과 일부 정치인의 태도는 자기모순에 빠집니다. 범여권 통합을 한다면서 여권의 정부인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심지어 여권의 중심을 잡아나가야 할 열린우리당의 일부 세력에서부터 서슴없이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탈당설을 퍼뜨리니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입니다. 오늘 혼란한 사태의 본질 중 상당 부분은 열린우리당의 자기부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런 상황은 범여권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아무런 원칙도 없이 정치인들만의 이합집산이 원인이며 그것도 다분히 내년 총선을 겨냥한 기득권 확보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 집니다.
범여권이라면 당연히 현 정부의 정신과 정책에 대한 자산과 부채 모두를 안고 가야할 것입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감정적인 호불호나 여론 지지도가 높고 낮음의 문제, 정파적 손익의 문제가 아니라 범여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아예 범여권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하며, 범여권 대통합에 참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스스로 범여권임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발전시켜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참여정부가 해온 일들을 곰곰이 살펴보면, 참여정부는 다음정부가 일하기 좋도록 기틀을 잘 만든 정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6월 2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참여정부의 정책에 버릴 것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듯이, 경제 및 부동산정책, 지역균형발전과 FTA, 교육혁신과 복지정책 등 현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의 골격과 그 정신은 폐기할 대상이 아니라 계승해서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들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노 대통령이나 참여정부의 인기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의 정부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 최고의 전략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남북 화해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 균형 외교, 동북아 다자안보체제의 선도,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동북아의 허브로 부상하며, 유라시아 철도 등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의 대륙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힘찬 행보는 반드시 계승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한반도가 구습과 질곡으로 점철되는 땅이 아닌 새로운 가치와 희망의 땅으로 변화 발전해가는 모습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2007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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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