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활동을 하기 때문에 꼼수라고?
꼼수라 한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꼼수”(한겨레 사설)라 한다. “정당법상 의무는 회피하면서 선거운동은 하겠다는 꼼수”(중앙일보 사설)라 한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뭘 보고 꼼수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꼼수”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말한다. 이 신문들이 무슨 근거로 참여정부평가포럼의 활동을 쩨쩨하다고 보는 것일까?
내가 볼 때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정치조직이고 정치세력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조직의 구성은 그 자체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조직이 정치조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 받아서는 안 된다. 오직 정당만이 합법적 정치조직이라고 말하는 것은 민주정치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다. 반민주적 발상이다. 한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면 다양한 정치조직의 출현을 장려해야 한다. 따라서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정치조직이고 정치세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비난하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조직은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아니 해야 한다. “정치적”이란 “사회적” 또는 “공동체적”과 분리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람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했을 때, 이 말은 곧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과 동일하다.
영어 “political”는 “polis”에서 나왔다. “폴리스” 곧 “공동체”를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람은 폴리스적인 동물이다”라고 했을 때 이 말은 사람은 공동체를 통해 성장하고 완성된다는 말이다. 모든 조직은 공동체에 대해서 말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그것은 곧 정치활동이 된다. 기독교 조직도 정치활동의 방식과 구조에 따라 회중교회, 장로교회, 감리교회, 로마카톨릭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처럼 정치는 중요한 것이다. 사실 모든 조직은 정치적이다.
정당은 다양한 조직들 중에서 하나에 불과하다. 정당만이 합법적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평가포럼도 합법적으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꼼수”니 “해체하라”니 하지 말라.
2.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활동이 불법이다?
내가 볼 때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선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조직은 그것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한, 반드시 선거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정치조직이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그 이유만으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법률은 오직 부당한 방법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금지할 뿐이다.
그러니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 중에서 부당한 활동이 있고 정당한 활동이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임무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선관위의 임무는 그 중에서 부당한 활동을 가려내는 것이다. 따라서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꼼수”니 “해체하라”니 하지 말라. 비판하고 싶다면, 참여포럼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라.
3. 정당이 아니기 때문이 정당을 비판할 수 없다?
조직과 조직은 협력하기도 하고 견제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한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은 다른 조직과 협력하기도 하고 견제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한다. 정당은 민주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조직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참여포럼을 포함하여 그 어떤 조직도 정당을 견제하고 정당과 경쟁할 수 있다. 반드시 하나의 정당이 되어야만 다른 정당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참여정부를 부당하게 때려서 인기를 얻은 조직들을 비판하기 위해 특별히 조직된 모임이다. 참여포럼은 그 대표적인 조직으로 한나라당을 지목했을 뿐이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정당이 아닌 조직은 한나라당을 비판하지 말아야 하는가?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나? 한나라당이 성역인가? 한나라당의 주장은 이미 입증된 불변의 진리라도 되나? 누구라고 다른 조직의 주장과 정책과 비전에 딴죽을 걸 수 있다. 음해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신문의 만평은 참여포럼과 대통령이 폭력과 위협을 행사하고 있는 양 묘사하고 있다. 사악한 만평들!)
한 정당이 아무런 비전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면, 그 정당의 집권을 끔찍하게 여길 수 있다. 단순히 생각에 그치지 않고 “끔찍하다”고 큰 소리로 말할 수도 있다. 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정치 활동이다.
문제는 이러한 판단이 사실과 논리에 근거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무 논리도 근거도 없이 그냥 무작정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말을 무시하거나 미친 놈 취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판단이 사실과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면, 수용하든지, 더 정확한 사실과 논리를 동원하여 반론을 제기하면 된다. 진실이 폭로될까 두려운가? 실토해라.
4. 저질 신문의 저질 사설
중앙일보 사설 꼬라지 봐라.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된 유사 정당조직이라는 사실도 명백해졌다. 정당법상 의무는 회피하면서 선거운동은 하겠다는 꼼수다. 이를 방치한다면 다른 후보들이라고 사조직을 안 만들겠는가.” 이 사설은 “유사 정당조직”, “선거운동”, “사조직”을 모호하게 연결시켜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매우 이상한 조직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유치하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사조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그렇게 말하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하나 보다. 그래서 고작 동원한 용어가 “유사 정당조직”이다. 이 사설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교묘하게 숨기고 있다.
A.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은 유사 정당조직이다.
B.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은 선거운동이다.
C. 정당이 아닌 조직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꼼수이다.
A의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유사 정당조직이다. 자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유사 정당조직인들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B의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참여포럼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자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참여포럼이 선거운동을 한들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선거운동”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선거에 임하여 특정 후보자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주선 및 권유하는 일”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활동이 선거운동인 것은 아니다. 신문 사설과 방송 토론은 유권자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 점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것을 선거운동이라 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사설은 선거운동이 아니고 참여포럼의 주장들은 선거운동이 되는 기준이 무엇인가?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두 활동이 하나는 선거운동이 되고 하나는 되지 않는 기준은 법률이 정해 준다. 또한 모든 선거운동이 불법이 되는 것도 아니다. 불법이 아니라면, 다양한 선거운동, 다양한 조직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활동을 하고 투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또한 “하려면 당당하게 당 이름 내걸고 하라”는 한겨레 사설은 민주사회에서 정치조직의 다양성을 봉쇄하려는 반민주적 발상을 전제하고 있다.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하든지, 그냥 정치에 무관심한 채 살든지 둘 중에 하나를 하라는 말인가? 정치는 정당에게 시민은 정치 무관심을? 아니 정치 비판은 자기들 언론에게만 맡기라고? 그래서 오손 도손 모여 손쉽게 대통령 욕이나 하면서 신문지를 팔아 먹냐?
시민들은 당원이 될 수 있고, 강력한 지지자가 될 수 있고, 감시활동을 할 수 있고, 그냥 신문 보며 정치인 씹을 수도 있다. 참여정부에 활동했던 인사들도 시민으로서 참여정부를 계속 지원할 수 있다. 그 방법도 다양하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의 참여정부에 대한 자체평가는 다양한 방식의 정치활동 중 하나이다. 대한민국 구태 정치인들과 저질 언론은 이 다양성을 눈뜨고 보지 못하고 있다. 저질 신문들이 고작 내어 놓은 이유는 한결같이 반민주적이고 전근대적인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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