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민주정치'를 위한 동화, 모모
제2부
회색 신사
“들어 보세요, 여러분, 우리 말을 들어 보세요.
열두시 오분 전에 종이 울렸습니다.
그러니 깨어 일어나 정신을 차리세요.
누군가 여러분의 시간을 훔치고 있으니까요.
들어 보세요. 여러분, 우리 말을 들어 보세요.
더 이상 괴롭힘 당하지 마세요!
일요일 세시에 오셔서 우리 얘기를 들어 보세요.
그럼 여러분은 자유를 되찾을 수 있어요!”
- 모모 中에서, p151 -
제3편
노짱을 까는 회색신문들의 발악
회색신사의 정체를 알게 된 모모의 친구들
모모는 입을 떼어 일어났던 일을 더듬더듬 털어 놓기 시작했다. 마침내 모모는 회색 신사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한 마디 한 마디 그대로 되풀이했다.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베포 할아버지는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알아 내려는 듯이 모모를 유심히 바라 보았다. 그의 이마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졌다. 그는 모모가 이야기를 마친 뒤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반대로 기기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열심히 들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다가 흥이 날 때에 흔히 그러듯이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했다.
- 모모 中에서, p136 -
회색신문의 정체를 알게 된 노짱의 친구들
노짱은 인터넷을 통해 회색신문의 정체에 대해 하나 둘 털어 놓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회색신문과 겪었던 일들을 한 마디 한 마디 그대로 되풀이 했다.

이야기를 계속하는 동안 인터넷 눈팅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알아 내려는 듯이 노짱을 유심히 바라 보았다. 노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터넷 눈팅들은 점차 회색신문의 실체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회색신문에게 속아왔던 기억들이 되살아나자 이마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졌다.
반대로 인터넷 논객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열심히 들은 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논객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회색신문의 거짓말에 농락 당했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어났다. 인터넷 논객은 회색신문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반드시 많은 사람들에게 회색신문의 정체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학자와 한패인 회색신사는 경찰도 속수무책
파울로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어쨌든, 우선 우리를 도와 줄 학자를 찾아야 돼요. 학자가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걸요.”
프랑코가 소리쳤다.
“넌 언제나 학자를 찾더라! 학자도 무턱대고 믿을 순 없어! 해결책을 아는 학자를 찾았다고 하자. 너 그 사람이 시간 도둑들과 한패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아? 그러면 우리만 곤란해지잖아!”
그것은 과연 올바른 지적이었다. 이제 첫눈에 교육을 잘 받은 티가 나는 여자애가 일어나 말했다.
“난 모든 일을 경찰에 신고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프랑코가 반대하고 나섰다.
“말도 안 돼요! 경찰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거기다가 그 사람들은 평범한 도둑이 아니에요! 경찰이 이미 오래 전에 사정을 알고 있다면, 그건 경찰이 아무 힘도 없다는 얘기랑 똑같아요. 또 경찰이 놈들의 소굴에 대해 깜깜 무소식이라면, 어차피 기대할 게 없다는 얘기에요. 내 생각은 그래요.”
속수무책의 무력감이 자아 내는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파울로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해야 돼요. 그것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요. 시간 도둑들이 우리 계획을 눈치채기 전에요.”
- 모모 中에서, p147 -
학자와 한패인 회색신문은 경찰도 속수무책
노짱의 이야기를 들은 네티즌 중에 아이디 파울로는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어쨌든, 우선 우리를 도와 줄 교수나 지식인을 찾아야 돼요. 명망있는 교수나 지식인이 하는 말이 아니라면 노짱이 말한 이 사실을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을거에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걸요.”
그런데 이 댓글에 대해 아이디 프랑코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넌 언제나 교수나 지식인, 또는 명망가를 찾더라! 그런 사람들이라고 무턱대고 믿을 순 없어! 해결책을 아는 사람을 찾았다고 하자. 너 그 사람이 회색신문들과 한패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아? 그러면 우리만 곤란해지잖아!”
그것은 과연 올바른 지적이었다. 얼마 후 그 동안 조용히 듣기만 하던 한 여성 네티즌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난 모든 일을 경찰에 신고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이 댓글에 대해서도 아이디 프랑코는 또다시 반박했다.
“말도 안 돼요! 경찰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거기다가 그 사람들은 평범한 도둑이 아니에요! 경찰이 이미 오래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건 경찰이 아무 힘도 없다는 얘기랑 똑같아요. 또 경찰서가 벌써 놈들의 소굴이 되어 있다면, 우리가 신고하더라도 깜깜 무소식이 될거에요. 결국 어차피 기대할 게 없다는 얘기에요. 내 생각은 그래요.”
속수무책의 무력감이 자아 내는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아이디 파울로가 마지막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해야 돼요. 그것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요. 회색신문들이 우리 계획을 눈치채기 전에요.”
모모의 친구 관광 안내원 기기의 격문(檄文)
그 때, 관광 안내원 기기가 일어나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회색 신사들의 힘은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은밀히 일을 하는 데서 나옵니다. 따라서 그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단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의 진상을 알리는 거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규모 어린이 시위를 벌이는 겁니다! 피켓과 플래카드를 만들어 거리마다 돌아다니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죠. 그리고 전 도시 사람들을 여기 우리가 있는 옛 원형극장으로 초대해서 진상을 깨우쳐 주는 겁니다.
아마 엄청난 소동이 일어나겠죠!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이리로 몰려올 겁니다. 끝간 데 없이 많은 군중이 모이면, 우리는 무서운 비밀을 털어 놓는 겁니다!
그러면 세상은 단번에 변할 거예요! 그들은 어느 누구한테서도 더 이상 시간을 훔칠 수는 없을 거예요. 누구나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갖게 될 거구요. 이제부터 시간은 충분히 있을 테니까요.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뜻을 모으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까?
- 모모 中에서, p147 -
노짱의 친구 인터넷 논객의 격문(檄文)
그 때, 인터넷 논객은 노짱의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회색신문들의 힘은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은밀히 일을 하는 데서 나옵니다. 따라서 그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단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의 정체를 알리는 거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인터넷의 각종 포탈 및 게시판, 블로그 등에 이런 글들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것입니다.
“회색신문을 보는 것은 독극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회색신문은 여러분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도둑질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죠.
그리고 모든 시민들을 여기 우리가 모인 시민광장으로 초대해서 회색신문의 정체를 깨우쳐 주는 겁니다. 아마 엄청난 소동이 일어나겠죠!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이리로 몰려올 겁니다.
끝간 데 없이 많은 군중이 모이면, 우리는 무서운 비밀을 털어 놓는 겁니다! 그러면 세상은 단번에 변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회색신문은 어느 누구한테서도 더 이상 시간을 훔칠 수는 없을 거예요. 누구나 원하는 만큼 참여정치를 할 수 있게 될 거구요. 그러면 그때부터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충분히 생기게 될 거에요.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뜻을 모으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까?”
집회를 차단한 회색 신사, 그리고 기밀누설죄
가운데에 앉은 회색 신사는 질문을 계속했다.
“알고 있습니까? 오늘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피켓이며 플래카드를 들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존재를 깨우쳐 주려고 도시의 전 주민을 초대하는 엄청난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알고 있나요?”
영업사원이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재판관이 엄하게 질문을 계속했다.
“이 아이들이 우리의 정체와 활동을 알고 있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마디 해도 된다면, 저는 재판정이 이 일을 실제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무력하기 짝이 없는, 어린애 장난에 불과한 일이에요! 더욱이 우리는 그저 사람들에게 그런 시간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간단히 아이들의 집회를 무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부디 그 점을 참작해 주시길 바랍니다. 설사 우리가 집회를 무산시킬 수 없었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아이들이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는 고작 유치한 도적 이야기뿐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집회를 열게 했어도 괜찮았을 듯 합니다. 그럼으로써......,”
가운데 회색 신사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발언을 중단시켰다.
“우리는 만장일치로 영업사원 BLW 553 c호에 대해 이렇게 선고합니다. 피고는 기밀누설죄를 저질렀으며, 자신의 죄를 자백했다. 우리 법은 피고의 모든 시간을 당장 박탈할 것을 명한다.”
- 모모 中에서, p159 -
집회를 차단한 회색신문, 그리고 기밀누설죄
데스크에 앉은 회색 신문은 질문을 계속했다.
“알고 있나? 오늘 상당히 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의 각종 포탈 및 게시판 등에, “회색신문을 보는 것은 독극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선전하며 모든 시민들을 시민광장으로 초대하는 엄청난 계획을 세웠지 알고 있어!”
영업사원 CJDM 588S는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데스크는 질책에 가까운 질문을 계속했다.
“네티즌들이 우리의 정체와 활동을 알고 있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겠나!”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마디 해도 된다면, 저는 재판정이 이 일을 실제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무력하기 짝이 없는, 네티즌에 불과한 일이에요! 더욱이 우리는 그저 사람들에게 그런 시간을 허용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정치 참여를 시간낭비로 생각하게끔 주입시겼기에 간단히 집회를 무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부디 그 점을 참작해 주시길 바랍니다. 설사 우리가 집회를 무산시킬 수 없었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네티즌들이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는 고작 “당신은 독극물을 매일 마시고 있다.”고 하는 유치한 이야기였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집회를 열게 했어도 괜찮았을 듯 합니다. 그럼으로써......,”
데스크에 앉은 회색신문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발언을 중단시켰다.
“우리는 만장일치로 영업사원 CJDM 588S호에 대해 이렇게 선고한다. 피고는 기밀누설죄를 저질렀으며, 자신의 죄를 자백했다. 우리 법은 피고의 출입증과 노트북과 카메라를 당장 박탈할 것을 명한다.”
모모를 찾는 회색 신사
시간 저축 은행의 본부로부터 대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도시의 전 영업사원은 일체의 활동을 중지하고 오로지 꼬마 모모를 찾는데 전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거리마다 온통 회색 신사들로 득실거렸다. 그들은 지붕 위에도, 하수도 안에도 앉아 있었다. 기차역이며 공항, 버스와 전철도 은밀히 검문했다. 한 마디로 그들은 도처에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모를 찾을 수 없었다.
- 모모 中에서, p175 -
노짱을 까는 회색신문
딴나라의 본부로부터 대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도시 안에서 딴나라의 기관지(機關紙)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모든 영업사원, 즉 CJDM으로부터 일련번호를 부여받은 회색신문들은 일체의 활동을 중지하고, 오로지 노짱을 까는 일에 전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거리마다 온통 회색신문들로 득실거렸다. 그들은 음식점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가정집 문 앞에도, 사무실에도, 쓰레기통 속에도, 기차역이며, 공항, 버스와 전철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곳이면 어김없이 있었다. 한 마디로 그들은 도처에 있었다. 결국 회색신문들의 발악에 가까운 활동때문에 시민들은 노짱과 단절되게 되었고, 더이상 소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노짱을 까는 일이 자신의 정체를 더욱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들어보세요. 여러분 우리 말을 들어 보세요. 더 이상 괴롭힘 당하지 마세요!
그럼 여러분은 자유를 되찾을 수 있어요!
□ 차례 □
예고편 / 진실은 그 사람의 삶 속에 있다.
제1부 / 모모와 친구들, 놀랍게도 노짱은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제2부 / 회색신사, 제1편 - 그들의 거짓말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
제2부 / 회색신사, 제2편 - 노짱, 회색신문의 정체를 밝히다.
제2부 / 회색신사, 제3편 - 노짱을 까는 회색신문들의 발악
다음 글은 제3부 / 시간의 꽃 제1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