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의원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설마 아무 생각 없이 벽만 쳐다보면서 글만 쓰고 있진 않겠지요. 컴퓨터 화면 한 쪽에 ‘시민광장’ 띄워 놓고 가끔 눈팅도 하면서 사람 냄새도 맡을 겁니다. 물론 유티즌 냄새겠죠. 그러다가 문득 ”유티즌?, 이건 나 아냐!” 하면서 미소도 짓겠지요.
눈이 피로하다 싶으면 한번쯤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할 겁니다.
꽃이 피어있다면 분명 핑크빛 꽃일 거고, 꽃을 바라보다가 잠시 몽상에 빠질 겁니다. 몽상. 그건 잠잘 때 꾸는 꿈과 다릅니다. 각성 상태에서 무의식을 표면으로 끌어내는 작업이랄까. 몰입이랄까.
지금 유시민 의원은 무슨 생각에 빠져 있을까요?
아마 한나라당 경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겁니다. 우리당 의원들 찔끔찔끔 탈당도 안중에 없을 겁니다. 단언컨대 그의 머리 속에 그리는 모습은 대한민국의 미래 뿐일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려놓은 밑그림을 어떻게 채색할 것인가? 그리고 완성된 그림으로 어떻게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인가?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당장 눈 앞에 떨어진 과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하지만, 처음부터 먼 장래까지 내다보면서 백년대계를 세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적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천재 소리를 듣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밖에 보지 않지만 천재는 보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도 꿰뚫어 봅니다. 꿰뚫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상황을 통찰한 뒤에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최선인지도 알아야만 비로소 진정한 천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천재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구시대의 마지막이라고 했습니다. 산업자본주의, 이데올로기, 계급론, 개발독재, 권위주의, 지역주의…. 이런 구시대의 유물들은 자신이 타고 갈 막차에 모두 싣고 떠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이 너무나 강해서 반밖에 태울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반마저도 반드시 싣고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면서 유시민 의원은 차라리 경외감마저 느끼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기득권 그까짓 것 할 겁니다.
諸行無常이라고 했던가요.
똑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는 없듯이 세상은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변합니다. 뉴턴의 절대시간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으로, 베이컨의 완전한 자기 확신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으로, 고전적 결정론이 카오스 이론으로, 소유의 시대가 네트워크 시대로, 네 것과 내 것은 가고 너와 나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그는 이미 꿰뚫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세상이 우리 곁에 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욕먹을 각오로 백바지에 라운드 티셔츠를 입었던 것입니다. 물론 유티즌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제러미 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사회의 변화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역사의 커다란 변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슬금슬금 사회로 번져 나간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구닥다리가 된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던져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느날 불현듯이 깨닫는다. 깨달음은 늦게 온다.’
이 뻔한 것을 사람들은 왜 뒤 늦게서야 깨닫게 될까. 이번에 쓰시는 책의 화두도 이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님 말고~)
유티즌 세상이 왔습니다.
우리들이 언제 사람 따라 살았나요? 가치 따라 살았지요. 가치만 있다면 우리는 서슴지 않고 혼돈의 길을 택했으며, 아무리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고 불안정해 보이더라도, 반드시 새로운 질서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2007년은 유티즌 세상입니다.
그런데요. 시민광장에 10만 유티즌만 모이면 유시민 대통령은 틀림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