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시민 의원님.
시민님은 저를 모르시겠지만 저는 시민님을 조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좀 더 일찍 알 기회도 있었지만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재미 없을 거 같은 역사책, 100분토론은 수면유도 방송으로 알았고, 책이라고는 교과서 참고서 몇몇 소설 밖에 읽어보질 않아서 시민님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인지하지도 못한 채 저의 학창시절은 끝이 났습니다.
정치 역시 완전 관심 밖이었습니다. 투표권이 생기고 투표는 꼬박꼬박 했지만 모 회사 같은 곳에서 투표 안한 사람은 무조건 탈락 시킨다는 루머에 혹시나 당할지 모를 불이익을 염려해 그날 기분에 따라 투표하는 아~~무 이유 없는 투표만 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깁니다. 비밀투표에 불이익이라니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군요.
부끄럽지만 선거권이 없던 어린 시절엔 부모님께 노태우가 보통사람이니까, 김영삼이 갱제를 살린다니까 뽑아주어야 하지 않겠냐며 나불거린 기억도 있네요. 참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노태우=보통사람, 김영삼=갱제, 얼토당토 않는 공식이 나오는군요. 초중생이 뭘 알았겠습니까만 지금 생각하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지금 이렇게 이 시간 이 곳에 글을 쓰는걸 보면 유빠이지 않습니까? 어떡하다 유빠가 되었는지 잠깐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정확히 지난 대선 전까지는 무관심이었습니다. 아니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국개의원, 정치인계 쓰뤠기라 막무가내식 욕지거리가 그냥 멋있었습니다. 관심 없는 고등학생이 보는 매스컴에 비친 정치는 나이 많고 배우신 어른들의 이런 모습(울고, 불고, 치고, 받고, 엉키고, 삿대질, 멱살잡이, 폭언, 비리)를 보여주는 무대 같았으니까요.
저 짐승들에겐 이런 욕이 참 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관심을 끄고 보면 마찬가지이구요. 실제로 지금도 그렇게 보고 계시는 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제가 관심이란 걸 가진 건 불과 5~6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중간에 공백기도 있었고요. (후회합니다.)
어느 날 뉴스에 노풍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나왔습니다. (김구 선생님 뺨치게 못 생겼네! 첫 인상) 노사모란 것도 보았습니다. 아니 세상에 정치인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네 하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TV에 자주 안나오던 사람이 대선 후보라 합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국민경선이라고 합니다.
대통령 후보는 당에서 결정하는 거 아닌가 하고 정치경제 시간에 배운 게 틀렸는가? 인터넷에 물어 보았습니다. 무관심에서 '무' 자가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자가 빠진 관심의 세상은 저에게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제가 본 또 다른 세상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최소비용과 기간에 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대한민국의 중대사를 결정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범죄가 없고,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될까?
어떻게 하면 직업에 귀천이 없고, 다 같이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몇 밤을 꼴딱 새는 지 모를 날을 보내고, 이토록 개탄할 정치현실에 차라리 동서로 찢어서 살면 나아질까? 이따위 생각마저 들 때쯤. 개혁적국민정당을 알았습니다. 저를 바로 잡아주고 또 이상을 실현시킬 장소였지요.
그리고 거기서 똑똑하고 용기있는 당신을 알았습니다.
아이디가 첨맘이시죠? 저는 감히 생각해 봅니다 그 첫맘이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는 당신이 글재주가 좋아서도, 논리적으로 말을 잘해서도, 얼굴이 잘생겨서도 그 어떤 것도 아닌 남 보다 용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멍석 깔아주면 부끄러워서 노래 못합니다. 당신은 아니지 않습니까? 당신이 이제 멍석 위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줄 때 그때 가서 존경 하겠습니다.
이제 하루 빨리 용기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제 손으로 당신에게 당당히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개혁적국민정당 때 그 많은 분들의 염원을 이루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띄어쓰기도 잘 못해 한글에 맞춤법 검사를 돌려야 했던 저의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