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둘지는 맙시다.
지난 주말 전국 시민광장의 참여일꾼, 유티즌들의 웍샵이 있었습니다. 1박 2일의 일정으로 우린 천안에서 만났습니다.
낯익은 얼굴보다는 다들 낯선 얼굴들의 만남이었을 겁니다. 저도 참여했습니다. 정치적 성향의 오프 모임에는 단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1/n로 노무현 후보를, 탄핵반대를 위해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촛불은 들었지만 항상 군중 속의 한명으로 참석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온에서 닉 <칼 융>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시민광장의 참여일꾼 웍샵에 참석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보통 용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유시민을 불러내야만 한다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주관과 신념에 의해 작년 연말부터 서프와 인터넷진지에 종종 유시민의 대세론을 가지고 불을 놓구 다녔습니다. 일명 방화범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 시민광장과 엮이게 되었구 이젠 엄청난 무게의 이름표까지 받아서 누구 말처럼 발을 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이런 저의 작은 몸짓이 희망이 사라져 가는 대한민국의 정치판에 활력을 신명나는 굿판을 일으키게 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시민광장에 생전 처음 회원 가입을 해서 보라닉도 받았습니다. 저의 첫 사랑인 서프에서는 수년동안 회원 가입은 커녕 그 흔한 오프 모임에 얼굴도 내밀지 않았던 제가 말입니다. 혹 여기가 궁물이 되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번지수 잘못 찾은 겁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머 웍샾 후기를 적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데 얘기가 그렇게 흘러 가는 것 같습니다. 그냥 흘러가는데로 글을 적겠습니다.
사실 웍샾에 참석할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뚱맞게 저더러 웍샵 때 발제를 하라고 명(?)하더군요. 전 체질적으로 명령을 받고, 수동적으로 하는 것을 무지 싫어합니다. 그래서 영원한 자유주의자이기를 바라는 것인줄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왕 시민광장이라는 조직에 참여한 이상 명(?)은 조직의 생명이고 근간이기에 여러가지 사정을 얘기했지만 결국 제가 해야 된다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핑계대지 않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전 참 조직의 명을 잘 따르는 것 같습니다.^
암튼 그래서 참석했습니다. <칼 융>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호기심이 대단하다는 것은 기대 또한 크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 마이크를 잡고 긴장하거나 떨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웍샵은 좀 달랐습니다. 머, 제 앞에 발표를 하신 희망샘님은 80년대 부산에서 수만의 군중 앞에서 사회를 보았던 분입니다. 그런데 그분도 긴장이 된다고 하시던데 머 농담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절 긴장시킨 것은 다른게 아니었습니다.
80여분의 눈동자였습니다. 패널로 앞에 앉아 있는 절 향해 그리고 패널들의 강의를 바라보는 그 열정적인 눈동자에 제가 그만 주눅이 들어 긴장을 한 겁니다. 정말 무서운 열정이었습니다. 3시간을 넘는 강행군의 강의에도 미동도 하지 않고 끝까지 자릴 지키고 있는 유빠들, 유티즌들을 보면서 솔직히 엄청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몇번이나 독하다고 말씀을 드린 겁니다.^ 좀 지겨워 하기도 하고 쉬었다 하자구 하기도 하고 웅성거리기도 하구 자리를 뜨기도 하구 그래야 되는데. 유빠들은 그런 기색은 커녕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더욱 열중했습니다.
제가 마지막 패널이라서 좀 흐트려져 있을줄 알았는데.. 허걱.. 오히려 더 눈에 레이저(?)를 뿜으며 처다보는 겁니다. 정말 독해도 이렇게 독한 사람들이 없을 겁니다. 아마도 우리당에서 우원 시키들이 그토록 기간당원제를 무력화 시키려고 한 이유를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다 쏟아 붓는 노빠, 유빠들을 어리버리 우원들이 감당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저 눈동자만 봐도 경기를 일으켰을 겁니다.^
어쩌면 역사는 이런 우리들의 참여와 관심, 열정으로 힘겹게 오늘까지 굴러오지 않았나 감히 생각을 해봅니다. 그곳에서 제가 그 어떤 말씀을 드릴수가 있었겠습니까. 이미 4시간 가까운 시간 미동도 하지 않고 토론에 임한 유티즌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린 승리를 예감할수 있는데 말입니다.
제가 준비한 것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제가 하나를 말씀 드리면 이미 열가지를 아시고 눈빛으로 말해주시는데 더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시민광장에 논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희망샘님의 말씀인지 누구의 말씀인지 모르지만 <전략적 모호성>
아마 이 말이 유티즌들의 이심전심의 암묵적 동의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감히 제가 대표집필일꾼이라는 이름표를 가진 것이 오히려 부끄러울 정도로 참여일꾼 한분 한분들의 눈동자에서 전 뜨거운 열정과 포스를 느꼈습니다.
유시민, 이름 석자로 만났지만. 모든 전략과 전술, 정치공학은 유시민으로 통한다. 이게 웍샵의 결론이었습니다. 유시민이 그 무엇을 선택하던 우린 그것을 따른다. 이게 유티즌의 전략이자 전술입니다.
유시민 의원은 지금 침묵하고 있습니다. 대통합이냐 당사수냐 라는 대립과 갈등 속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에 의해 정해진 날짜까지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해찬 전 총리께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시면서 대통합에 대한 원칙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과연 명분 있는 배제 없는 대통합이 될지 안될지는 정해진 날짜까지 기다려 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명분이 없는 통합은 하늘이 두쪽 나도 설득력이 없을 겁니다. 거기다가 통합이던 그 무엇이던 결론을 내기로 한 날짜까지는 하늘이 두쪽 나도 기다리는 것이 조직에 속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라고 봅니다.
전 그것을 유시민의 유연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얼마전 사학법 개정 찬반투표에 찬성을 한 유시민 의원을 반개혁이라고 비난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또 그런 글들이 넘쳐나는 것을 읽었습니다. 맞습니다. 반개혁적인 개악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시민 의원은 독립군, 독불장군이 아닙니다. 그는 엄연히 우리당의 의원이고 우리당의 조직에서 합의되고 결정된 사항에 따라서 개인의 소신을 접고 찬성표를 던진 겁니다. 물론 조직의 방향이 틀리면 항명을 해야 하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그 법과 연계되어 통과되어야 하는 법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법안이 없을 겁니다. 이런 것을 보면 유시민은 절대 고립주의자가 아닙니다. 그는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너무도 유연합니다. 오히려 눈치보면서 기권하거나 투표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더 비겁한 것 아닙니까?
욕을 들어가면서도 당원이며 소속 우원으로서 지도부의 당론에 따른 게 욕을 먹어야 하는 일이라면 욕을 먹어야 겠지만 그는 조직원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합리적인 의사표시를 했다고 봅니다. 머 비판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말입니다.
전 이런 모습을 통해서 저만 유연한 유시민을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참여한 유티즌, 참여일꾼 전부가 저와 동일 한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벌써 시민광장의 게시판이 유연해지지 않았습니까?^
외통수는 다른 게 아닙니다. 하나의 길만 고집하면 그렇게 됩니다. 그렇다고 명분이 없는 길인데도 가자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시점, 타이밍입니다. 그것을 우리보다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유시민입니다.
그를 신뢰하고 믿는다면 그가 무엇을 선택하도록 그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유시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유시민은 명분 없는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안에 유시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시민 안에 내가 있구 내안에 유시민이 있는데 서로 다른 길을 갈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우린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아니 유시민이 선택할 겁니다. 그러니 우린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 하나의 길을 결정하지 말자는 겁니다.
<전략적 모호성>
이것도 전략입니다... 유시민을 믿는다면 그래서 그를 지지하는 유티즌이라면 유시민과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사족.
웍샾 후기 아닌 후기를 적은 것 같습니다. 웍샵에서의 결론은 다른 것 없습니다. 유티즌 안에 유시민 있다. 유시민 안에 유티즌 있다, 이게 참여일꾼 웍샵의 결론입니다.
야심한 밤에 한번에 내리 적은 글이니 오타나 문맥의 어색함은 각자의 몫, 셀프입니다.^ 그리고 부족하고 엉성한 저의 강의를 재미있게 들어주신 참여일꾼분들께 늦게나마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복 받으실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