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님의 저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제가 보았던 첫 번째 책은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였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 둘 다 돌배개 출판사 책이군요. 암튼 <경제학 카페>에서 유시민님의 전공이 경제학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지난 번에 썼던 글에서 말했듯 경제학에 관련된 저서들 중 읽어야 할 것과 읽으면 좋은 것, 마지막으로 꼭 읽을 필요까지는 없는 것 등의 분류를 한 부분은 참 유머가 넘치는 대목이었습니다. 남들은 어렵게 하는 공부 다 해 놓고 나서 뭐 읽어 보니 대충 이렇더라면서 하는 여유있는 태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경제학 카페>에서 저자는 단순히 경제학적인 지식을 가지고만 글을 쓰지 않고 구체적인 사회 현상과 경제학 이론을 유기적으로 엮어서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자 스스로가 판단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이 글 한편씩을 구성하는 원리라고 할까, 뭐 구성 방식이 그랬습니다. 이 점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상당히 여유롭게 세상을 볼 줄 알지만 동시에 문제가 되는 것을 그냥 두고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올해 초 국민 연금법 개혁안이 부결된 때부터였습니다. 그 전에는 백분 토론 사회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들이 다 알면서도 짐짓 모르는 체 하던 국민 연금법을 개혁하기 위해 보건 복지부 장관이 되었지만 정당 간의 이해 관계 때문에 개혁안이 부결되는 결과를 맞이하는 모습은 참 문제적이었습니다.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하는 사람이 바로 유시민이었습니다.
점점 더 유시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차에 <경제학 카페>를 읽게 되었고, 이 책에 그냥 바람 정도로 제시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실제 입법이 가능한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이 어떻게 그동안 풀었을지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제 궁금증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유시민님이 <대한민국 개조론>을 내셨습니다. 많은 일들을 하셨더군요. 짐작대로,

선진통상 국가론과 사회투자 국가론이라는 뚜렷한 대한민국 발전 방향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보건 복지부 장관과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거둔 정책적 성과와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까지 제시한 참으로 알찬 책이 <대한민국 개조론>이더군요.
이 책에서 드러난 주장은 사람에 투자해야 하고 부조리하고 비효율적인 제도와 법을 고쳐서 만드는 사회투자 국가여야 한다는 주장. 국가 간의 관계까지 고려한 선진통상국가여야 한다는 주장. 이렇게 두 가지로 대별해 볼 수 있겠습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효용 가치를 따지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효용이 되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들이 교육, 의료, 약제, 복지 서비스, 그리고 국제적인 관계 정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듯 보건 복지부가 주로 상대하는 국민은 사회적 약자입니다.
여공들의 가난하고 벅찬 생활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인간적인 감수성의 소유자인 유시민. 그가 말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는 독자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경제적 효용성의 측면에서 그는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그것을 정말 써야 할 곳에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국익과 실리에 가장 큰 방점을 찍는다는 참여 정부의 노선을 걸어갔더군요.
한미 FTA 협상 타결 1년 전에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입법 예고하고 2006.11월에 시행을 시킨 부분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서 앞으로 닥칠 문제를 해결하자는 정치인 유시민의 사상이 드러난 부분으로 저는 봅니다.
국민연금의 고갈을 미리 막기 위해 개혁안을 내놓기에 동분서주했던 것과 상통하지요. 우스개 소리로 연금이 고갈될 2047년에는 노대통령도 유시민 자신도 이미 죽어 있을테니 굳이 욕 먹어 가면서 개혁할 필요가 사실 없기도 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제대로 일 할 정치인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그렇게 미리 준비하자는 유시민의 주장은 ‘건강투자전략’이라는 아젠다에서도 확고히 드러납니다. 이 역시 선제적 투자라고 볼 수 있겠지요. 교육처럼 당장 티는 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투자한 만큼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는 그런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해 온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그럴 테지요.
인적자원개발 중심 ODA 이야기를 하면서 개발 도상국의 인재들을 한국에서 교육시켜 그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한국과 통상을 보다 긴밀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과, 북한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통일을 대비하자는 것은 미래를 대비한 유시민만의 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부 대신 민족 협력부로 바꾸자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자칫 관료적으로 비효율적으로 빠질수도 있는 정책 입안과 수행을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 서서 따져 보고 사회적 약자 편에서 다시금 생각해 보고, 나라의 기둥이 될 젊은이들에 대한 교육과 북한을 비롯한 개발 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인적 물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유시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제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건 복지부 장관을 그만두었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 정책들을 계속해서 입안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유시민. 그의 사회투자 국가론에서는 비효율성이 최대한 사라지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되며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와 동시에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아무 생각없이 수익성도 보장되지 않은 운하나 파고 열차 페리를 만들자는 공약과 너무나 대비가 되는 제안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당당하게 제안하는 유시민.
이런 정치인이 더 책임있는 자리에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대한민국에 막대한 이득이 되지 않을까요.
유시민 본인이야 큰 책임이 주어지면 그만큼 더 힘들겠지만 말이지요.
여러 유티즌 분들의 말처럼,
<대한민국 개조론>은 여러 사람에게 권해야 하는 책이 맞습니다.
말 잘하는 사람을 국회로, 하는 말이 있지요. 바른 말과 국민에게 득이 되는 말을 잘 하고 일도 잘 하는 유시민을 이제 어디로 보내야 할까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개조론>을 읽고 유시민의 제안처럼 대한민국이 바뀌는 일이 일어나기를 꼭 바랍니다.
p.s. 지난 광주 강연 때 질문에 답하는 도중에 유시민 의원님이 광우병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시던데요. 미국 가서 본인도 쇠고기 먹고 왔다고, 다른 사람들도 미국 가서 먹고 와도 괜찮았고 현재 미국에서도 먹고 있지를 않느냐는 말을 하셨지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먹는 쇠고기가 아직까지 문제가 없기에 한국에도 수입되고 있지만 정서적으로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듣자하니 미국에서는 소를 기르고 도축하는 공장에서 송아지에게 죽은 소의 부위를 먹이면서 키운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영국에서 문제가 되었던 광우병 문제가 불거졌다고 하던데요. 왜 그런 방법을 고수할까요?
제 상식에는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송아지가 꼭 어미와 떨어져 공장에서 자라야 한다면 적어도 젖소에게서 난 우유를 공급해 주면 말끔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말입니다.
인간이 우유를 너무 많이 먹다 보니 그게 송아지 먹이라는 사실을 잊었나 봅니다. 미국은 뭐 법도 잘 만드는 나라니까 광우병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는 법을 통과시키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유시민님이 유티즌의 소망대로 큰 일을 하게 되신다면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힘을 발휘하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정치인 유시민에게 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