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자형 포물선 이념을 가진 사람
이념적 성향을 분석할 때 크게는 좌파와 우파 둘로 나눈다. 조금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좌파는 극좌, 보수, 진보로 구분되고, 우파도 진보, 보수, 극우로 구분된다. 그래서 좌파나 우파 사이에 개념 없는 중도를 포함하면 모두 일곱 가지 이념적 성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일곱 가지 이념적 성향을 보고 마치 일곱 가지 색깔을 가진 무지개를 연상하는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이념적 스펙트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좌로부터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로 구분해 보면, 일견 수긍할 만한 비유라고 인정된다.
민주노동당에게 빨간색 옷을 입혀 놓으면, 초록을 중심으로 좌측엔 열린우리당이 노란색 옷을 입고, 우측으로 한나라당은 파란색 옷을 입고 있다. 흥미롭게도 각당의 당원들은 실제 그런 옷을 입고 다닌다.
그런데 초록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빨강을 제외하면, 노랑이나 파랑이나 각기 분명한 색깔을 내 주어야 하는데, 종종 스스로 중도를 표방하며, 중도개혁이니, 중도보수니 꼴값을 떠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자기가 입은 옷의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자꾸 중도, 중도 이야기 하면 스스로 중도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그렇게 초록 옷을 입고 싶은 사람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항간에는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초록은 똥색이다.” 냄새난다.
최근에 저자 유시민의 색깔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나 포함해서 여섯 명 정도가 주고 받았던 주장의 공통분모는 유시민에게는 분명한 색깔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긴 그래서 핑크, 분홍색이 유일하게 어울리는 거겠지만...
그렇게 공통되게 인정하는 색깔이 나오지 않자, 우리는 다시 스펙트럼의 색깔로 구분하지 말고, 1에서 10까지 이념 성향을 수치화해서 유시민은 어느 위치에 있나 서로 주장하기로 했다.
한 사람이 먼저 유시민의 이념적 성향을 수치화 했다.
“유시민은 4와 5사이에 있어요.”
FTA 반대 입장에 있었던 사람은 이렇게 반론했다.
“아니죠. 6과 7사이에 있어요.”
이 말들을 듣고 있던 한 사람이 말했다.
“음..., 유시민은 4의 위치에서 7을 지향하는 사람이에요.”
유시민을 이념적 성향으로 수치화 하려 해도 서로 비슷한 인식을 갖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유시민은 4와 7사이에서‘U’자형 포물선을 그리는 사람이에요.”
다들 그 말을 듣고서는 갑자기 어렵고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학교 다닐 때 수학에는 다들 약했던 모양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대한민국 개조론 독후 감상문을 쓰려니 본의 아니게 저자 유시민에 대한 대략 난해한 이념적 성향 분석을 끌어 들였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면, 누구라도 성장해 온 배경으로부터 학습되거나 혹은 주입되어진 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념적 성향이란 대체로 유전자적으로 타고난 기질적 성향보다는 사회 문화적 환경 가운데서 체질화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념적 성향들 중에 다수를 차지하는 성향이 그 국가의 정치, 사회, 문화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그런 생각을 전제로 할 때‘대한민국 개조론’은 부정할 수 없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다. 그래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자의 슬픔을 감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또 다시 슬퍼진다.
솔직히 현실적으로 저자의 이념적 성향을 담론화 할 만큼 이 사회가 성숙해 있지 못하다. 이 책 여기저기에서, 그 엄연한 사실을 저자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각기 다른 이념적 성향의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화해를 시도한다.
저자 유시민은 왼손으로는 복지국가를 줄기차게 외치는 분들의 손을 잡아 이끌고, 오른손으로는 다시 성장국가를 끊임없이 외치는 분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내었다. 그리고선 그 들 두 손을 서로 맞잡게 하고선 이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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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경쟁력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의 인지적-신체적-정신적-정서적 능력이 더 커지고,
국민들이 서로 믿고 협력하면서 살아갈수록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은
그만큼 더 높아집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능력을 키우고 경제사회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느낄 때, 한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느낄 때, 사람도 발전하고 국가도 발전합니다.
이런 일에 역량을 집중하는 국가가, 제가 말하는 사회투자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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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조론’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 메이저 언론들의 방향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는 급변했던 시대적 환경 속에서 국민들에게 각종 뉴스와 읽을거리를 제공하면서 국민 다수를 비슷한 이념적 성향을 가지게끔 노력해 왔던 대형 언론들이 참으로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담겨 있다.
공존주의(Coexistencism) : 공존의 사상을 가진 사람
“함께 사는 세상”
그의 친필 서명에는 어김없이 들어가는 문구다.‘대한민국 개조론’첫 장을 넘기면 “뭘 도와 드릴까요?”라는 표정으로 밝게 웃고 있는 유시민 의원 사진이 나온다. 저자는 그 옆 장에 자신의 서명을 받는 사람의 이름과 함께 ‘함께 사는 세상’을 써 놓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구입한 책에 저자의 친필 서명을 받았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하는 거겠지만 ‘함께 사는 세상’ 이야말로 시민들이 꿈꾸는 사회이며, 종교와 사상을 떠나 누구나 기쁘게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저자 유시민은 ‘대한민국 개조론’ 책에다가 “함께 사는 세상” 이라고 서명을 할 때마다 혹시 소외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혹은 허탈해 진적은 없었을까?
유명 연예인들을 향해 열광할 때 느끼는 또 한편의 소외감. 아파트 분양광고와 모델하우스를 볼 때의 허탈감. 그런 모순처럼 책 속에서 저자는 함께 사는 세상이 우리 앞에 가까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적시해 놓았다.
저자는 책 속에서 가난하고, 병약한 사람들도 이기적이며 개인의 욕심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좌파 정당이나 우파 정당이나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의식한 정책에만 찬성표를 던지고 바로 건너편에 있는 재원조달이라는 현실은 외면하고 있는 현장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겪었던 공존의 사상이 부재된 사람들과 정당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사람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 자신 역시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만한 자격과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공존주의. 어쩌면 생소한 이 단어가 나로서는 저자 유시민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공존주의는 상생이라는 정치적 거래관계로 이해될 수 없는 단어다.
아직 우리사회에서 담론화되지 못했고, 우리들 중 어느 세대도 공존의 사상을 교육받으며 자라나지 못했다.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여러 번 공존의 사상을 설파한다.
출산율 저하와 급격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어,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평균연령이 높아지면 국민총생산과 잠재성장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대로 가게 되어 2050년이 되면 일하는 사람 셋에 65세 넘는 노인이 둘 있는 나라가 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다른 나라 다른 사람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문제다.
‘대한민국 개조론’이 책 안에서 저자 유시민은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좌측의 낡은 복지국가론자들에게나 우측의 성장지상주의자들 모두에게 분명한 대안을 제안한다. 공존의 대한민국 사회투자국가로!”
공존주의자 유시민, 그는 대한민국 역사 앞에서 분명 선각자다.
‘슬픔에게 보내는 대한민국 개조론’ 약 세 편에 걸쳐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하고 싶은 말들이 더욱 많아져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습니다. 몇 편 더 쓰더라도 말하고 싶은 내용은 꼭 기록해 두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