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부 10년 이어갈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때
참평포럼 칼럼진 문태룡
참평포럼이 만들어진 힘은 현 정부에 대한 수많은 왜곡된 정보와 그에 근거한 비난 그리고 무비판적 수용과 편승의 시류에 대한 반발과 분노였습니다. 포럼이 만들어질 3달 전만 해도 4년 내내 ‘위기론·파탄론·무능론’의 반복적 주술을 외던 야당과 일부 수구언론들의 여론이 지배하던 세상이었습니다. 아무도 공정한 평가를 위해 수 십 년 묵은 주술사의 권위에 대항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 한사람 선임되어 있지 않은 국정심판의 법정에 선 참여정부에 대해 지지자들이 스스로를 변호하고자 만든 것이 참평포럼입니다.
정당한 변론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12월19일 국민들의 판결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표와 증거로 평가해보자며 적극 변론하고 나섰습니다. 그 결과 요즘엔 위기론이나 파탄론은 거의 종적을 감췄습니다.
그들은 아무런 지표나 물증도 없이 마녀사냥 하듯 우리를 조작된 여론재판의 피고로 몰아 세웠기에 슬그머니 공소사유를 바꾸어 막연히 참여정부의 실패를 인정하라거나 미흡함을 사과하라는 등 제법 상냥한 어조의 비난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실패한 것들
주가가 참여정부 출범이후 3배로 뛰고, 국민소득이 2만 불을 향해 달려가고, 연간 수출액이 두 배 넘게 신장되어도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분명 실패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와 양극화 해소 미흡 등으로 서민·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삶이 어려워지거나 더 나아지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또 부동산 문제도 올해에야 겨우 안정되고 있으나 아직은 주도면밀하게 관리해야합니다. 언론개혁도 가장 미흡한 분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언론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지요. 왜냐하면 자신들의 문제이니까요. 오히려 최근의 기자실통폐합에 대하여 언론탄압이라고까지 주장하는 것을 보면 일견 그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 실패론이 저자거리의 지배적 담론이 된 것에 대한 해명으로는 부족합니다.
아무리 조,중,동,문의 악의적 보도와 야당의 광기어린 비난과 모함이 기득권의 거대한 혈류를 타고 흘러 다닌대도 역대 어느 정권보다 뛰어난 성적표를 보이고, 선진국 중 과거 18,000불 소득수준에서 보인 경제적 성과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참여정부가 이다지도 호된 평가와 비난의 대상으로 평가절하된 것을 잘 설명해주진 못합니다.
참여정부의 실패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실패
국민의 눈으로 보면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는 하나의 세력이고 정치공동체입니다. 그들은 단지 역할의 차이만 있을 뿐 동일한 세력의 두 얼굴일 뿐입니다.
참여정부 초기 어느 재야인사는 사석에서 소수 게릴라부대가 집권에 성공해 청와대에 입성했노라고 걱정과 깊은 시름을 표했습니다.
그 우려는 곧바로 현실이 되었고 탄핵이라는 기득정치권의 일대반격이 가해져 정권의 운명이 풍전등화로 내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한국정치를 변혁시키길 원했습니다. 탄핵풍이 불고 열린우리당은 과반수 여당이 되었습니다. 이젠 게릴라부대가 아니라 당당한 정규군이고 정부군이 된 것입니다. 더 이상 힘이 없어 탄핵받는 일도 없고 더 이상 힘이 없어 개혁을 못 밀어붙일 일도 없게끔 국민들은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젠 권력을 위임할 만큼 충분히 해 줬으니 알아서 잘 하겠지'라며 일상으로 돌아간 국민들에게 열린우리당이 첫 선을 보인 정치는 개혁이 아니라 실용·상생이었습니다.
‘박창달 체포동의안’을 부결 시키는 국회의원카르텔 구축으로 이상조짐을 보이더니 4대개혁입법 실종에 이르러선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만든 당이며 의원들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습니다. 힘이 없어서 못한 것은 분명 아니니 결국 혼의 문제, 정신의 문제 즉 정체성의 문제였습니다.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꼈고 급격히 지지를 철회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또한 당정분리가 엄연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최고지도자 격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비난 1호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기회주의적 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과오와 비겁함을 국민과 함께(?) 대통령을 비난함으로서 모면하고 은폐하는데 몰두했고 오늘에 이르러선 그 성과가 제법 잘 나타나는 중에 있습니다.
정책정당 전국정당의 실패는 결국 지역주의로 투항하는 외길
우리당 전직의장이면서 참여정부에서 장관직에 있었던 지금은 우리당을 탈당한 유력대선 주자 한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자신이 현 정부와 권력을 공유하던 지난 4년 내내 우리당의 최대주주를 자임하다가 결국 자신이 몸담았던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비난하고 우리당을 탈당하고 말았습니다.
참평포럼 출범 초기 가장 먼저 포럼을 해체하라고 비난 한 것도 그분이었습니다. 참으로 이해 안 되는 분입니다. 아니 저는 오히려 그 분이 처음으로 진솔한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이 4년 내내 노무현의 시대정신을 가면무도회의 배경음악 정도로 사용하는 것을 지켜 봐왔기 때문입니다.
당의 공천권을 당의장 개인의 대권행보를 위한 포석으로 여기고 공당을 사당으로 전락 시켰으며, 그 결과 수많은 정체불명의 정치인을 의사당으로 불러들여 잡탕정당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조차 무소신 무원칙의 배부른 상생을 외치며 당내개혁진영을 극소수 과격집단으로 고립시키고 내 몰았으며, 매번 개혁적 정부입법안에 대해 수구언론의 여론을 핑계로 법안의 취지를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지경의 누더기 수정안을 만들기 일쑤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호남을 지역구로 하던 그 분은 스스로 대권 가도에 함정을 팠다는 걸 아직도 모릅니다.
적어도 그 분이 대권에 접근하려면 한국정치지형에서 지역주의 구도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더 확실하게 반지역주의 전국정당 정책정당을 지향했어야합니다. 왜냐하면 지역주의 정치가 살아있는 한 호남을 근거지로 한 정치인은 대선에서 승리의 산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인제의 영남표 잠식과 노무현 후보의 영남득표력이 없었다면 과연 승리의 문턱이라도 밟아 볼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쉽게 판단이 설 것입니다. 오래전 이런 기초셈법을 간접적으로 알렸음에도 무슨 그 만의 고등수학법이 있었는지 그는 묘혈만 찾아 주저 없이 성큼성큼 걸어 나갔습니다.
장강의 물결은 쉽게 방향을 바꾸지 않습니다
역사의 반동이 온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밀물과 썰물처럼 역사란 나선형으로 작용과 반작용이 반복되는 형태를 보이는 것을 두고 우리의 처지를 비관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의 발전에 역행하는 반동은 그 순방향의 순기능이 다하고 또한 막힐 때 일어납니다.
우리는 이제 겨우 10년 민주정부를 가졌을 뿐입니다. 파시즘 50년의 끝자락에서 피어난 민주주의가 벌써 반동을 불러올 정도로 허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미국계 투자기관 골드만삭스가 2025년 우리 경제가 세계 9위의 강국이 되고, 2050년 세계 2위의 경제부국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을 정도로 욱일승천하는 민주정부10년의 객관적 업적이 있는데 벌써 반동이라니요. 말도 안 됩니다. 다만 우리의 또 다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역사도 사람이 쓰는 것이기에 말입니다.
국민의 요구, 단일후보 단일정당?
적어도 현 여권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필적할만한 정치세력과 단일후보를 원합니다. 필자는 오래 전 다원화된 현대사회에 잘 조응하는 정치제도로서 다당제와 서로의 경쟁과 협력·연대를 통한 종 다양성이 확보된 조화로운 정치생태계를 주장하면서 대선후보는 선거연합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것만이 지역구도에 뿌리를 둔 잡탕정당을 피하고 올바른 정책정당을 중심에 둔 새로운 정치질서가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저 같은 미물의 주장이어서 안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올해 들어서 대통령님께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신 적이 있었기에, 그 주장이 현실정치판에서 씨알도 안 먹히는 현실을 보면서 매우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좋습니다. 아직 우리 국민들께서 복수정당의 정책연대, 선거연합, 후보단일화에 익숙하지 않거나 불안해하신다면 그 뜻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합신당이 적어도 단일후보 선출의 단기목적의 정당성을 가졌다는데 국민과 함께 동의할 수 있습니다. 흔쾌히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대통합신당의 목적이 단지 대선에만 있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범여권 단일후보의 미명하에 단일정당을 구축하여 기존 정치인의 재선에 유리한 지역독점적 정치지형을 만들어 지팡이 꽂고 헤엄치며 선거하자는 음울한 속셈 아니던가요.
그들은 자신들의 알량한 기득권 유지를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당원들을 거수기 당원들로 바꿔치기하고, 소소한 이해를 미끼로 참여의 열정을 오염시키고 순수한 영혼들을 앗아간 메피스토펠레스였을 뿐입니다.
수많은 개미당원들이 더 이상 참여를 포기하고 탈당하게하거나 그 주권을 스스로 양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종래는 그들의 의도대로 정계를 일대 개편하여 '정치공급자 카르텔'을 형성하는데 거의 성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노사모와 개혁당으로 시작된 2002년의 새로운 정치참여운동
그 참여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한 모종밭 참여분권형 열린우리당의 창당
그 '100년 가는 참여정당의 꿈'이 이제는 좌절했음을 절절히 예감하면서 목이 잠기고 가슴 무겁게 내려앉는 큰 슬픔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