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
2000년 6월에 김대중 전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벌써 7년이나 흘렀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다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된 점은 무척 다행이다. 늦었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남북정상회담이 달갑지않은 것같다.
차기 정권을 거의 다잡은 마당에 혹시라도 대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 걱정되는 모양이다. 야당이 정권을 획득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것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일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미묘한 입장을 표하고있다. 원칙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지 않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해야 하느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곧 물러날 정권이 왜 정상회담을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한다.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절하에 바쁘다.
그러나 노골적으로 비판을 하기에는 남북관계가 국내의 어떤 일보다 중요성이 높다.
국민의 정서상 대놓고 반대할 수도 없고 한나라당의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일이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할 일은 하면서 대선도 치르고, 정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렇게 볼멘 소리를 할 이유가 없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왜 하필 지금이냐? 왜 대선을 앞두고 하느냐? 왜 임기말에 하느냐? 이렇게 의문을 제기할 일이 아니다.
첫째,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지금이 매우 적절한 시기이다.
그 동안 대통령이 알관되게 주장하던 회담의 시기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이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분위기가 조성되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이런 원칙에 비추어 지금은 매우 적절한 시기이다.
북한의 핵시설이 불능화 전단계인 가동중단을 완료했다. 북미간 이견을 좁히며 해결의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 시기를 더 늦추면 남들이 다 해결한 일에 우리가 설자리는 별로 없을 것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당연히 옳다. 6자회담에서도 우리의 역할을 확대할 중요한 계기이다. 늦으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일이 풀려나갈 수도 있다. 지금은 시기상 매우 적절하다.
둘째, 대선과 남북정상회담은 연관지을 필요가 전혀 없다.
선거는 선거일 뿐이다. 누구에게 유불리를 따져서 남북관계를 지체시키거나 진전시킬 일은 아니다. 또 내년에는 총선이 있고, 그 후에는 지방선거가 도래한다. 선거를 이리저리 피하다보면 아무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남북정상 회담은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 지난 2000년 총선에서 이미 경험한 것과 같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남북정상회담을 발표했지만 여당은 참패했고, 한나라당은 오히려 대승했다. 여론조사에서의 예측치와 투표결과가 딴판이었다. 정상회담이 한나라당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집효과 때문인지 정상회담 자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때문이지 모르나 결코 정상회담을 한다고 여권이 선거에 유리해질 것같지는 않다.
셋째, 우리는 아직도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다.
정권초기에는 국정을 익히고 누적된 정보를 파악하는데 주력해야한다. 초기에도 역시 남북정상회담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임기가 얼마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대통령은 우리의 국가수반이다. 남북관계를 포함하여 모든 일을 임기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추진하고 물러나는 것이 옳다. 임기말이니 적당히 사고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청와대에 숨어있는 대통령이 있다면 비판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오히려 끝까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다. 다음 정권을 담당하는 세력이 치적으로 내세울 일이 없을까 걱정할 일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 한번에 모든 일이 다 해결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하고 다음에도 또 해서 더욱 발전시키면 되는 일이다. 그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다. 임기가 끝나려면 아직도 6개월이상 남았고, 아직 차기 당선자가 확정된 것도 아니니 아직은 현직 대통령이 국정을 주도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의사를 표하는 한나라당이 딱할 뿐이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거나, 다음 국회를 어느 당이 장악하거나, 지방선거를 어느 세력이 승리하거나 상관없이 대한민국은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전국회의장 모씨가 하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정당들은 죽어도 대한민국은 발전할 것이다.
물론 지난번 우리대통령이 방북했으니 이번에는 답방을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성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의 발전이 그런 어린이같은 자존심보다 중요하다. 지금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을 뒤로 미루고 자존심만 챙기려는 태도는 실용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옳지도 않다.
이제 모두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이다.
상대방이 우리집에 오기 싫어도 만날 필요가 있다면 우리가 가서 만나는 것이 실용적 태도이다. 약속을 지키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까다로운 상대와의 대화태도로는 적절치도 않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다.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제발 정략적 발상으로 남북관계조차 비판하지 말기를 바란다.
바로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왜 하필 지금이냐면 지금이 가장 적절하기 때문에 지금이다. 관계없는 일은 선거와 좀 분리해서 바라볼 줄도 알아야 공당이라고 인정받지 않겠는가? 모든 일이 선거만을 중심으로 돌아가진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