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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개조론의 첫머리, 그리고 유시민
sns | 2007-08-11 00:15:45 | 조회 2759 인쇄하기
http://www.usimin.co.kr/8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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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개조론>을 이제야 다 읽었다. 

 

책 내용이야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서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을듯 하다. 그러니 이 책이 독자인 나에게 준 첫머리 느낌만을 써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유시민은 책 머리에 굴원의 <어부사>를 인용하고 프롤로그에는 남명 조식의 <단성소>를 거듭 인용하여서 인상적인 서두를 이끌어냈다. 굴원과 조식의 이 두 명문은 정치적 의미를 떠나서 매우 격정적이고 낭만적인 성향을 짙게 풍기는 글이다. 

 

흔히 어부사를 모르는 분들이 이 책의 머리에 있는 [창랑의 물이 맑으면 ~]을 굴원이 부른 것으로 오해하는데, 정치적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 굴원을 보며 멱라수가에서 만난 어부가 부른 부분이 바로 이 창랑가이다.

 

당대에 굴원은 정치적으로 비타협적인 노선을 견지함으로써 숭앙을 받았지만, 이러한 굴원의 경직된 태도를 비판하는 어부의 태도 역시 지식인들 사이에서 처신의 문제에서 많이 거론되어 왔다. 어떻게 보면 굴원은 정치 현실에서 끝까지 싸우지 않고 죽음으로 도피한 것일 수도 있다. 

 

굴원의 초사 이래로 중국과 조선의 문학적 전통에서 흔히 '어부'는 문인이나 지식인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대개의 경우 출사해서 치인, 치국의 뜻을 이루지 못한 선비가 귀향해서 부르는 노래가 주로 어부사이다. 

 

이 때 귀향은 정치적 도피가 될 수도 있지만 또한 수신을 통한 재충전의 장소이기도 했다. 그런데 왜 유시민은 이 <어부사>의 창랑가를 앞머리에 올려놓았을까? 아마도 자신의 가까운 정치적 과거와 현재의 처지에 대한 곤혹스러움과 씁쓸함, 그래도 또 그 혼탁한 현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개인적 판단 등이 섞여 있었을 것이다.

 

연속되는 프롤로그는 <단성소>로 시작된다. 이 단성소는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상소문으로 너무나 유명한 것이다. 이 상소는 비록 조식이 관료가 아니었지만 정치 현실에 대해서는 관료 못지 않은 철저한 공론의 참여를 보여주는 것이다.

 

조식은 궁벽한 시골의 선비였지만 정치적으로 자신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다면 어떠한 길도 피해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유시민의 단성소는 그 대상이 왕이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들이 어느 정도 유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같은 국민은 귀를 기울이지만 아마도 대다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부사와 단성소를 글의 첫머리에 배치한 유시민은 품격 높은 정치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준다. 본문의 글 내용 역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쓰고 있다. 이 정도의 소통 능력을 보여주는 정치인은 소중한 존재이다.

 

 

일반적으로 지금도 대한민국 정치인 중의 다수는 국민은 오로지 지금 먹고 쓰고 싸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국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먹고 어떻게 쓰고 심지어는 늙어서는 무얼 먹고 살아야 하는지도 걱정한다. 게다가 국민은 어떤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공동체의 선한 가치를 지향한다. 그러므로 적어도 정치지도자는 위선을 부리지 말고 욕을 먹더라도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유시민의 책에는 그런 점들이 잘 드러나 있다. 

 

때로 언어는 세상을 규정하고 말은 사람을 지배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선진화된 사회일수록 정치적, 경제적 지식의 담론은 복잡해져서 일반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좁아진다. 그러므로 정치인의 제대로 된 진짜 소통 능력은 가장 중요한 자질이 된다. 유시민은 우리 정치를 제대로 된 말의 정치가 가능해지도록 만들 것이다. 그래서 현재 유시민이 꼭 필요한 것이다.

 

추신) 다 늦게 뜬금 없는 독후감 죄송합니다. ㅡ.ㅡ 다 읽고 나니 한 마디라도 쓰고 싶어서요.

 

 

 

 

 

 

 

 

     

소통, 자질
덧글쓰기 | 전체글 6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한신  

SNS님...먼걸음 하셨네용

글 잘 읽었습니다..그런데 글내용중 국민부문에서 조금 이의가 있습니다
님이 글에서 언급한 국민은 선한의지 또는 과학적 합리성을 담보하는 인간의 모습을
어느정도 함의하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잘 아시리라 생각하는 이 식상한 내용을
적는 이유는....유시민이 어부사를 읇어야하는 이유이고
과학적 글짓기를 주장하는 인간들 들으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수자리 내동댕이치는 인간들 들으라고 하는 이바구입니다
좀 ...이야기가 샜네용..죄송합니다

유시민과 신당...그리고 변수들....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대한민국은 외신기자및 국내 방송사들에게는 확실히 좋은 고객이 맞는듯 싶습니다
일신 우일신 하는 변화무쌍하는 럭비공같은 대한민국......그 대한민국에 살다보니
제 달팽이관에 오바가 걸린건지.....사실..매우 어지럽긴 합니다

쓰고보니 본글과 좀 동떨어진 글이지만....인사글로 받아 주십시오
물론...여기에 더 올지 모르겟지만.....
07-08-11

공공의선  

그랬군요. 언젠가 한번 알아보려고 했던 내용인데....

갓끈을 씻는다는게 무슨 의미 인지요?
07-08-11

포세이동  

얼굴을 씻는다는 의미지요
07-08-14

흠...  

아주 날카로운 분석 글이군요....고맙습니다...고맙고요....자주 좀 오시기를 바랍니다.
한신 장군과 함께....
07-08-11

부세쳐  

전 이제 3분의 1

ㅋㅋ
07-08-11

만각  

어제 이 책을 3권 샀읍니다. 한권은 제몫,그리고 나머진 선물용
그러나 선물용대상을 그려보는데 대상이 만만치않아요

너무 좋은글을 잘 읽었습니다, 해외 여행전에는 그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미리 알고가면 도움되듯 님의 서평은 개조론을 읽을때
도움 되겠슴다

시민광장들어오면 정말 생각많은 동지가 많아 정신적 풍요로움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모당 지지도가 50%를 넘을때는 현실의 한계에
절망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물한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진실을 믿고
시민광장이 지식과 지혜의 보고가 되길 바라며......
0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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