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십니까 슬프십니까. 끝은 새로운 시작이란 말을 8월 18일 우리는 다시한번 확인해야 합니다.
한쪽은 초상집 한쪽은 잔치집 뭐하는 짓이냐는 분들도 있지만, 초상치렀으니 머리 풀어헤치고 한 삼년 묘지기라도 해야할까요. 그게 소멸하는 것에 대한 진정한 예의일까요.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오죽하면 선인들은 이런 말을 찾아냈을까요. 설령 한 자식을 가슴에 묻고도 다른 자식을 보며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고, 한쪽에선 망가지고 거덜나도 아직 무너지지 않은 희망의 한조각이라도 있다면 그걸 붙들고 새로운 의지를 일으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게 인생길입니다.
정당도 마찬가지죠. 단한번도 없었던 백년정당의 꿈을 죽기살기로 지켜내고자 했던 분들 아주 잘하셨습니다. 최선을 다하셨습니까! 그래도 안되었습니까! 실컷 구박 설움 주더니 그것도 모자라 자기를 부정하고 뛰쳐나간 인간들 그 사람들과 다시 또 함께 간다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까! 국민을 우러러 쪽 팔리십니까!
대세없이 대의만을 지키고 장렬히 산화하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우리는 어떤 모험을 해도 괜찮습니다.
열린우리당이란 이름을 사수하고 똥파리 해파리 다 치워버리고 우리끼리 고고하게 우아하게 그러나 고립을 동행삼아 우린 우리의 길만 가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자부심이 우리나라의 정치와 정당발전에 도움이 되고, 새로운 책임문화의 지평을 얻었다는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분열되고 고립되어 소수세력으로 남고 끝내 지고 말았을 때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한 하이에나들에게 푸짐한 잔치상을 차려주는 결과밖에 더 되겠습니까. 저주당하고 모욕당한게 얼만데 바보처럼 잔치상까지 차려줍니까. '되찾은 10년'에 숟가락만 들려줄 순 없지 않습니까.
민주개혁세력내의 분열과 암투도 문제지만 온갖 치부와 부패 몰염치에도 끄떡않고 버티는 한나라당과 솔직하지 않은 언론 또한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임이 분명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소수세력으로 남아 변변한 맞짱도 못떠보고 고스란히 대한민국을 갖다 바치시렵니까. 그건 더욱 싫지않습니까.
구비구비한 인생길처럼 어떻게든 우리도 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외형일지라도 큰집에서 말입니다. 그래야만 싸워 이길 기회도 열리고 우리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책임지는 정치, 쌍방향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의 가치도 되찾아 올 수 있습니다.
지고 싶지 않습니다. 불의와 부당과 편파와 배신앞에서 상대않음 보다 맞서 싸워 이기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그것이 대통합 민주신당이라는 누더기 이름을 빌어서라도 말입니다.
숱한 자괴감이 가슴을 칠 것입니다. 오로지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사생활 팽개치고 시간줘,돈줘,몸준 분들 땅을 치고 싶을 것입니다. 겨우 이꼴보자고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주위사람들한테 쓸데없는 짓한다 핀잔이나 듣고 그렇게 살아온 것일까 괴로움이 사무칠 것입니다.
그런데 이 판국에 믿을만한 사람마저 없다면 얼마나 더 처참한 기분이 들겠어요. 정치판은 꼴보기 싫지만 그사람이 있기에 아직 희망이 있다 그렇게 마음 먹고 있는 분들은 오히려 행복할 것입니다. 인물 중심의 정치는 지겹다 오로지 정치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더 중시해 온 사람들에 비하면 말입니다.
지금 그들은 열린우리당의 소멸과 함께 또 한번 환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결국 정치도 시스템도 사람이 하는 것을요.
다시 일어섭시다!
정치판이 한번에 다 바뀌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쉬웠다면 내가 아니더라도 세상은 그렇게 흘러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녹지 않았지요. 숱하게 아픔을 주고 배신을 때립니다. 그게 또 우리가 쓰라린 가슴을 움켜쥐고도 여기에 서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실망하지 맙시다. 우리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 줄 지도자가 있고, 언제든 따를 개미들이 있으며, 쪽팔리지만 다시 큰집도 만들었습니다. 고립을 피하고 호랑이굴에서 싸워 이기는 쪽의 정면승부의 길을 택했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마음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8월 18일 한쪽에선 소멸하고 한쪽에선 다시 생성됩니다. 오늘 무언가를 떠나보내는데 동시에 새로운 누군가 희망을 안고 우리 앞에 섭니다. 슬퍼할까요. 기뻐할까요. 두가지 다해야 합니다. 우리는 두가지 모두를 할 수 있습니다.
끝은 결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시계입니다. 아무리 뺑이를 쳐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가 버린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버림을 당하지 않은 죄 밖에 없습니다. 당당해지도록 노력합시다.
8월 18일 킨텍스에서 눈물과 희망의 꽃이 동시에 지고 피어납니다. 맘껏 분노하고 그 슬픔의 힘을 새로운 희망의 정수리에 쏟아 부읍시다. 사무친 그마음으로 화알짝 꽃을 피워봅시다.
"2007년 8월 18일 무언가 가고 누군가 옵니다. 반드시 이날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