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티즌 대번개에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귀차니즘의 대가 원잭이 정치인 오프라인 행사에 첫 참석을 하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001년에 정치인 노무현을 알게된 후 7년 동안 일편단심으로 그를 지지하고 존경하고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참석하는 오프라인 행사에조차 한번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참석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더 더욱 특별한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온라인상에서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으로만 유시민을 내가 꿈꾸는 세상을 이끌 리더로 확신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지를. 결론은 현장에 가서 직접 그가 어떤 생각으로 이번 결단을 하게 되었는지를 오감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현장의 풍경 그리고 말, 말, 말
적어도 이 자리에 자발적으로 전국에서 모여든 분들의 모습에서 나는 희망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런 분들에게 유시민 의원이 어떤 모습으로 교감하려 할지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언론은 전체 청중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연령대가 20,30대 또는 30,40대로 표현했지만 원잭이 현장에서 확인한 이날 참석한 시민광장 분들에 대한 가장 정확한 표현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사랑하는 연인, 부모님, 자식, 친구끼리 자연스럽게 참여한 사람'들일 것이다.
어떤 언론의 표현대로 '폐업 전당대회'를 힘겹게 치르고 제 3 기 민주개혁정부 수립을 염원하는 유시민 의원을 비롯한 후보군(이해찬, 한명숙, 신기남)과 그의 몇 안되는 알짜 동지들(김태년, 이광철) 그리고 아픈 심경에도 불구하고 출마선언을 앞둔 유의원을 격려하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한 열린우리당 최후의 지도부(정세균, 장영달) 등이 속속 입장하면서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한명숙 후보에 이어 연단에 선 이해찬 후보의 음성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고 애끓는 심정과 지금 상황에 대한 분노가 뒤엉켜 그 칼날같다는 정치인 이해찬 후보가 거의 울먹이며 연설을 시작하자 청중들은 완연하게 진지하고 숙연해져 갔다.
그만큼 이날 그의 연설은 이성적인 메시지 전달이라기 보다는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눈물나는 외침이었으며 간절한 호소였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복합적 표출이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유시민 의원의 열성적이며 자발적 지지자들 앞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우리는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하는 일은 '정치'이지만, 그 결과는 역사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무수한 시련을 헤치고 이룩한 자랑스런 민주헌정사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잇는 제 3 기 민주개혁정부를 반드시 수립할 것이다."
스스로의 격정을 다스리고 싶었느니 그는 다소 썰렁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수진(유시민 의원의 딸)이와 관련된 농담을 기점으로 언론의 표현대로라면 자신이 대권가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유시민 의원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와 유시민 의원은 27년을 함께 한 동지다. 우리 말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다. 유시민 의원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올바르고 가장 순수하고 가장 역동적인 정치인이다.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이제 이 나라의 우뚝 선 정치인이 됐다"
이런 발언을 단지 정치인들의 의례적인 수사로 여긴다면 할 수 없지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라. 한나라당이나 짝퉁 한나라당 세력안에서 과연 자신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의 지지자들이 가득차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경륜에서도 비교도 안되고 정치적 스승의 위치한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과연 흉내라도 낼 수 있겠는지를. 이는 상대방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신뢰 없이는,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없는 사람은 결단코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신기남 후보는 또 이렇게 말했다. "유시민 의원이 '페이스메이커'라는 표현을 썼다. 그다운 명쾌한 비유다. 나 신기남은 신당에 가서 '향도'가 되겠다". 그는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결정한거 같았고 '향도'라는 표현으로 자신이 '신당안에서의 반칙행위에 맞서 싸우는 궂은 일'에 나설 것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그의 표현대로 정치인으로서 손해볼 일임에 분명하지만 말이다.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는 짧지만 의미있는 말들을 남겼다. "유시민은 여의도 정치문화를 바꾼 정치인이며 현재의 대선판도를 흔들 수 있는 정치인이다", "유시민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에 없어서는 안되는 소금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그간의 행보를 봤을때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의 유시민 평가는 어느 정도 '객관적 애정'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다.
진정한 '차별화'를 아는 정치인 유시민
유시민의 대선출마는 이미 대번개 며칠전에 예정된 것이었으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기존에 출사표를 던졌던 이들과 어떠한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출발선에 설지가 내게는 중요한 관전포인트였다. 현재 상황에서 무언가 차별화 된 포인트 없이 또 한명의 그저그런 대선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을테니 말이다.
결론부터 말해보겠다. 유시민은 진정한 '차별화'의 의미를 알고 있었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으며,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차별화된 대선출마'를 선언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자신만의 블루오션 전략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을 예고했다.
유시민은 정치인 노무현이 걸어온 길을 유심히 되돌아 보면서 자신 역시 그와 같은 운명에 놓일 가능성을 읽은듯 했다. 그리고 그는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노무현도 걷지 못한 새로운 길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략적 고민을 바탕으로 그는 지지자에게 대선출마에 앞서 다섯가지 질문형식을 취한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현존하는 그 어떤 정치인도,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도 하지 못했던 지지자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긍정적인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미 다른 글이나 언론을 통해서 또 현장에서 확인하셨겠지만 모든 질문의 상수가 되는 첫번째 질문을 제외하고는 대통령 노무현과 지지자 사이에 벌어졌던 지난 날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번 물음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것은 그가 지지자들과의 이런 약속을 명분삼아 모든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대통령에 도전하는 대중정치인으로서, 국민 모두를 위한 지도자의 위치에 섰을 때 직면할 수 있는 지지자와의 의도하지 않은 감정적 파열음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소통을 위한 예비장치로 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 하나 중요한 차별화는 그가 모든 결정의 상수라고 표현한 첫번째 질문과 앞으로의 당내 경선 및 본선에서 어떤 자세로 선거에 임할 것임을 표명한 두번째 질문에 오롯이 담겨 있다.
왜 그런지 한번 찬찬히 살펴 보자. 사실 내용만으로 보면 차별화는커녕 상식수준의 평이한 얘기로 볼 수도 있다. "제게 출마를 요구하는 건 여러분 자신의 이익이 아닌,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냐", "정책과 비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논쟁하겠다. 단, 인격과 전력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상대방이 그런 공격을 해도 결코 대응하지 않겠다. 정정당당한 선거운동만 하겠는가?"

유시민은 일반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기본적이며 상식적인 수준의 기대(현실적으로는 그 어떤 정치인도 일관되게 지키기 어렵고 실천하는 정치인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를 잘 알고 있으며 명분도 있고 대척점에 서있는 진영의 후보들과 확실하게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로 판단한거 같다.
한나라당 빅 2가 벌인 이미 대통령이 다된 것처럼 전제하고 자기 아니면 안된다는 사생결단식의 진흙탕 개싸움에 이미 충분히 짜증내고 지겨워진 국민정서를 감안해 보면 유시민의 실천까지 담보된 위의 두가지 스탠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효력을 발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유시민 본인에게 덧씌워진 부담스런 이미지 '옳은 말도 싸가지 없게 한다', '그래서 적이 많다', '인간미가 부족하다' 등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파해작전으로도 두번째 질문에 담긴 내용은 매우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장영달 원내대표 말대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왜곡된 이미지를 조장하는 정적들 스스로가 자신의 실체를 스스로 자백하고 증명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경선 및 본선 패배 후보 포용과 필요할 경우 자신을 던져서 후보단일화 할 수도 있다는 나머지 질문들 속에는 현재 시점에서 유시민 후보의 범여권 후보 및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후보 스스로의 자신감을 보여줌과 동시에 결코 페이스메이커 역할만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하고 책임있는 의지의 표명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제시한 대선에 임하는 기본 자세와 비전 역시 같은 맥락의 내용들이 일관되게 반영되어 있는데 다만 최근 그의 저서 '대한민국 개조론'의 골자라고 볼 수 있는 ▲ 지구촌 전체를 무대삼아 발전하는 선진통상국가 ▲ 국가가 국민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데 총력을 다하는 사회투자국가에 추가된 마지막 비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는 평화선도국가. 노무현 대통령은 동북아 리딩국가 비전을 제시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의 정세변화를 감안하면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비전으로서 국내나 한반도 차원의 비전과 비교할 때 차별화 요소가 있다. 이는 사실상 김구 선생으로부터 제시된 문화강국론과도 맞닿는 것이며 홍익인간의 정신을 더욱 널리 확대한다는 의미에서도 국가비전으로서 손색이 없다.
유시민 후보는 확실한 컨텐츠와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그는 민주신당이라는 무대에서 국민들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고언의 상소문을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이번 출마결정과 함께 순수한 열정만 가진 신인 정치인의 껍질을 깨고 국민을 볼모로 잡고 위세를 떨며 막강한 언론권력을 등에 업은 한나라당과 짝퉁 한나라당 세력 모두를 치밀한 전략, 온몸을 던지는 불굴의 의지, 국민을 끝까지 믿고 존중하는 실천으로 승리해서 새로운 정치문화 원년을 시작하는 지도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