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의 대 국민 사과 의미
대법원장이 판사비리 관련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그것도 고개를 숙여서.
조선일보가 이 기사를 첫면에 실었습니다.
왠일인지 대통령 물고 늘어지지 않고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라고 심플하게 헤드라인을 처리했더군요.

이거 굉장히 큰 의미입니다.
대통령 씹어 돌리기가 취미이자 특기인 조선일보가 대법원장의 사과를 대통령 끌어들이지 않고 기사처리를 했다는 것, 이것은 거의 모든 국민들이 법원과 대통령은 별개의 관계이며 사법부 자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에 따른 공과 과를 스스로 책임진다는 사항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참여정부 3년 8개월.
시장에서, 노인정에서, 식당에서 '노구리'가 뭐 한 거 있냐고 안주 삼아 찢어 발기고 있지만 행정부와, 사법부와, 경찰과, 검찰의 제자리를 찾아주고 있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
無爲의 爲입니다.
전시작전통수권, 우리가 가지면 미국이 떠난다?
애초에 미국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유가 뭘까요?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오랜 세월을 그 열강들의 등쌀에 너무나 힘겨운 삶을 살아왔지만 그 열강들 모두 이 땅에 눈독을 들인 이유가 있지요. 바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선 일본을 견제하고 러시아와 협상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지역이 바로 한반도, 일본의 입장에선 섬나라이기에 육지를 가진다면 그것도 한반도를 가진다면 꿈의 대륙진출, 러시아 입장에선 중국과 비슷한 잇점을 가지게 되고, 미국의 입장에선 일본에 한반도까지 가진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이 굳이 이 나라에 들어와 설치는 이유, 다들 아시겠지만 주둔 혹은 영향력 행사를 하며 얻어지는 부산물이 어쨋든 많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어느 사설을 보니 우리가 전시작전통수권을 가지면 미국이 삐친다고, 그래서 미군 숫자를 줄인다고 속 터지는 말씀을 하시던데 아니 어떤 나라가 개인처럼 삐치고 말고 한답니까? 미국이요, (주)미국이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이익을 위해 국가 전체가 똘똘 뭉치는 나라입니다. 거기엔 언론도 함께하죠. 우리나라랑 참 많이 다르죠. 개차반 대통령 부시가 '대량살상무기'를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가 실은 '대량살상무기'가 없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서도 재선을 시킨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사기치고, 공갈에 협박을 일삼는 곳이 국내가 아니고 외국이기 때문이고 그 전쟁의 목적이 국익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스스로들 잘 알고 있기에 탄핵, 혹은 하야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죠. 그런 나라가 작전권 놓친다고 삐쳐서 자국의 군대를 뺀다? 그렇게 순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는 별볼 일 없는 퇴역장군님들의 순진한 생각을 역이용하는 것이겠죠.
전시작전통수권의 환수는 어쩌면 전쟁도발의 확률을 현격히 낮춰주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벌일 수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환수라면 더더욱 그럴수 있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코드인사 타령
이래도 코드, 저래도 코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코드라고 악들을 씁니다. 그런데요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나오면 코드인사 안할 겁니까? 민주노동당, 혹은 민주당에서 대통령 나오면 코드인사 안할겁니까? 과거 제왕적 대통령의 영향력이 아닌 각각 제 역할을 맡게 되어진 현 상황이라면, 그렇게 과거처럼 검찰과 사법부와, 국정원을 틀어쥐고 공작정치하고 협박정치하고 공갈정치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합법적인 범위에서 대통령의 장기플랜에 발맞추고 마음 맞춰서 움직여 줄 수 있는 그야말로 코드인사를 안하겠냐는 겁니다. 코드인사 안하려면 대통령 왜 합니까? 굳이 미국의 경우를 대야 합니까? 공화당 대통령에서 민주당 대통령으로 판갈이 되면 대대적인 행정부 수장들의 이동이 이루어집니다. 말하기 좋아하는 '코드인사'죠. 그것도 대대적인 코드인사.
회사도 마찬가집니다. 회장 혹은 사장이 자신의 경영철학과 비젼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로 임원을 두고 싶고 또 그래야 회사는 미래를 향해 힘껏 페달을 밟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를 빌미로 자신의 학교 출신위주로 편성한다든지, 혹은 자신의 고향 위주로 고려한다든지 하면 이건 문제가 되죠. 하지만 대통령의 인사를 주욱 보아왔듯이 대통령이 어디 그랬습니까? 심지어 전격적으로 중앙일보의 사주마져도 미국대사로 임명을 했습니다. 그 때는 잠자코 있던 일간지들이 지금은 '코드인사'라고 난리군요. 후안무치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최소한 중앙일보는 그럴 말 할 자격이 없을텐데요.
어쨋든 기차는 달려간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사실 조용한 상황, 즉 이슈가 없는 날을 일간지들은 싫어라 합니다. 아니 없으면 만들기라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판대 신문에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넣을 수 있고 그 헤드라인에 혹해 사람들이 신문을 집어들게 만들수 있고 그래야 큰 돈 내고 광고하는 광고주들의 환심을 살 수 있고 그래야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복부에 기름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쯤 일간지들의 광기가 사라질 수 있을까요. 이젠 우리도 제법 나라와 겨레의 미래를 품위있게 걱정하고 제법 믿을만한 정보와 근거있는 의견들을 볼 때도 된 것 같은데요. 이젠 제법 수준있는 정치, 사회, 문화와 철학들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은데요.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간 그런 날이 올겁니다.
그렇게 겨레와 나라를 넘어 인류와 세상의 모든 삶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겁니다.
우린 우리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