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꿈틀, 9일 종교계 첫 '시국선언'
'종교편향' 사태에 이어 2차 대립 양상, 7월초 대규모집회
불교계가 종교계에서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이명박 대통령 초청 오찬간담회 불참에 이어 불교계가 본격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양상으로, 교수들의 잇단 시국선언에 이어 정부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일 조계종 등에 따르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회는 9일 오전 조계사에서 불교지도자 108명이 모여 민주주의의 고사를 우려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내각 총사퇴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불교인권위는 이에 앞서 4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정치적인 부재의 정치를 행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독재자의 정치적인 현상을 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이 땅에 민주주의를 위하여 헌신했던 열사들의 역사관을 바르게 고찰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결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불교인권위는 “이제 이 대통령은 국민을 가장 무섭게 여기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현 내각의 총사퇴 및 거국내각 구성 △6·15공동선언과 10·4평화선언 준수 등을 촉구했다.
조계종은 시국선언에 이어 오는 7월 1~2일에는 양산 통도사에서 대규모 전국 본말사 주지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2천여명의 주지스님들이 참여, 승려대회에 버금가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계는 현재 환경부가 추진중인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경제논리'에 입각해 케이블카 설치 등을 대폭 허용함으로써 사찰들이 위치해 있는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하는 반면, 사찰들에 대한 중복규제는 계속 존속시키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해왔다.
지관스님은 지난달 원희룡 한나라당 쇄신특위 위원장이 예방했을 때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불교계는 '사찰 중복규제 해제'가 이명박 대통령의 '불교 7대 공약'중 하나였다며 이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불교계는 지난해 종교편향 파문으로 이명박 정부와 정면대립한 이후 휴지기를 가져왔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다시 정부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해인사 스님 300여명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봉하마을을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으며, 전국 100여개 사찰에 분향소를 설치하는가 하면, 노제 때에는 수백개 만장을 들고 참가하기도 했다.
이어 4일에는 이 대통령 초청 종교지도자 오찬간담회에 지관스님이 불참함으로써 정부와의 갈등을 공개리에 표출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 청와대는 지관스님 대신 태고종 총무원장인 운산 스님을 참석시켜 모양새를 갖추려 애썼으나, 조계종은 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이 아닌 태고종 총무원장을 대리참석시킨 것은 불교계와 국민을 무시한 꼼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불교계와 정부간 대립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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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300여명의 해인사 독경단 스님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아 장사진을 이뤘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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