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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님께-내가 유시민을 싫어하는 이유3
아크로폴리스 | 2009-06-06 20:58:37 | 조회 1457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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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끝으로 복학생이었던 당신들이 직접 우리에게 가르쳤던 이야기 하나를 하고자 합니다.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이 문장을 해석했을 것입니다. 나 또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해석은 당신들이 가르쳤던 것과 직결됩니다.

 

“억압은 확실히 제거되어야 한다. 거기엔 타협이 있을 수 없으며 어중간함도 있을 수 없다. 명확히 제거되지 않으면 그것은 반드시 되살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억압자들은 종종 오해를 한다. 억압의 제거란 피억압자가 과거의 억압자를 똑같은 방식으로 억압하는 것, 단지 피억압자와 억압자의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제거되지 못한 억압의 상황이다. 억압의 제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억압자가 내면화한 억압자의 논리, 그 억압의 욕망 자체를 먼저 제거하는 것이다.”

 

아마도 파울리 프레이리란 사람의 논리였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면서 무슨 수로 사람은 억압의 상황을 제거할 수 있단 말인가?

 

20대에 나는 이 문제의 답을 알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전혀 다른 측면의 이해가 다가왔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매 제대로 극복된 억압은 결코 보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반대로 보복된 억압은 똑같은 억압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억압은 보복으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복되는 것이 아니라 아무 소리 없이 그냥 사라지는 것입니다.

 

나는 이 땅에 억압이 사라진 민주주의가 도래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 땅에는 억압자와 친일파와 독재자의 역사는 있지만 자신이 그들이었거나 그들의 계승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억압의 역사는 존재하되 현존하는 억압자들의 흔적이 존재하지 않는 것, 결국 보복해야 할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것이 내가 이해한 억압의 제거입니다. 만일 억압자들을 보복하면 이 흔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억압의 상황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은 것입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원망하지 않고 싸우는 이 방법을 우리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아가 그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그는 그런 말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원망하지 않고 싸우는 방법을 우리는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요? 그건 우리 스스로 만드는 거라고요? 맞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만은 틀렸습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만은 그 방법을 당신에게 받아야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들이 나에게 그렇게 가르쳤고 나는 그 순간 깊이깊이 고개를 끄덕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어떤 문화나 정서를 포함할 것입니다. 김남주 시인이 말합니다.

“짜증내지 마라! 그러나 분노하라!”

이 말은 옳습니까? 따라서 당신은 결코 짜증냄 없는 분노로 충실하십니까?

따라서 당신은 노무현 대통령이 끝낸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싸움의 원칙을 발명하실 수 있습니까? 하물며 불요불굴의 희생과 명백한 가난 없이도 당신은 그 발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이제 어떻게 싸워야 합니까? 당신은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2.

 

그래서 당신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혈혈단신으로 황야에 나와 있으며 한 무덤을 등진 채 저 앞으로 펼쳐진 그 공간은 마치 당신이 첫 유학을 떠나던 단절의 시절만큼이나 철저히 새로운 공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킨다는 것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그가 해내지 못한 것, 그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시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더욱 가혹하게 고독해지십시오. 그리하여 우리가 아무 것도 알지 못할 때 한 방법을 알려주었던 노무현 대통령처럼 당신도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당신은 더 이상 노무현의 경호실장 따위가 아닙니다. 만일 그랬다가는 하늘의 노무현 대통령이 통탄할 노릇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논의를 이끌어 갈수록 나는 잃어버린 선배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서울시장? 좋지요. 하지만 나는 싫습니다. 대통령? 그것도 괜찮군요. 하지만 난 싫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방법을 나에게 주지 않는다면 당신이 새로운 지평을 나에게 주지 않는다면 나에게 그것들은 다 껍데기들입니다. 그런 당신은 나하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인 것이며 그런 당신은 기껏해야 뒤바뀐 억압자, 기껏해야 불요불굴의 욕망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일 뿐이며 그것은 당신이란 역사를 나의 모든 기억에서 지우는 일일 뿐인 것입니다.

 

3.

 

유시민님을 믿지도 지지하지도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 글을 허락해 주신 이곳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넓은 포용과 관용에 경의를 표하며 역시 허접한 푸념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덧글쓰기 | 전체글 16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뜨르  

아크로폴리스님 글 잘 읽었습니다. 여러 의견들이 있었는데,,,소통하고자 하는 본질보다 중요한 표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저녁 바람이 꽤 쾌청한데요, 시원하게 바람 한 줄기 쐬고 푹 쉬시길. !
09-06-06

6/6  

내가 몸소 실천할 수 있는 만큼만 남에게도 요구할 수 있다.
09-06-06

박현  

뭔 글을 이렇게 빙빙 돌리면서 쓰는지 원...
직설적으로 글 쓸 자신 없으면 필을 꺾든지, 아니면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더 고민해보시구려. 대개 말을 빙빙 돌리는 사람은 스스로도 자기가 한 말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는 소리라오.
더하여 첨언하자면, 유시민은 유시민의 길을 가면 그 뿐이오.
그 길을 따르고 말고, 좋아하고 말고는 우리 각자의 선택일 뿐이고.
09-06-06

에어포지(핑크)  

으그그그그! 시간이 아까워...ㅠ_ㅠ.....이건 무슨 DC초딩어 읽기보다도 더 어려워. 내용이 없으면 짧게라도 쓰시든가요!

저기 추천한 분들, 왜 추천했는지 이유라도 좀 얘기해줘봐요. 아저씨들때문에 낚여서 한참 동안이나 읽었쟎아요!
09-06-06

ㅎㅎㅎ  

그래요, 좀 짧게 써주세요. 요점만 간단히.
09-06-07

음..  

유시민 의원이 인물이긴 인물인가 보네요.
이렇게 시기를 받는걸 보면.......
식자들은 질투도 참 난해하고 현학적으로 하는군요.
참 무섭고 매운 글입니다. 한편으로는 비겁하기 짝이없는
09-06-07

포데로사  

진일보의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지평의 제시를 요구하시네요.
정말 어려운 과제인듯 합니다만...

잘 준비하실거라 믿습니다.
던지실 화두를 촉수를 세워 기대합니다.
09-06-07

오클로스  

님의 첫 글을 접하고 온 몸의 소름이 돋았습니다. 유시민은 행복하겠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지난 날의 치열했던 생각들이 해일처럼 몰려왔습니다. 하루종일 말입니다.

글이 어렵다고 이해가 안된다라는 댓글들을 보면서 갸우뚱했습니다. 세대의 벽인가 말입니다.
조국에서 산 날보다 이국땅에서 더 오래 살아온 나도 이해가 가는 글들을 왜 시민광장의 한복판에서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인지. 아마도 살아 온 날들과 치열함의 다른 이름일 수 있겠네요.

님의 관념속에 내재되어진 유시민과 현실에서 보여져야 될 유시민의 대결이라.

내 뜻과 달리 커가는 자녀들을 보면서도, 따스한 눈으로 지켜만 보는 그런 부모의 마음으로 사랑을 배웁니다. 내 치열한 관념이 자녀의 삶을 이루는 것이 아님을 알게된 까닭이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09-06-07

ashi  

노전대통령이 제시하신 것들이 '완성'되어서 새로운 것을 기대하시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새로운' 것이어서 가치있다고 생각하시는건지 되묻고 싶습니다.
저는 노전대통령이 제시하신게
'누구나 머리로 알고 있지만, 잊혀지거나 무시당해온 가치들의 소중함'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가치들을 지켜나가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구요..
09-06-07

에어포지(핑크)  

내용이 어려워서 이해가 안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해하고 말 내용이 없어서 이해가 안가는거지. 솔직히 내용이 뭡니까? "유시민 너 치열하게 살아라!"
근데 뭐가 치열한거냐? 도덕적으로 살고, 대의를 위하고, 모범을 보이고, 결단하고.....
결국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하라고 하고....
뭐때매? 그냥 그게 훌륭한 인물의 길이니까!

우와!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다 못해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이군요. 설마 이런 정도의 말을 이렇게나 거창하게 하는 사람이 아직도 세상에 남아 있다니!

그러고보면 옛날에 그런 비슷한 사상 있었던 같은데요?
엄청나게 대단한 초인이 결단과 희생으로 대중을 새로운 지평으로 인도한다....
그게 아마 나찌즘이었던가 파시즘이었던가.....기억이 가물가물

게다가, 요약하면 한줄인데, 연설하면 한시간이요,
토론하고 논쟁해야 할 시점에 자뻑하고 감동하는 것도 걔네들 생각나게 하고...
왕년에 뭐 했네, 삶 속에서 깨달았네 해 대는 것도 그렇고....

"유시민은 행복하겠다?" ....어이구, 유시민 아저씨야 행복할지 아닐지 전 모르겠습니다만, 진지하게 좀 생각해볼라면 생각해볼수록 제가 열라 불행해지네요.

아, 본문과도 관계없고, 실생활에서 쓰실 일도 절대 없으시겠지만, 자기 글에 자기가 댓글 달아서 좀 떠볼려고 할때는 말입니다, 어투나 어휘를 완전히 바꿔야 해요. 이를테면 혼자서 다섯명 수업대출해 줄 때, 목소리를 바꾸는 것과 비슷한 요령이랄까 그런겁니다.
09-06-07

피어라꽃  

동감입니다.
09-06-07

nil  

노짱께서 불요불굴의 희생으로 맨 손으로 바닥을 기며 밭을 가실 때 아무짝에도 쓸 모 없는
사금파리여서 그 분의 손끝에 상채기나 내며 그 땀과 눈물을 잡아먹었던 저는,
이제 유시민님께서 뒤를 이어 그 밭에 들어가셔서 다시 그 고된 일에 피땀을 흘리신다면
어찌하면 스스로 분화를 해서 손 끝에 안 걸치고 고운 흙으로 그 손을 맞이할 것인가
어찌하면 사금파리가 아닌 금덩이로 진화하여 잠시 허리를 편 그의 얼굴에 미소를 줄 수 있을 것인가

오래도록 열심히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09-06-07

잘 감싸주세요  

상처가 많군요.
09-06-07

2222  

제 생각도... 글의 내용보다는.. 무엇엔가 상처가 많다는 인상을 받네요.
09-06-07

mad-doctor  

아크로폴리스님도 참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하시는 분 같습니다.

우리가 내부에 매몰되어 잘 보지 못하는 점을

자주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09-06-07

노랑별  

켁....
아크님이 참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하시는 분" 일수는 있는데 ..
그 고민이 건강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차라리 고민 안하는 게 낫지요.
0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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