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을 '잃어버린10년'이라고 떠들어대던 조선일보는 17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특히, 김대중, 류근일, 조갑제 같은 조선일보의 터줏대감 행세를 하는 보수논객들은
박근혜보다 이명박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올 인했다.
그들은 이명박이 당선된다면 자신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단견중의 단견이었다.
이명박의 실정은 오히려 반 조선일보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계기만 제공했고
지금 조선일보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이것은 언론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보면 당연한 결과다.
언론은 현재의 권력에 반대편에 있을 때 존재의미가 큰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수구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것도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바랐던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이
조선일보에게는 오히려 독(毒)이 될 것이다.
권력과 자본의 편에서 그들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언론을 좋아할 독자는 없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망할 수 밖에 없는 더 큰 이유에는
친 이명박이냐 반 이명박이냐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조선일보가 그들말대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간 고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고전의 원인은 조선일보 스스로 생각하는 것처럼
좌파정부의 광고탄압 때문이 아니라 언론시장의 변화 때문이었다.
언론시장은 지난 5년 동안 가구당 신문구독률이 50%대에서 30%대로 하락하는 등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현재도 종이 신문 열독률은 10%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종이신문의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그 대신 인터넷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언론시장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터넷 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쌍방향성에 있다.
종이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의 언론이라면
인터넷은 독자가 정보를 취사 선택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더 나아가 독자 스스로 1인 언론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스스로 권력이 된 보수언론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터넷 블로거들을 '스트리트 저널리즘'이라며 애써 폄훼하지만
그러한 태도는 원래 신문이 거리에서 시작된 것이란 점을 망각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 안에서 주는 먹이만 받아먹던 보수언론이 야성을 회복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도 환경변화에 대해
이런저런 인터넷 사업을 벌려 봤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들은 인터넷 환경과 체질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아래로, 거리로 내려와야 하지만
권력의 정점을 즐기던 그들이 그 달콤함을 포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미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정치집단화 되고 있다.
몇 몇 보수층을 제외한 국민대다수가 그들의 기사를 크든 작든 신뢰하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조선일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한국사회의 모순에 더욱 더 집착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역주의와 색깔론이다.
더불어 친 자본적 성향을 더 강화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은 지금까지도 조선일보의 생존방식이긴 했으나
앞으로는 좀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조선일보에게 양질의 독자를 잃게하고
과거를 추억하고픈 노인들만 독자로 남기는 결과가 되겠지만
당장 발등의 불이 더 급한 악순환의 고리를 빠져나오긴 힘들 것이다.
조선일보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조선일보의 미래는 대단히 불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조선일보의 종착역은 정해져 있으며
그 종착역은 우리의 예상외로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