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곳에 문을 두들기고 글을 써 봅니다.
첫 인사라 떨리는 마음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저는 정치에 무관심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력감이나 정치혐오 등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낙관적 무관심’이었습니다.
고난 끝에 얻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뿌리가 잘 내렸고,
조금의 어려움과 흔들림이 있다 하더라도,
이제는 그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일 만 남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이번에 노 대통령 서거라는 침통한 소식과 그리고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고..
참 많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지금 우리가 지나가는 이 시기가
잠시 폭우가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딛고 선 땅을 파들어 가려하고 있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저처럼 이번 일로 깨닫게 된 사람들이 많은 줄 압니다.
그런 위기감 속에서 유시민 선생님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어릴적(?)부터 귓전으로 듣던 그 이름,
학식과 통찰력에 있어서 출중한 지식인이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가끔 매체를 통해 본 인상에서는, 생각보다 귀엽고(?)-죄송합니다. ^^-
어딘지 양조위와 오바마를 닮은 듯 한 미소에서 친근감을 준다고 생각한 정도 였을 뿐
잘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선생님에 관한 글, 선생님이 쓰신 글들을 찾아
읽고 또 동영상 등도 찾아 보았습니다.
그 말들과 글들에서 나타난, 선생님의 명쾌하고 예리한 논리와
열정, 이런 것들에도 반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제 마음에 남는 말씀들이 있었습니다.
진보.. 란 무엇인가... 라는 설명을
하시면서,
진보란.. 불합리한 사회제도 등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나,
물질부족, 결핍에서 오는 속박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추구하는 것 뿐아니라..
궁극적으로 ‘물신(物神) 숭배로부터의 인간 해방’- 즉 마음의 진보, 내면의 자유에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어떤 글에 많이 동감하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마음속에 뭔가 답답했던 것이 뚫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맞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을 포함하여)이 많은 부분,
본질적으로는 끊임없는 물질에의 탐욕- 제한된 자원을 더 많이
점유하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권력을 향한 –
갈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물신/탐욕-으로부터의 인간해방’을 도달해야 할 이상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말씀도 하셨지요.
어떤 개인 혹은 집단이 선한지 악한지 분별해야 할 때에는,
그(들)가 내세우는 큰 목적보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떤 수단을
쓰는가를 더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씀이요.
목적이나 슬로건은 정당하거나 선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악한 수단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집단이나 개인은 악하고,
선한, 공정한 수단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다는 말씀..
악에 악으로 대항해서는 안된다.. 는 말씀..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전혀 어떤 꾸밈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고,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혹자는 그런 말을 들으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너무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님의 이런 가치관은 저의 마음을 감동시켰습니다.
물욕으로 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마음과,
정의에 대한 목마름..
이 사람..
참 좋은 사람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
혹 실수는 할 수 있겠지만, 거짓은 없는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 노 대통령을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셨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서,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그렇다’ 라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좋은 사람이라서.. 유시민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희망을 품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대로 적어 봅니다.
‘대한민국’ ..
‘희망’ ..
이라는 두 단어 아래,
‘유 시 민’ ..
이라는 세 글자를 적어봅니다.
그래도 여쭙고 싶습니다.
그래도 됩니까..?
허락,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