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만 보세요
2009.6.15 | 사중득활
많은 불자(?)들이 봉은사의 플래카드 내용('중수부 검사들은 출입을 삼가라')을 거론하면서 봉은사와 명진스님을 성토하는 글들을 보고 같은 불자로서 이렇게 두서 없이 씁니다. 비판을 하기 위해 동원한 불교논리(?)들이 너무나 자기 본위적으로 해석하여 불자 아닌 사람들에겐 불교를 잘못 이해하도록 할 것같은 두려움마저 생깁니다.
노무현 대통령 49재가 봉행되고 있는 서울시 삼성동 봉은사 앞에 지난 13일부터 걸려있는 대형 펼침막. 잘못된 수사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이 고인을 거듭 욕보이고 있는 대검 중수부의 12일 수사결과 발표를 엄중히 꾸짖고자 하는 내용이다. 봉은사 주지인 명진스님은 권양숙 여사의 간곡한 부탁에 따라, 2006년 12월 5일 시작한 ‘1000일 기도’ 서원을 907일만에 깨고 산문을 나서, 노무현 대통령의 경복궁 영결식을 진행해 불교계 내외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봉은사는 이 펼침막을 계속 걸어둔다는 방침이며 훼손될 경우를 대비해 ‘예비용’도 추가로 제작해놓은 상태다. 황찬익 종무실장은 “중수부 검사는 옛날로 따지면 왕명을 받들어 죄인 잡던 의금부도사격인데, 이들의 수사결과에 시민들이 억울하고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의 잘못된 수사 방식과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편집자
1. 불교는 속세를 등지고 따로이 존재해야 한다는 믿음 혹은 주장을 근거로 명진스님을 비판하는 불자들(?)에 대하여
속세는 중생들이 살고 있는 사바세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부처가 부처의 제자인 수행자가 속세를 등지면 부처로서의 의미도 수행자로서의 의미도 사라집니다. 일찌기 달마대사께서 "부처가 중생을 구제하고 중생이 부처를 구제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처와 중생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중생의 존재 때문에 부처가 생길 수 있는 것이고 중생 때문에 부처가 된 이는 다시 중생을 구제함으로 해서 빚을 갚아 버립니다. 인과는 한치의 예외도 없지요?
불교는 결코 속세를 떠날 수 없습니다. 스님들이 출가할 때 형제 부모 버리고 산중으로 들어가는 것을 세상과의 완전한 결별로 이해하는데 잘못된 것이지요. 다시 돌아와야 할 곳이 바로 속세입니다. 붓다가 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잠시 떠날 뿐.
불자님들도 아시다시피 대승불교에서는 자신만을 위한 깨달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수련회를 참여해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깨닫고자 하는 이는 나가달라" 이렇게 멋진 선언을 하고 깨달음을 위한 머나먼 여정을 떠납니다. 세상 어느 종교가 이와 같습니까?
2. 불교는 시국과 정치에 관여하면 안된다는 주장을 동원하여 봉은사와 명진스님을 비판하는 자들에게
앞서 불교는 속세와 떨어질 수 없고 떨어져서도 안된다는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지요. 참여정부 때 지율스님이 천성산 터널공사를 단식을 통해 막은 일 있지요? 수행자가 수행은 하지 않고 정부의 정책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면서 온몸으로 막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지율스님이 동원한 불교의 논리는 무엇이었습니까?
"중생이 아프니 내(=부처)가 아프다"는 것이었죠. 유마경 유마거사의 말씀입니다.
모름지기 깨닫고자 수행하는 자는 중생과 한몸이어야 합니다(사실 한몸입니다). 중생이 아플 때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수행자는 자비심이 없는 것입니다. 자비심이 없는 수행자는 깨달음이 불가능합니다. 말 못하는 도롱룡과 습지 생물, 식물들의 아픔을 수행자가 느낀 겁니다. 지율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천한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소승, 대승, 금강승... 가릴 것 없이 많은 수행자들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산적에 가진 것 다 털린 스님이 길게 자란 풀에 양손이 묶여서 몇날 몇일을 꼼짝하지 않았던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신을 묶고 있는 풀들이 다칠까봐서...
3. 불교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면서 부처님처럼 마왕파순도 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동원하여 명진스님과...
그럴듯하지만 잘못된 비교에 해당합니다. 부처님은 부처님대로 그렇게 하는 게 그 때 그 당시 그 상황에 맞아서 행하신 것입니다. 명진스님은 명진스님대로 지금 여기 이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금강경에 나오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정해진 어떤 실체입니까? 부처님께서 무상정등정각이란 것은 정해진 바가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지혜를 내어서 쓰는 것입니다. 따로이 이것이 지혜다 라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행위와 명진스님의 행위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결코 불교적이지 않습니다.
4. '노무현 대통령은 비리를 저지르고 수사가 목조여오자 자살한 정치인이다'라는 주장을 동원하여 명진스님과...
누구보다도 법리에 능했던 법조인 노무현이었습니다. 판사, 변호사 출신이시죠.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던 분이 갑자기 몸을 던졌습니다. 유언을 통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실제로 그랬죠. 가족, 친인척, 측근, 심지어 단골식당, 노무현 대통령이 만났던 종교인들까지... 그들의 이메일, 통화기록, 계좌... 모든 권력수단을 다 동원하여 샅샅이 뒤졌습니다. 일찌기 이런 예는 없었습니다.
이런 검찰수사와는 별개로, 조중동을 위시한 모든 언론들이 아직 재판결정도 나지 않은 상황인데 그를 범죄자로 낙인찍었습니다. 일부 언론과 지식인, 종교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조롱과 비아냥으로 연일 글을 써댔습니다. 그는 어떤 대응수단도 없었습니다.
수천억을 해먹은 전두환 노태우 일당들도 15일 정도 언론에서 난리를 치는 것 말고 없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리는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도 2달 이상을 생중계해댔습니다. 모든 언론들이 봉하에 죽치고 앉아서 그의 사저를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카메라로 감시했습니다. 사람이 살 수 있습니까?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언론장악을 위해 어떻게 해왔는지 잘 기억합니다. 그리고 연일 그 장악된 언론의 행태를 보고 있습니다. 전두환 시절로 돌아간 것이지요. 국민들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들을 그냥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란 이름 하에 강산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려 하고 있지요. 4대강 유역 사찰과 불교 유적지의 피해는 불보듯 뻔합니다. 스님들이 왜 4대강 살리기라는 이명박 정부 정책을 전면적으로 반대할까요. 조계종 전체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시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로 가죠. 유언에 보면 "앞으로도 괴롭힘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란 절망적 예측을 노무현 대통령이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 가족, 그리고 동지들이 부도덕하다는 걸 끊임없이 거론하면서 "진보세력"을 죽이려 하는 보수주의자들의 간악함을 간파한 것입니다. 불자들이라면 단지 표면상으로 자살한 것에서 벗어나 전직 대통령이 당신의 목숨을 담보로 악의 세력에게 저항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본질입니다. 당신의 목숨을 적에게 내어주고 당신을 지지했다는 죄로 억울하게 고통받는 주변인들을 구해보겠다는 행위가 자살이란 형태로 나온 것입니다. 내 목숨 기꺼이 내어 줄테니 무고한 사람 괴롭히지 말라, 이게 본질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내어 줄 수 있습니까?
며칠 전 검찰은 수사종결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비공개로 했습니다. 검찰 스스로가 수사가 정당했다고 하면서 왜 비공개로 했습니까?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말이죠. 근 1년간 수사한 것을 5분 비공개 발표로 끝냈습니다. 참 당당한 검찰이죠?
또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시 가족과 측근들이 돈을 받은 것을 알았다는 증거는 내놓지도 않았으면서 여전히 포괄적으로 뇌물수수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증거는 없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죄가 있다고 결론을 낸 것이죠. 대체 어떻게 증거가 없는데 범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5. 정의와 정의롭지 못함에 대한 구분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정의롭지 못함을 꾸짖어야 맑은 세상이 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응보의 이치로 볼 때 불자들이라면 마땅히 정의의 편을 들어야 하고 마땅히 정의롭지 못함에 반대해야 하는 겁니다.
기억하십니까? 석가모니도 인도사회에서 왕따였습니다. 붓다가 되시고 나서 그 당신 브라만교을 비판하였습니다. 자이나교를 비판하였습니다. 그외 그 당시 사회의 모순에 대하여 비판하였습니다. 예컨데 카스트제도를 비판하고 불가촉천민을 제자로 받아들였습니다. 붓다의 이런 행위는 당시 인도 기득권들에 의해 전통을 부정하고 사회분열을 일으키고 궁극적으로 신을 부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표현으로 바꾸어 말하면 붓다는 빨갱이였습니다.
좌선하고 있는 붓다의 얼굴에 침을 뱉고 도망가는 사람, 오물을 뿌리는 사람, 욕을 하는 사람, 폭력을 하는 사람... 많았습니다. 다만 붓다께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카리스마가 대단했고 당신의 제자들 대부분이 천재급이어서 붓다의 기록이 훌륭하게 남았을 뿐입니다.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기록들은 다 사라지게 된 것이지요.
붓다께서 열반하시고 인도 전체는 브라만교로 돌아섭니다. 곳곳에서 (붓다가 없어지니까) 붓다를 비난하고 붓다 때문에 하지 못했던 잘못된 풍습들과 종교적 관행들이 되살아 납니다. 오늘날 인도에서 불교는 소수 중에서도 소수가 됩니다.
6. 붓다도 사회문제에 대해, 위정자들의 잘못에 관해 비판하고 타일르고 가르쳤습니다. 악업을 끊고 선업을 쌓으라는 가르침은 정의로운 길을 가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정의롭지 못한 검찰에 대해 봉은사식으로 꾸짖는 행위가 어째서 틀렸다는 겁니까?
명진스님이 권력과 결탁해서 수행자의 본분을 잃어버리고 사적인 이익을 쌓았습니까? 봉은사가 붓다의 가르침을 잊고 신도들을 잘못 이끌고 있습니까?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라고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 수행자의 본분이고 신도들을 잘 이끄는 것입니다.
붓다께서 카스트제도의 불합리를 지적하고 불가촉천민을 제자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일부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자를 타일르고 꾸짖었습니다. 붓다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말하신대로 행동하셨습니다. 붓다는 이 일로 인하여 인도 기득권 모두에게 조롱당하고 비판당했습니다.
여러 불자님들이 정치적이라는 논리로 명진스님을 비판하였다면 그 논리 그대로 붓다도 비판받아야 옳습니다.
7.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정책은 불교계 전체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될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은 자연은 흉물스럽게 변할 것입니다. 자연과 나는 하나입니다(중생과 나는 하나입니다). 자연이 파괴되면 인간인 나도 파괴됩니다. 인과의 이치를 꺼내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불자라면 당연 오늘날 환경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불교의 가르침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신도인 여러분은 어쩌실 겁니까? 스님들이 정치적으로 행동하실 텐데요... 그저 부처님한테 재물이나 많이 달라고, 자식 취직이나 시켜달라고, 건강이나 챙겨달라고 기도나 할 겁니까? 당신의 아들 딸과 손자 손녀들이 살아야 할 세상이 환경오염으로 가득할 것인데도요? 막을 수 있는 걸 막지 못해 놓고 나중에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당신들의 후예의 삶은 당신이 오늘 현재를 어떻게 살았느냐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이것이 붓다께서 말씀하신 인과입니다. 붓다는 매순간 지혜를 내어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매 순간 법당 불상 앞에만 앉으면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 나무 한 그루 심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나무를 보존하는 방법을 써야합니다.
이것이 지혜지요. 불상 앞에서 맑은 공기 먹고 싶다고 비는 행위가 지혜는 아닌 것입니다.
8. 대한민국의 질곡의 현대사에서 수행자들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이땅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서 불자들 특히 수행자들은 별 역할을 못했습니다. 중생이 아파 죽는데도 단지 속세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잘못된 편견을 가진 게 사실이었습니다. 더 웃긴 건 대부분 큰스님들이 말은 그렇게 했어도 뒤로는 사악한 정권에 기대어 이익을 취했습니다. 거론하진 않겠습니다. 내 얼굴에 침뱉는 것 같아서.
또, 아픈 이야기 하나 더 하죠. 현 조계종 안에서 벌어지는 각종 계파간 갈등을 잘 압니다. 어느파와 어느파가 싸운다는 거, 어떤 식으로 이합집산한다는 거, 조계종 안에서 금권과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어떤 패거리가 어떤 논리를 앞세워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볼까요? 수행자답지 못한 수행자도 가려내지 못하면서(자체 정화도 못하면서) 종교인인 척 하는 무리들이 엄존합니다. 사실 불자로서 무지 창피합니다.
이에 비하면 명진스님은 보물 중에 보물입니다. 수행도 수행이려니와 사회의 모순을, 중생들이 처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았고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보살행을 실천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자라면 모름지기 그래야 합니다.
만일 누군가가 명진스님을 비판하면 난 대부분의 조계종 승려들을 가리키겠습니다. 당신이 비판하고 비난할 자들이 바로 그들이라고요. 4대강 살리기는 법정스님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초하루 법회 때 말씀하셨고 여러차례 언론에 공개된 이야기 입니다. 법정스님도 정치적 발언을 하셨으니 비난해야 겠네요?
9. 불자들 정신차리십시요.
10. 명진스님과 봉은사, 그리고 깨어있는 스님들께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보냅니다.
사회의 부조리, 불합리, 인권, 통일, 사회악...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맑아지면 바로 그곳이 극락이요 정토라 했습니다. 머나먼 어딘가에 극락이 있고 정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토인 사바세계(속세)를 맑고 밝게 만들면 바로 이곳이 정토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지 않습니까?
선사들께서도 항상 "지금 여기"를 강조하셨습니다. 지금 여기는 전직 대통령도 목숨을 끊어야 하는 불행한 시기입니다. 지금 여기는 잘나가는 사장님들이 불에 타죽는 시대입니다(용산참사). 지금 여기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곳입니다(OECD 자살율 1위). 지금 여기는 정책에 반대한 모든 이들을 적으로 규정하여 탄압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지금 여기는 적대적인 자들로 인해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위기일발의 상황이 벌어지는 곳입니다(남북 극한대치).
지금... 그리고... 여기.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_()_
두서없는 마구잡이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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