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8세의 대학원생입니다.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추진하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의 첫 수혜자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저는 사회현실이나 정치현실에 무관심한, 거의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해왔습니다. 각종 선거마다 투표를 하긴 했지만, 별다른 고민없이 홍보 팜플렛 한번 읽어보고 좋은 소리 써놓은 사람을 찍곤 했습니다. 누가 당선되든, 제 삶과는 별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올해 초, 유시민님이 '대학생의 리더쉽'이라는 주제로 강의하신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참 좋은 말이다, 저 분 참 좋은 분 같다. 유익한 강의였다.' 그 정도로 받아들이고 말았습니다. 얼마 뒤, 이번엔 이회창님이 특별강연을 하러 오셨습니다. 그 강연을 듣고서도 '대단한 분이시다. 참 좋은 분 같다.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느꼈습니다. 강의 후 기념촬영까지 할 정도였죠.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그냥 텅 빈 냄비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진중권님이 강연을 오셔도 기쁘게 듣고, 행사 등에 참석한 이대통령님을 뵙게 되어도 일어서서 박수치고 환영했겠지요. 정치적 관점이나 주관이 없이, 그저 유명한 분들이라면 무조건 대단한 사람, 훌륭한 사람 이라고만 생각해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소식을 접한 이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향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통곡하며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분들처럼, 슬프고 착찹한 심정으로 방명록에 글 남기고 분향하고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잠깐 슬퍼한 뒤, 사회현실이나 정치에 대한 고민 없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왔지요. 어차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선거철에 투표하는 것 정도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다고 뚜렷한 주관이 생긴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도 선거철이 되서야 TV나 홍보물 좀 읽고, 정책공약을 보고 적당한 후보를 찍을 것입니다. (공약은 그저 공약일 뿐이라는 것을 최근에 깨닫게 되었지만, 그래도 다른 판단기준이 없으니까요.) 그러던 중, 최근에 어떤 글을 접하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 태도를 바꿔보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사회현실과 정치흐름을 깊이 고민해보고, 뭐가 옳은 것인지 기준을 세워보고자 합니다. 한 줄의 공약, 한 순간의 정치적 행보(선거철의 민심탐방이나 서민과의 대화 등, 감성을 자극하는 화면들. 예전에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사람 참 진솔하고 서민적인 사람이라고 믿어버리곤 했습니다.) 같은 것에 흔들리지 않을만한 기준을 세워보고 싶습니다. 학생 신분이기에 정당활동이나 시민단체 참가 등은 어렵겠지만, 20대의 평범한 젊은이가 대한민국 정치를 바르게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혹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조언해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서적을 소개해 주셔도 좋고, 들어봐야 할 강연이 있다면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혹은,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제가 활동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가르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회문제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그래서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등에 대해서 다른분들의 경험담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댓글로 답변해주셔도 좋고, 쪽지로 조언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